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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리뷰

[주성치의 홍콩 마스크] 주성치의 변신합체로보트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2.15 09:03

[Reviewed by 박재환 1999/8/27]    대한민국에서 나오는 영화잡지 중 가장 수준이 높은, 그래서 가장 덜 팔리는 잡지로 알려진 <키노>가 판매확충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우리도 이런 거 다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99년 8월호에 <주성치영화특집>을 마련하였다. 어찌보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러한 기획특집을 보면서 피할 수 없는 주성치의 매력이나, 홍콩영화계에 있어서의 주성치의 위치를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주성치의 시대는 저물고 있음은 분명하다. 성룡이나 주윤발 같은 선배스타는 서구로 진출하고, 이제 남은 스타들이 홍콩에서 근근히 버티고 있는 상황. 이것은 동남아 경제불황에다가 홍콩영화계의 흥행부진이 겹쳐 일어난 사태이기도 하다. 외신을 보니 주성치가 캐나다로 이민을 가려고 백방으로 노력중이라고 한다. 주성치의 가장 최근작품인 왕정 감독의 <희극지왕2000>이 올 여름 개봉되어 의외의 흥행저조를 보임으로써 왕정에게나 주성치에게 모두 주름을 지운 것은 사실. 주성치의 와신상담, 권토중래를 기대해 볼 뿐이다.

사실, 주성치 영화 중 몇 편은 상당히 공들여 읽어볼 필요가 있는 작품이 많다. <서유기>나 <식신>의 경우처럼 말이다. 그러나, 또다른 한편으로는 '딱' 한 줄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작품이 있다. "보고나선 주성치팬이 되든지 혐오주의자가 되든지 하는 작품"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참으로 어이없고 무책임하며, 때로는 간편한 리뷰 아닌가? 그래도 주성치 영화가 <용가리>와 다른 품격이나 맛, 멋이 있다면야 한번 곰곰히 뜯어봐야하리라.

<<키노>> 99년 8월호 주성치특집기사중 '주성치영화 명작 베스트10' 중에 이 영화는 7등을 차지하였다. 그리고 영화설명을 잠깐 인용해보면,

"후라이 팬에서 치약, 급기야 전자렌지가 되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현란한 변신능력! <정고전가>의 심술통 캐럭터를 가일층 밀고 나가 <도학위룡>과 접목시킨 'SF환타스틱 하드고어 유치 짱'버전. 이것은 처절하게 스스로의 육체를 망가뜨리고 그 안에서 웃음을 끌어내는 주성치가 맘 잡고 끝까지 가본 영화이며 <6백만불의 사나이>를 근간으로 <펄프픽션>, <중경삼림>, <마스크>, <터미네이터>까지 온갖 영화들을 짬뽕시킨 잡탕 영화의 절정이다... 단, 이 영화를 볼 때는 만 6세 이하의 눈높이로 보실 것.

음. 그렇게 설명되어 있다. 난, 이 영화의 비디오 커버 - 짐 캐리의 <마스크>를 본딴 노란 복장의 국내비디오 출시 커버-보고는 영화 볼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았었다. 그런데 오늘 캐치원에서 방영하기에 맘 잡고 보았다. 주성치 영화를 리뷰해보고 싶은 생각이 줄곧 들었으니 말이다. 캐치원에서 방영할때 이 영화는 12세이하 관람시 부모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등급표시를 보내주었다. 6세가 되었든, 12세가 되었든, 주성치 영화는 그냥 눈높이를 상당히 낮추고, 방독면 뒤집어 서고 보면 되는 것이다. ^^

