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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월드] 놀이동산에서 벌어진 로보트의 반란 본문

미국영화리뷰

[웨스트월드] 놀이동산에서 벌어진 로보트의 반란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3.09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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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2-4-11]  미국의 인기 글쟁이는 단지 출판사의 보배로 그치는 것은 아니다. 헐리우드가 서로 모셔가려는 머니메이커이기도 하다. 스티븐 킹만큼이나 영화사 사장에게 큰소리 치고 그 만큼  큰 돈 버는 작품을 써주는 작가가 바로 마이클 크라이튼이다. 그는 나이 겨우14살에 뉴욕타임즈에 기행문을 썼을만큼 타고 난 글실력을 갖추었다. 그가 쓴 소설은 당연히 베스트셀러이고, 그것을 원작으로한 영화와 TV드라마는 언제나 인기를 끌었다. 어떤 소설? 어떤 영화 ? <쥬라기공원>! <ER>! 물론 감독 잘못(?) 만나 원작의 재미를 망쳐놓은 것들도 다소 있다. <열 세번 째 전사>, <스피어> 같은 것. 그의 작품 목록에는 <트위스트>나 <콩고>,<폭로> 같은 것도 있으니 그의 관심영역의 다양함과 전문성에 감탄할 만하다. 이렇게 소설 책과 영화 이미지를 넘나드는 캐리어 가운데 흥미롭게도 그가 각본이나 원안에 그친 것이 아니라 직접 감독을 맡은 몇몇 작품이 있다. TV드라마 <Pursuit>를 처음 감독하고나서 <웨스트월드>(1973)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물론, 그가 직접 시나리오까지 썼다. 이 영화는 그의 향후 작품들의 원형들이 고스란히 포함되어 있다.

 영화가 시작되면 한편의 관광 홍보영상물, 광고를 보게 된다. 들로스Delos 라는 곳은 미래의 디즈니랜드. 도시의 일상에 지친 현대인은 들로스에서 서부시대, 로마시대, 중세시대로 만들어진 테마파크에서 그 시대의 복장으로 그 시대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서부시대에는 선술집이 있고, 총싸움이 있으며, 유곽의 무희가 있다. 피터(Richard Benjamin)와 존 (James Brolin)은 함께 서부시대를 택한다. 그들은 카우보이 복장으로 갈아 입고 선술집에서 독한 술을 마시며, 여자를 골라 향락을 즐긴다.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는데 무뚝뚝한 사내(율 브린너)가 시비를 걸며 총을 뽑는다. 피터는 이 남자가 자신에게 먼저 총을 쏘면 어쩌나 싶어 불안해 하며 허리에 찬 권총을 뽑아 '먼저' 쏜다. 사내는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진다. 율 브린너가 연기하는 총잡이는 이 테마파크의 로봇이다. 중앙통제소에서는 수많은 모니터를 통해 모든 로봇을 통제하고 있다. 그들 관제소 요원들은 관광객들이 적당히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길거리의 사람들은 모두 로봇인 것이다. 총잡이도, 여자도, 보안관도...

그런데, 이 테마파크에 문제가 생긴다. 어느날 갑자기 이들 로봇이 통제불능의 상태에 빠지게 된다. 로봇은 사람(관광객)을 마구 죽이기 시작한다. 로봇의 반란으로 중앙관제소는 아무런 기능을 할 수가 없다. 피터는 말을 타고 도망가지만 건슬링어는 끝까지 쫓아온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작품은 그의 전문지식에 대중적 상상력, 그리고 그 만의 창의적 오락성이 적절히 배합되어있다. <쥬라기공원>처럼 들로스Delos 는 하나의 금지된 유원지이다. 인간들은 이곳에서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발산할 수 있다. 섹스와 살인 같은 것까지. 아마도, 로마-중세-서부시대라는 세 개의 테마파크가 만들어진 이유도 이들 시대가 상징하는 인류문명의 향락적 특성을 활용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마이클 크라이튼은 언제나 인류가 완벽한 통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과학의 진보 경연장에서 엉망진창의 상황을 연출하여 가장 원시적인 생존게임을 펼치고는 마침내 참담한 현실에 할 말을 잃고 작품을 끝낸다.  <쥬라기공원>1편에서 공룡 목장의 미래에 대해 시니컬한 결과를 예상했던 말콜 박사의 이론은 이른바 '혼돈이론'이란 것이었다. 이 영화에서도 그와 유사한 과학정복의 결론을 보여준다. 인간이 제 아무리 잘 나서 뛰어난 과학기술로 피조물을 만들어내더라도, 그것을 통제하는 인간의 권능은 언제나 '조금 못 미치는 지점'에 머무르고, 그 때문에 새로운 질서에 대한 통제는 실패로 끝나게 된다는 것이다.

통제가능한 인간의 권한이 어디까지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SF 영화의 걸작. 완벽하게 잘 만든 영화라기보다는 깔끔하게 잘 만든 영화라는게 맞을 듯.

  이 영화에서 무감각한 로봇 총잡이 역은 대머리 스타 율 브린너가 맡았다. 많은 서부영화에 출연했던 그이지만, 이젠 <왕과 나>의 그 배우로만 인식된다. 추억의 스타임에 분명하다.

 <웨스트월드>는 오래 전 TV에서 몇 차례 방영했었다. 나 초등학교 다닐 때 친구들이 주말에 본 이 영화로 한참이나 수다를 떨었던 기억이 난다. <이색지대>라는 타이틀로 비디오로 출시되었는데 아주 찾아보기 힘든 귀한 비디오이다. (박재환 2002/4/11) 

Westworld (1973)
감독: 마이클 크라이튼
주연: 율 브린너, 리처드 벤자민, 제임스 브로린
위키피디아  Westworld   Michael Crich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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