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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등급의 은밀한 여행] 포르노제국의 비밀 본문

AV ※ 19금영화

[X등급의 은밀한 여행] 포르노제국의 비밀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2.15 22:21

비교적 얌전한 스틸컷

[리뷰 by  박재환 2000/7/24]   다른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내리는지 몰라도 내가 보기엔 국제영화제는 핍 쇼(Peep Show)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동안 금지된 어떤 은밀하고 타락한 영상물을 뻔뻔스럽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아마 97년도에 <해피 투게더>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되었을때 그 영화를 이른바 '관계자'만이 한정적으로 볼 수 있었다는 사실에 놀랄지도 모른다. 그것은 그 영화에 동성애 장면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면 실소를 자아낼지도 모른다.

그러한 핍쇼의 전통은 해가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며 영화팬을 유혹한다.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첫번째 매진을 기록한 작품이 바로 그 유명한 <거짓말(물론 노컷판)>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전주영화제도 다를바 없었다. 키노 사이트의 전주영화제 관련페이지에서 히팅 수가 가장 높은 것은 <포르노그래픽 관계> 이런 제목의 영화이다. 그리고 전주영화제에서 보신 분은 알겠지만 <로망스>에서 마침내 '잔뜩' 발기된 남자들을 줄줄이 보여주기에 이르렀고, 이번 부천에서는 단도직입적으로 '포르노업계'에 뛰어든다. 이번에는 대한민국 헌법에도 없는 '21세이상관람가능'이라는 규정까지 만들어 관객의 호기심을 잔뜩 불려모았다.

박재환도 "국제영화제가 한번 열릴때마다 체위가 달라진다"라는 속설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이번 영화제에서 <섹스 앤 섹슈얼리티>와 <은밀한 여행>에 관심을 가졌고, 그 영화들을 직접 보았다. <섹스 앤 섹슈얼리티>는 전주때의 <포르노그래픽관계>처럼 제목만 그럴싸하지 결코 흥분시키거나 만족시키지는 않는 영화이다. 중간에 졸았으니 말이다. 그런데, <은밀할 여행>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이름으로 보자면 북구쪽 같은 대그 잉베슨은 이 영화를 위해 5년을 투자했다고 한다. 대학에서 영화와 인류학을 전공한 그가 5년동안 매달려 만든 < X등급영화의 은밀한 여행>은 미국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다는 포르노영화 산업에 대한 다큐멘타리이다. 아마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려며 <부기 나이트>와 <애너벨 청 스토리>를 먼저 보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될 듯하다. 작년에 미국에선 무려 5,500편의 포르노가 제작되었다고 한다. 하루에 15편 꼴로 새로운 포르노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디오 대여점을 통해 빌려간 포르노 테이프가 4억 7천만장에 달한다고 한다. 보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렇게 찍어대는 것은 당연한 논리일테고 말이다. 이런 엄청난 황금시장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분명 음탕하고 짜릿할 것이지만 다큐멘타리 카메라가 들이닥쳤을 때는 왠지 인간적이고 왠지 감동적인 이야기 한두 가지는 삐져나올 것도 같다.

사실, 이 영화의 선정적 화제를 제쳐두고 본다면 의외로 담담하고 진지함에 놀라게 된다. 포르노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그들의 투철한 직업관과 시장경제의 정직함에 놀라게 된다. 대그 감독은 개인적인 견해를 철저히 배제하고 포르노 산업의 세계로 뛰어들었다지만, 우선은 그의 호기심과 일반인의 시선을 담을 수 밖에 없다. 물론, 갓 포르노계에 입문한 아가씨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는 굳이 한국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딸이 포르노계에서 일한다고 하니 아버지란 작자는 "에이즈 조심해라"라는 말 밖에 더해 줄 말이 없으니 말이다. <애너벨 청 스토리>의 에너벨 청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지만, 이 바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최고의 근심거리는 바로 에이즈에 대한 공포이다. 그들은 콘돔도 없이 실연을 해야하니 말이다.

포르노테이프가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들이느냐하는 일차적인 문제를 떠나, 이 영화에서는 포르노 배우들의 배경, 에이즈와 성병에 대한 공포, 여성과 남성이 겪는 문제, 인종차별, 가족의 문제를 내놓는다. "포르노 영화에는 흑인이 대접받지 못해."라는 대사는 우리에겐 전혀 의외이다. 가장 환상적인 영화장르라고 할 수 있는 '포르노'에서는 꿈속의 연인으로 흑인을 배제하는 그들의 성적 취향을 엿보게 되는 대목이다.

포르노업계에서는 흔치않은 여성감독을 통해 포르노의 장르도 세분화되어 가는 것을 엿볼 수있다. 물론, 실제 유통되는 포르노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서 다루는 포르노가 무척 한정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잡다하고 기괴한, 그리고 세기말적인 포르노에 대한 묘사나 언급은 전혀없다. 단지 남자와 여자의 게임에만 집착하고, 성기의 움직임에 포르노의 촛점을 맞추다보니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모른다. 여성감독이 찍는 여성적인 관점의 포르노가 남성의 정복감으로 가득찬 기존 포르노와 어떠한 차별도 발견하기 힘든 것은 결국, 포르노의 한계와 효용성의 문제를 나타내는것 아닌가.

이 영화는 디어필름이라는 업체에 의해 국내에 수입되어, 심의를 거친후 몇 장면 기술적인 처리를 거친후 극장에 내걸릴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AV시장을 무시할 수는 없다. 동네 비디오 가계에 가면 제일 눈에 띄는것이 '클릭'과 '유호프로덕션'작품들이니 말이다. 그러한 것으로 만족할 수 없기에 몰카가 범람하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포르노를 개방하라같은 인기영합적 발언은 하지 않겠다. 대신, 1년간 참았다가-아니 한 분기만 참았다가- 국제영화제때 실컷 찾아보자라는 '영화제 영합적'인 발언으로 이 영화에 대한 느낌을 갈음할까한다. 

감독 Dag Yngvesson


Rated X: A Journey through Porn (1999)
감독: Dag Yngvesson
한국공개: 부천국제영화제 2000년 '제한구역' 상영  
http://us.imdb.com/title/tt031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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