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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운티호의 반란] 역사, 문학, 그리고 영화 본문

미국영화리뷰

[바운티호의 반란] 역사, 문학, 그리고 영화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3.0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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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2-6-7]   작년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는 <뷰티풀 마인드>, <고스포드 파크>, <인 더 베드룸>, <반지의 제왕>, <물랑 루즈> 등 5편이 후보에 결국 <뷰티풀 마인드>가 상을 탔었다. 그런데 초창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후보작에 다섯 편이 오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한 방식은 1945년 빙 크로스비 주연의 <Going My Way>가 작품상을 타던 해부터 적용된 것이다. 오늘 리뷰할 1936년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바운티호의 반란>만 해도 그해 모두 12편이나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12편 가운데 작품상을 받았으니 영광스러울만도 한 작품이다. 그런데, 남우주연상의 경우 이 영화에 출연한 클라크 게이블, 찰스 로트, 프란쇼트 톤(Franchot Tone) 등 세 사람이 나란히 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런데 정작 상은 <Informer>의 빅터 맥라그렌에게 돌아갔다. (당시 남우주연상 후보은 4명, 여우주연상후보는 6명이었다!) 작품상 하나만 달랑(!) 받은 클래식 걸작을 소개한다.

<바운티호의 반란>(Mutiny on the Bounty)은 1916년에 호주(!)에서 흑백무성영화로 만들어진 것을 시작으로 헐리우드에서도 두 차례 더 만들어졌다. 1962년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작품에서는 말론 브란도와 트레버 하웓, 리처드 해리스가 불꽃튀는 연기를 보여주었고, 1984년 로저 도날드슨 감독 작품에서는 멜 깁슨과 앤소니 홉킨스, 로렌스 올리비에, 에드워드 폭스, 대니엘 데이 루이스 등 막강 배우들이 출연하여 김빠진 연기를 선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영국 해군소속의 대형 범선 바운티 호가 영국의 포츠머스항을 떠난 것은 1787년이다. 항해 목적은 태평양 타히티 섬까지 가서 죠지 왕이 부여한 명예로운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국왕의 임무? 항로발견, 기타 과학적 탐사이다. 특히나 타히티의 특산물인 빵나무(breadfruit plants) 묘목을 천 가루 싣고 오는 것이다. 알려지기로는 그 묘목을 서인도로 가져가서는 노예들에게 경작시킬 목적이었다고 한다. 어쨌든 2년간 거친 바다와 사투를 벌이게 된다. 이 때가 바로 이른바 대항해시대, 그러니까 동인도를 돌고, 희망봉을 발견하고, 유럽사람들에 의해 남미 제국에 성병을 퍼뜨리던.. 그런 시절. 그 당시의 뱃사람들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지휘체제가 어떠했는지에 대해서 '나는' 전혀 모른다. 그 사람들이 신대륙에 대한 환상을 잔뜩 품은 모험가였는지, 아니면 사형선고를 받은 중범죄자였는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 대강은 짐작할 수 있겠다. 수개월, 수년을 거친 파도를 헤치며 전혀 새로운 세계 -그게 타히티였던, 율 브린너의 샴 왕국이든, 황제의 땅 중국이든간에-에 가는 사람이라면 보통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선장은 귀족이었을 것이고 망망대해 배 위에선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했을 것이다. 선원들은 부둣가에서 맴돌던 어중이떠중이었을 수도 있고, 사형당하지 않기 위해 배를 탄 놈들도 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도 그런 인물을 많이 보여준다. 상급 지휘관과 하급 군인들의 위계질서라기보다는 생사여탈권을 쥔 처형인과 사형수의 관계같다. 바운티 호의 선장 윌리엄 블라이(Bligh)는 출항과 더불어 군기를 잡는다. 선원 하나를 본보기로 갑판에 묶어놓고 뙤약별에 죽게 만든다. 그리고 선원들은 중노동과 더불어 형편없는 음식으로 연명하며 타히티로 향한다. 일등항해사 플레쳐(클라크 게이블)는 이러한 선장의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 귀국 후 정식으로 고발할 것이라고 대든다. 하지만 돌아가기 전까진 여전히 선장의 권위가 최고. 이들은 천신만고 끝에 타히티에 도착한다. 선원들에게 있어 이 섬은 그야말로 천국과 같은 곳이다. 선원들은 며칠동안의 꿈 같은 세월을 보내고 귀국길에 오른다. 하지만, 선장의 횡포는 점점 더해지고, 목숨을 잃는 선원들이 생기고, 플레처는 더이상 부당한 대우를 받을 수 없다며 선상 반란을 일으킨다. 평소 선장에게 반감을 품던 선원들도 플레쳐 편에 선다. 선장을 죽이라는 선원들의 요구를 거부하고 플레처는 단지 선장과 그를 따르던 심복들을 작은 구명선에 비상식량만 주고는 망망대해에 내려놓는다. 플레처와 선원들은 일단 타히티로 일단 돌아간다. 놀랍게도 선장은 조그마한 보트에 의지하여 49일을 떠돌다가 3,618마일을 헤맨 끝에 티모르의 네덜란드 령에 도착한다. 블라이 선장은 다른 배를 이끌고 복수심에 활활 불타 바운티호를 뒤쫓는다. 플레쳐는 자유를 갈망하는 선원들을 이끌고 타히티를 벗어나 멀리 사라진다. 블라이 선장은 대신 타히티에 남은 몇몇 장교들과 선원들을 붙잡아 영국에 끌고와서는 선상반란죄로 재판에 회부시킨다. 선장은 자신의 의지와 권능을 내세운다. 결국 선원들의 반란죄가 확정된다. (비록 선장의 불의에 맞서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플레쳐의 반란에 가담하지도 않은 장교가 억울하게 사형선고를 받는다. 그는 국왕의 사면을 받아 풀려난다)


