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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털리 부인의 사랑] 소설과 영화의 차이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2.15 22:10


[리뷰 by 박재환 2002/7/4]
     물론, 영국 소설가 D.H.로렌스(1985.9.11~1930.3.2)의 대표작 <채털리 부인의 사랑>은 논란의 한복판, 영화로 따지자면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감각의 제국>에 버금가는 화제성-선정성을 보여준다. 내 생각엔 고등학교때 이 책을 처음 읽은 것 같다.--; 사실 내가 나온 학교 (부산 내성고등학교)의 교장선생님은 독특한 교육철학을 갖고 있었다. 매달 문학작품 한 권씩을 꼭 읽으라는 것이었고 그 대상작품까지 일일이 선정해 주었다. 원래 책 많이 읽는 학생들이 보기엔 참 어이없는 일이지만, 죽자고 책 안 읽는 학생에겐 그야말로 죽을 일이었다. 그때 기억으론 교과서말고는 <성문종합영어>나 <수학의 정석>같은 학술서적만을 읽었을 학생이 이런 필독서를 읽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열심히 그런 책을 봤다. 그때 읽은 '교장선생님 추천필독서' 중에는 이어령 교수의 에세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와 김성동의 <만다라>, 그리고 놀랍게도 D.H.로렌스의 <아들과 연인>이 있었다. 물론 나처럼 책 읽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책에 포함된 작가 소개를 안 읽었을 리가 없고, 그 감수성 예민한 시절에 <채탤레 부인의 사랑>까지 찾아서 읽어보지 않았을 리가 없을 것이다. 요즘 같은 영상시대 세대가 텍스트 기반의 <차탈레 부인의 사랑>의 매혹적인 에로티시즘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

<차탈레 부인의 사랑>은 출판될 때 영국과 미국에서 외설시비에 휩싸였다. 왜? 섹스 장면 묘사의 그 생생함 때문이었다. 근데 지금 보면 그 음란성이야 애들 장난이지 뭐...사실 <차탈레 부인의 사랑>을 논하면서 음란성에만 촛점을 맞춘다면 영문학과 교수가 화낼 일이다. 이 작품은 정말 문학적이다. --; 알고보니 계간지 <창작과 비평>의 백낙청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이 D.H.로렌스 관련 논저였다. 아, 이 정도 하고..

이전에 HBO플러스에서 방송한 것 녹화만해두고 못보았던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보고 리뷰한다. 며칠 전에 <엠마뉴엘 부인> 7편 감상문을 올렸었는데... 실비아 크리스텔이 그 영화 1편에 출연하고나서는 줄곧 그런 류의 영화 전문배우로 낙인찍혔다. 그러니 저스탱 재킹 감독이 D.H. 로렌스의 <차탈레 부인>을 찍을 때 실비아 크리스텔 말고 또 누가 캐스팅 되리오. 그 감독의 그 배우가 나와 그런 원작을 작품에 옮겼으니 그렇고그렇지 뭐 더 기대할 것이 있으리오.

소설은 1928년 이태리 피렌체에서 출판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출판사의 인쇄공은 영어 까막눈이었다고. 초판은 달랑 100부가 한정출판되어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까지 해적판이 날개돋친듯 팔렸다. 하지만 작가는 쏟아지는 비난 속에 1930년 숨을 거뒀다. 영국에서 무삭제본으로 출간된 것은 1960년에 와서란다. 30년동안 법정공방을 벌이기도.

영화는 원작소설을 충실히 따른다. (그 점이 이 영화의 미덕이라면 미덕이다) 영화는 영국 대저택의 우아한 파티 장면으로 시작하지만 이 근엄함 속에는 위태로운 시대상황이 놓여있다. 1차세계대전의 발발로 갓 결혼한 코니(실비아 크리스텔)와 클리포드 앞에는 이제 인간적인 비극이 놓인다. 전쟁에서 하반신 불수가 되어돌아온 클리포드. 둘은 거대한 저택에서 우아한 귀족생활을 영위하면서도 섹스 없는 부부관계의 공허함을 보여준다. 그런 무겁고 숨막히는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클리포드는 어느날 코니에게 외도를 해보아라고 말한다. 그런면서도 꼭 '귀족'을 사귀라고 채근한다. 어느날 코니는 영지에 키우는 닭의 산란을 확인해보러 산지기의 움막에 갔다가 그만, 산지기 멜로스가 목욕하는 장면을 몰래 엿보게 된다. 널찍한 가슴, 탄탄한 허벅지, 그리고 남자 성기..(물론 이 장면은 HBO플러스에서 모자이크처리 되었다) 오랜 세월 참고만 있었던 본능을 자극한 것이다. 그날 밤 코니는 가슴이 콩콩 뛰어 침대 위에서 혼자 잠못 이룬다. 물론, 그 다음 이야기는 코니와 그 멜로스가 어떻게어떻게 육체적인 관계를 맺고 되고, 그 속에서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된다는 것이다. 클리포드는 대를 잇기 위해 귀족과 외도를 하라고 했더니 '하찮은' 산지기 놈이랑 놀아난 아내 코니를 좋아할 리가 없다. 클리포드는 멜로스를 해고하지만 코니는 클리포드를 떠나 '하찮은' 멜로스를 찾아가서 행복하게 살자고 다짐한다.

물론, 로렌스는 소설에서 계급의 벽을 뛰어넘는 여성의 자아인식, 혹은 혁명적 성의식을 말하려고 했을 것이다. 재킹 감독도 그런 메시지 전달에 주력한다. 영화는 소설만큼이나 판타스틱한 장면을 가끔 선사한다. 그래서 그 분위기로 승부하는 에로티시즘의 미학은 오늘날의 영화팬에게도 문학적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내가 처음 원작소설을 접한 후 오랜 세월이 흘렸지만 영화에서 산지기의 목욕장면이나, 두 사람의 섹스 씬에서 그 생생했던 묘사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다. 로렌스의 문학은 영생을 얻어가는 모양이다.

물론, 이 영화는 형편없는 싸구려 배우를 출연시켜 적당히 눈요기감을 선사하는 에로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에 무삭제 비디오로 출시되었다고하니 보시든지 마시든지.. 나라면. 이 리뷰 읽고 서점에 가서 원작 소설을 사 보겠다. ^^  


Lady Chatterley's Lover (1981)
감독: 져스트 재킹(Just Jaeckin) 
 출연: 실비아 크리스텔, 쉐인 브라이언트, 니콜라스 크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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