영화의 시작은 하와이 호놀루루이다. 대저택. 대학교 이사장이며 엄청부자인 아버지 덕분에 주성치는 제멋대로 지 하고 싶은대로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가 마피아의 살인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마피아의 폭타세례를 받고는 사지절단, 신체해부의 비참한 신세가 된다. 남은 것은 동동 떠다니는 입과 뇌 조각 뿐. 여기에 우리의 아이슈타인박사(헤어스타일만)가 심혈을 기울여 무려 6천(!) 달러를 들여 팔, 다리, 눈, 코, 귀... 다 갖다 붙인다. 물론 6천 달러로 제대로 만들수는 없는 노릇. 가장 중요한 배설기관은 호스와 샤워꼭지로 대체한다. 그리고 밥 대신 건전지를 먹어야하고 비를 맞으면 안 된다. 오호통재라... 게다가 마피아는 계속 쫓아오고.. 6천 달러의 사나이는 홍콩으로 건너오고, 한 문제아들만 잔뜩 모인 학교에 선생님으로 출근한다. 뭐, 그리곤 말도 안되는 황당한 액션활극을 보게 된다. 가제트선생의 꼴통학생지도담, 교화기가 이 영화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것이다. 그 와중에 진정한 사랑을 얻게 되고 말이다.

물론 누누이 강조하지만 주성치 영화를 줄거리 보고 보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사람 축에 속한다. 그러니, 말이 되든 안되든 그냥 순간적인 개그와 순간적인 제스쳐에 홀딱 빠져들어야한다. 이 영화에선 오맹달이 그의 친부로 나온다. <도학위룡>에서처럼 덜 떨어진 아버지인데 어찌 그리 죽이 딱딱 맞는지... 참을 수 없는 호쾌한 웃음을 터뜨리게되는 장면은.. 음 불행히도 기억이 안난다. 뭐 안타깝게 생각할 것은 없다. 주성치영화의 대부분이 그러니 말이다. 조금 억울하면 다음에 한번 더 보고 생각해 내면 된다. ^^

이 영화에서 패러디한 영화로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중경삼림>의 스탭프린트 기법. 이게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중경삼림>에서 양조위가 스넥바에서 커피 마실때 양조위의 움직임은 극히 미세하고 그 뒷배경, 사람들은 휙휙 지나가는 그러한 시차부적응의 느낌이 드는 장면. 보통 이러한 기법은 중심인물의 고독감이나 소외, 혹은 세상과의 단절을 유효적절하게 표현해낸다. 이 <홍콩마스크>에서 마피아에 쫓기는 주성치가 교회에 갈때와 양영기를 만난 후 의기소침해서 돌아올때 이 기법이 사용된다. 주성치로서는 <도성>에서의 기막힌 슬로우모션에 버금가는 명장면을 연출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펄프픽션>을 본따 우머서먼 같은 여자파트너와 춤추는 장면, 마피아에 쫓기는 장면도 풍부하게 패러디되어 있다. 그리고 결국은 가장 많이 흉내낸 것은 <600만불의 사나이>의 설정과 <터미네이터>의 활약상이다. 물론 주성치적 참신함이 후반부에서 대폭발한다. 전자레인지, 전기다리미까지는 이해가 간다만 "홍콩 황아줌마"의 등장은 정말 기발하다 못해 발칙한 아이디어. 아마 황아줌마라는 존재가 홍콩 슈퍼마켓에선 가장 무서운 존재인 모양이다.--;

뭐, 주성치 영화에 늘 나오는 배우 오맹달이나, 친모역의 주미미라는 통통한 아줌마를 제외하고 관심을 끄는 캐럭터는 양영기이다. 양영기는 <열화전차>에서 류덕화의 애인으로 나온 비련의 여인인데, 어찌보면 못 생겼고 - 게다가 주성치가 <식신>의 막문위처럼, 처음엔 양영기를 치아교정기를 단 흉칙한 꼴로 내세우니 말이다 - 어찌보면 가련한 그런 스타일이다.

감독 엽위민 (葉偉民)은 최근 서기가 홍콩 금상장에서 조연상 탄 영화 <고혹자 시리즈중의 홍흥십삼매>의 감독이다.

사실, 주성치 영화에 있어서 또하나의 철칙이 있다면, 쓸데없이 이런 리뷰 읽지말고 주성치 비디오 한편 더 보는 게 낫다는 것이다. 둘다 공통점이 있다면, 읽으나 마나, 보나 마나 느낌이 똑 같다는 것이다. ^^

百變星君 (1995)
감독: 엽위민
주연: 주성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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