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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살리토] 一見鐘情과 甛蜜蜜 본문

중국영화리뷰

[소살리토] 一見鐘情과 甛蜜蜜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3.05 20:30

[Reviewed by 박재환 2001-6-14]    <소살리토>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교외에 위치한 주택가로 주로 부유한 예술가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고 한다. 홍콩 영화 <소살리토>는 바로 이 곳 소살리토를 꿈꾸는 가난한 이혼녀 장만옥이 실리콘 밸리의 각광받는 브레인 여명과 밀고 댕기는 연애담을 펼치는 영화이다. 여명과 장만옥이 호흡을 맞추니 자연스레 1996년의 명작 <첨밀밀>이 떠오를 수밖에. 이미 이 영화 <소살리토>의 국내 비디오 출시제목은 <첨밀밀3>으로 잠정 확정되었다고 한다. (우습게도 <첨밀밀2>라는 제목으로 비디오 출시된 홍콩영화가 있다. 여명과 서기가 주연을 맡았던 <신연예세기>라는 영화가 그렇게 둔갑한 것이다) <소살리토>의 홍콩개봉제목은 <일견종정(一見鍾情)>이었다. '첫눈에 반한 사랑'이란 뜻이다.

엘렌(장만옥)은 어린 아들 스콧을 데리고 샌프란시스코에서 택시 기사를 하며 외롭게 산다. 그는 홍콩에서 남편과 헤어진 후, 화가의 꿈을 키우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녀의 유일한 낙은 거리의 벽에 그래피티를 그리는 것. 그녀의 그림의 소재는 언제나 소살리토이다. 어느 날 장만옥은 재즈 바에서 홍콩남자 마이크(여명)를 만나게 된다. 원나잇 스탠딩식 사랑을 즐긴 둘은 다음날 아침 아무 일 없듯이 헤어진다. 그리곤 이내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서 그리워하고 결혼을 약속하지만 둘의 생활패턴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자유분방한 사고방식과 인터넷 사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외도를 하게 되는 마이크. 둘의 사랑은 그런 식으로 헤어지고 만남을 거듭하게 되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홍콩영화의 한 장르 구분으로 '왕정 영화'라는 것이 생겼다. 이는 우리 나라에서만 부르는 특별한 명칭은 아니다. 홍콩 내에서도 '왕정표 영화(王晶牌電影)'라 하면 오락 제일주의 영화라는 뜻이다. 그리고, 보통 저급영화의 대명사로 이야기된다. 하지만, 왕정이 그의 파트너인 촬영감독 유위강과 시나리오 작가 문준과 함께 만든 영화들은 최근 10년간 홍콩 흥행을 싹쓸이해온 것이 사실이다. 가장 최근의 작품으로는 지난 달 홍콩에서 개봉된 <정녀차관>(▶관련뉴스)이라는 영화가 대표적이다. 류지아링 같은 여배우 대여섯 명을 단체로 비키니로 분장시킨 이 영화는 '라지'(쓰레기) 영화라는 평론가와 영화 팬의 비난 속에서도 당당히 흥행에 성공했었다. 왕정은 이미 주윤발, 유덕화 등의 톱 스타들의 작품을 내놓았을 뿐만 아니라, 주성치나 정이건을 캐스팅하여서도 수많은 흥행작을 내놓았다. 이번 영화 <소살리토>도 바로 왕정 군단의 작품이다. 촬영감독에서 영화감독으로 자리바꿈을 한 유위강은 이미 <고혹자>, <풍운> 같은 흥행작품을 내놓았었다. 여명과는 오래 전에 <요수도시>에서 함께 작업한 적이 있다. 단, 그때 유위강은 촬영감독이었지만 말이다.

여명으로서는 4년만에 장만옥과 정을 나눈다는 것이 감개무량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번듯한 왕정식(式) 영화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화려한 영상미나 감각적 편집, 때때로 보여주는 핸드헬드식 카메라 워킹이란 것이 마치 규격화된 영상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려 일으킬 정도이다. 어쩌면 이런 식으로 캐릭터의 감정보다는 영상의 겉멋에 치중하는 것이 그들의 장기인지도 모른다.

<화양연화>에서 장만옥의 열정을 끄집어낸 것이 왕가위 감독의 공이었다면, <소살리토>에서 장만옥의 매력을 그런 대로 끄집어낸 것은 유위강의 시나리오 때문인지도 모른다. 장만옥은 캐리어 우먼으로 전형적인 중국여인 역을 용감하게 연기해낸다. 남자쯤이야.. 없어도 되는 거추장스런 장식품. 물론, 나중에는 그것이 자신의 옆에 있어야 좋다는 것을 느끼지만 말이다. 여명 또한 자신의 이미지에 딱 맞는 그런 능력있고, 자유분방한 마이크 역을 해 내었다. 유위강 감독은 여명이 인터넷에 대해 능수능란하다고 칭찬했다. 실제 인터넷을 다룬 헐리우드영화든 어디 영화이든 캐릭터가 진짜 인터넷을 할줄 아는 사람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 영화는 바로 이 <소살리토>에서의 여명 뿐이었던 것 같다.

영화에서 IBM 광고판이 줄기차게 나오고, 또 그것만큼 자주 등장하는 사이트광고판이 스타이스트이다. 지난 99년 9월에 성룡과 왕정 등 홍콩 톱스타들이 출자하여 만든 연예사이트이다. 

진가신 감독의 <첨밀밀>은 1997년 홍콩의 중국반환-'모국으로의 영광스런 귀환'-이라는 시대적 분위기에 맞춰, 중국인과 홍콩인이 갖고 있는 사고방식의 차이와, 그럼에도 그들이 향유하고 있는 중화인의 감정을 멜로의 외피 속에서 유려하게 그려내었었다. 하지만, <소살리토>는 나이만 든 어른들의 불장난이 어떻게 사랑으로 전이되는지에 대해 진지한 성찰의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두 톱 스타들의 매력에만 의존한 셈이다. 볼때는 반갑지만 보고 나서는 '에이, 왕정 영화 맞네"라는 느낌이 드는...   (박재환 2001/6/14)

一見鐘情 (2000) 
감독: 유위강
주연: 여명, 장만옥
개봉: 2001년 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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