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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2] 스티브 잡스, 존 레스터, & 봉제인형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3.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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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0-1-3]  사실, 속편이란 것이 전편보다 못하다고들 하지만, 보기에 따라선 2편도 충분히 재미있었던 것이 많다. <터미네이터2>나 <대부2>, 혹은 <에이리언2> 하다못해 <그렘린2>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전편의 인기와 완성도가 워낙이나 높은 경우 어지간한 작품은 모두 전작의 후광을 등에 엎고 돈벌이에 눈이 먼 사악한 마케팅 전략 쯤으로만 이해하기 쉽다. 하물며 아동용 영화일 경우에야. <토이스토리2>도 다른 디즈니의 인기만화처럼 하마트면 비디오시장으로 곧장 가 버릴 뻔했다. 하지만 픽사의 힘은 대단하다. 아이들이 성탄절 선물로 받아서는 사춘기 데이트 나가기 전까지 지겹도록 갖고 놀기에 너무나도 적당한 장난감 세트들로 한순간에 관객의 마음을 앗아가 버리니 말이다. 성인관객은 어린이가 되어 버리고, 어린이는 한순간에 동화 속에 파묻혀 버린다. 헐리우드가 선사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하고 가장 막강한 꿈몰이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토이스토리>가 순전히 디즈니 스토리인것 만은 아니다. 미국에선 오히려 스티브 잡스 스토리로 이해한다. 스티브 잡스가 스티브 위즈니악이라는 고교선배를 만나게 되고 둘이서 창고에 쳐박혀 애플 컴퓨터란 것을 만들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이래 이 스티브 잡스는 미국식-정확히는 실리콘 벨리의 슈퍼스타였던 것이다. 그가 빌 게이츠나 기타등등의 기라성 같은 디지털 혁명가 틈에서 더욱 별스러운 것은 그의 등장이나 퇴장, 그리고 복귀 등이 하나같이 드라마틱하기 때문이었다. 그가 어느 해 픽사라는 회사를 통해 <토이스토리>를 들고 나왔을때 사람들은 또 한차례 즐거워했다. 그가 다 죽어가는 애플을 '아이맥-아이북'이라는 산뜻한 디자인의 신종 제품으로 정말 거짓말같은 부활을 하였을 때 세상은 다시 한번 그의 능력에 놀랬었다. 하지만 픽사에서 그가 하는 일은 단순하다. Pixar에서의 그의 일은 스튜디오를 짓고 사람들을 고용하여 그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경영자의 입장일 뿐이지, 인형을 고르거나 디지털 훈수를 두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가 가장 이상적인 영화제작자인지도 모른다. 어설픈 훈수와 야욕은 영화를 기막히게 비틀어놓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픽사는 스타워즈의 루카스필름의 일개 CG회사였다. 그러나 픽사는 하청공장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 영상혁명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 픽사의 첫 작품인 <Luxo Jr.>는 <토이스토리2>에서 덤으로 볼 수 있다. 본 영화 상영 전에 잠시 보여주는 이 단편만화 영화가 오늘 이렇게 성장한 것이다. 굉장하다! 스탠드 모양의 캐럭터가 귀엽게 뛰어다니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괜찮은 구경거리.

<토이스토리 2>는 1편만큼 신나는 모험으로 가득 차 있다. 방안에서만 나뒹구는 인형들이 각자의 개성을 그대로 지닌채 넓디넓은 바깥세상으로 뛰쳐나가 색다른 모험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정과 삶이라는 거창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번엔 헝겊 카우보이 우디가 나쁜 악당에게 납치된다. 그리고 저멀리 일본에 팔려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 신나는 활극 중간중간을 웃음과 경탄을 자아내게 하는 이야기 구조로 꽉 채웠다. 또한 반짝이는 재치는 이제 헐리우드영화라면 지겨움을 느끼게 할 만한 특수효과의 비인간성을 커버해준다. 실로 <토이스토리2>는 디지털로 재탄생한 헐리우드의 파워를 느끼게 해준다.

이제 실사나 애니, 혹은 헝겊인형이나 특수재질의 로보트도 모두 영화를 구성하는 하나의 캐럭터로 완벽히 작용한다. 영화를 보면서 이제는 누가 '연기인'이고 누가 배경인지를 구별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영화는 이제 몰입하게 되는 하나의 대상이고, 즐기는 공간이 되어 가는 것이다. <토이스토리2>에서 보여주는 인형의 자의식이나, 주인 꼬마애의 성장의 뒤안길도 모두 한순간의 꿈이며 허상인 것이다. 그래서 비록 훌쩍 자란 후, 아니면 이 영화를 다 보고난 뒤 그 영상은 모두 잊어버리더라도 그 순간만은 아름다왔고, 그 순간만은 유쾌해했던 것이다.

인형이 가져다주는 모험과 주인의 마음은 마치 하나의 작품으로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자세같다. 한때는 그것을 즐기다가도 언젠가는 잊어버리고 새로운 인형을 찾는 것처럼. 영화는 이렇게 진화되어가고, 관객은 그렇게 적응하고 있다. (박재환 2000/1/3)

Toy Story 2 (1999)
감독: 리 언크리치,애쉬 브래넌,존 래스터
목소리: 톰 행크스(우디), 팀 알렌(버즈 라이트이어), 조안 쿠삭(제씨), 웨인 나이트(알)
한국개봉: 199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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