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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화리뷰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그 남자는 그게 없었다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3.11 19:23


[Reviewed by 박재환 2003-1-6]
코엔 형제(에단 코엔+조엘 코엔)의 작품은 일단 재미있다. 영화평론가들이 글쓰기에 적당한 지적 흥분과 문화사가들이 들먹이기 좋아할만할 정도의 시대적 시대적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작품들을 내놓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론 <아리조나 유괴사건>이 제일 재미있었다)

코엔 형제의 2001년 칸느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는 제목만큼이나 미스테리한 영화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고, 그 남자는 그때 어디 가 있었단 말인가.

  때는 1940년대. 알 카포네가 타고 다니던 포드 자동차가 거리를 굴러다니고, 백화점에 쇼핑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발소엔 이런저런 사람들이 찾아오던 평화롭기 그지없던 그 시절. 이 동네에 진짜 사람사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발사 에드(빌리 밥 손튼)는 처남이 운영하는 이발소에서 묵묵하게 일한다. 돈도, 실력도, 미래에 대한 의지도 없는 에드는 이발 가위를 든 채 오직 사람만을 관찰할 뿐이다. 그는 아내 도리스(프란시스 맥도먼드 분)가 직장 상사인 빅 데이브(제임스 갠돌피니)와 놀아난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어느날 자신의 이 가망없는 현실을 일시에 바꿔줄 손님이 이발소를 찾아온다. 그는 '드라이 크리닝 프렌차이즈 사업'을 한답시는 뚱보이다. 그는 거금 1만 달러만 내면 미래의 유망사업 '드라이크리닝 세탁소'운영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의심스런 호모의 말에 귀가 솔깃해진 에드는 만 달러를 만들어내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빅 데이브에게 편지를 보내어 도리스와의 관계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이다. 역시 부자마누라에게 얹혀사는 신세였던 빅 데이브에겐 크나큰 위협. 빅 데이브는 돈 많은 아내에게서 독립할 요량으로 준비해두었던 1만 달러를 갖다바친다. (그 돈을 모으기 위해 도리스가 장부조작을 했다!)

 코엔 감독 작품답게 문제는 자꾸만 꼬이게 된다. 드라이크리닝은 무슨 얼어죽을 드라이크리닝. 그 놈은 사깃꾼이었고 1만 달러를 갖고 사라진다. 빅 데이브는 자신을 협박한 것이 에드인 것을 알아내고는 한밤에 그를 불러낸다. 에드는 얼떨결에 그를 죽이고, 경찰에선 뜻밖에 도리스를 살인범으로 체포한다. 그 누구도 샌님 에드를 의심하지 않는다. 그런데, 입만 살아있는 유능한 변호사 덕분에 무죄가 선고될지도 모르는 결정적인 순간에 도리스는 그만 자살해버린다. 돈 날리고, 아내 날린 에드에게 불행은 끝났는가? 아니다. 일은 더욱 꼬여만간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부부'의 일상적 가정을 해체시키는 외도를 다룬다. 에드와 도리스는 부부지만, 도리스는 빅 데이브와 관계를 맺고 있다. 에드의 성생활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호모 사기꾼에 대해서도 별다른 감흥을 못 느낀다. 그리고, 그가 롤리타 증후군으로 착각하게할 만큼 어린 여학생에게 관심을 쏟지만 딴 뜻은 없는 듯 하기도 하다.

  코엔 형제의 상상력은 때로는 황당하다. 아내가 살인용의자로 감옥에 갔을때 죽은 자의 아내가 그를 찾아와서 이런말을 한다. "..나는 당신 아내가 우리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안다. 사실 오래 전 우리 부부가 피크닉을 갔다가 UFO에 납치된 적이 있다. 이 사실은 정부 비밀기관만이 알고 있다. 우리 부부사이는 그 날 이후 전혀 육체적 관계가 없었다.."

  아내가 자살한 후 검시관이 에드에게 새로운 사실을 알린다. "도리스를 부검했더니 뱃속에게 아이가 있었다. 3개월된..." 그러자, 에드는 무겁게 입을 연다. "우리 부부사이는 오랫동안 아무런 일이 없었다"고.

관객들은 하나의 사실만은 알아차린다. 에드와 그의 아내 도리스, 빅 데이브와 그의 아내는 무미건조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엇던 것이다. 그 때문에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우나기>를 떠올려싿. <우나기>의 남자 주인공의 살인의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외도하는 아내를 칼로 찔러 죽인 그지만 오히려 남편인 그가 더 큰 죄의식에 사로잡힌다. 그것은 그의 남성적 능력이 여성의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남성적 판단에 의한 위축된 심리인 것이다. 에드는 이미 오래 전에 정신적 임포텐츠에 빠진 상태이다. 못난 남자는 처남의 이발소에서 탈출을 꿈꾸는 것이다. 빅 데이브도 동일하다. 그는 마을 유지로 한때 세계대전에 참여하여 일본군들을 신나게 섬멸했다고 떠들지만 그것은 그의 허풍일지도 모른다.

 그럼, 진실은 무엇일까. 과연 UFO때문일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죄 짓고 못 산다는 권선징악은 아니다. 결국 지구상 수 억의 남자들 중 이처럼 일이 잘 안 풀리는 남자도 있다는 것을 보여줄 따름이다.

 코엔 형제는 이 영화를 올 컬러로 찍은 후 다시 흑백필름으로 프린팅했다고 한다. 그런데 현상과정의 실수로 첫번째 릴이 컬러로 나온 프린트가 딱 한 벌 있다고 한다. (우표수집가라면 "와우! 돈 된다!"소리가 나올 것 같다!)

아, 어쨌든 답은 가르쳐 줘야지.. 그 남자는 기개가 없었다!! (박재환 2003/1/6)

The Man Who Wasn't there (2001)
감독: 조엘 코엔, 에단 코엔
출연: 빌리 밥 손튼, 프란시스 맥도먼드, 제임스 갠돌피니
한국개봉: 2002/5/4
위키피디아  The Man Who Wasn't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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