블라이 선장역의 찰스 로튼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그의 말 한마디면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절대권능의 독재자. 그리고 그가 망망대해에 심복들과 내팽개쳐졌을때 수십 일을 거친 파도와 배고픔을 이겨내며 살아서 복수하려는 집착과 함께 탁월한 통솔, 지도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섬뜩할 정도로..

<바운티호의 반란>은 1932년에 출판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찰스 노도포와 제임스 노만의 바운티 3부작(the Bounty, Men Against the Sea, Pitcairn Island)을 영화로 옮긴 것이란다. Pitcairn섬은 플레처가 마지막 찾은 자유의 땅이다.

이 영화에선 천하 악당으로 묘사된 희대의 폭군 선장 윌리엄 블라이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 수없었다. 브리태니카(!)를 찾아보니 이 남자 대단하다. 그는 7살때 처음 배를 탔고 16살에 영국해군(Royal Navy)에 들어간다. 그는 제임스 쿡의 탐험에 참여하는 등 항해 경력을 꾸준히 쌓아 1787년에 마침내 215톤짜리 바운티호의 선장이 된 것이다. 미국식 영화에 의해 극도로 사악한 폭군으로 묘사되기 했지만, 실제 그 당시 그러한 선원을 거느리고, 그러한 임무를 띤 배의 선장이 도덕군자였을리는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 좀 불쌍한 느낌이 든다. 어쨌든 그런 최악의 경우에도 한 사람의 이탈자없이 3,618마일을 살아 돌아온 그는 계속 승진하여 영국해군의 부제독까지 된다고 한다. 아직도 영국에는 그의 묘지가 있고 홈페이지가 있는 것으로 보아.. 최악의 악당은 아니었던 모양. 미국영화를 보며 단편적인 판단을 해서는 안될것도 같다.


이 영화에서 제일 불만인 것은 블라이 선장을 악당으로 몰아서였다기 보다는 타히티 원주민에 대한 제국주의적 관점이다. 타히티 섬의 원주민들은 그야말로 영국해군들의 위안부 노릇을 톡톡히 해준다. 그것도 저거가 좋아서 말이다. 육감적인 타히티 여자들은 기쁨에 가득하여 선원들 하나하나에 매달린다. 세상에--; 역사적으론 블라이 선장의 바운티 호가 도착하기 전에 대항해가 제임스 쿡 선장의 배가 타히티에 도착하여 영국의 선진 문물을 전파했다. 그런데 1844년 프랑스가 식민지로 만든 후 이들이 가져온 육지병으로 원주민 대부분이 절멸했단다. 지금은 혼혈인과 화교(원주민보단 화교가 더 많단다!)가 섬을 점령한 제2의 하와이 관광지로 변모하였고 말이다.

아카데미와 관련해서 이야기 하나 더 하자면 이 영화는 8개 후보에 올랐지만 작품상만 달랑 탔다. 작품상만 하나 달랑 탄 영화는 이 영화 전에 <Broadway Melody>(28)와 <Grand Hotel>(32)이 있다.  (박재환 200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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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Bligh (1754-1817)

Mutiny on the Bounty (1936)
감독: 프랭크 로이드(Frank Lloyd) 
주연: 챨스 로튼, 클라크 게이블
1936년 아카데미 영화제 작품상수상작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Mutiny_on_the_Bounty
http://en.wikipedia.org/wiki/William_Bligh
http://en.wikipedia.org/wiki/Mutiny_on_the_Bounty_%281935_film%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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