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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리뷰

[천약유정] 이 영화가 그 영화가 아닌가벼..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2.2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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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1999-9-9]   먼저 영화제목부터 설명. <天若有情>에 얽힌 내용이 너무 복잡해서 말이다. 이 영화의 영어제목의 Scoundrel은 악당, 무뢰한의 의미이다. 그리고 홍콩원제는 <사탄자와 주사내(沙灘仔與周師乃:)>이다. 홍콩에서 큰 성공을 거둔 89년도 작품 <천약유정(Moment of Romance)>은 은행강도 유덕화가 오천련을 인질로 붙잡으면서 둘은 사랑하게 되고 나중에 유덕화는 가스통에 얻어터지는 등 비참하게 죽는 비장미 철철 넘치는 영화였다. 그 영화의 감독은 진목승이었다. 두기봉은 그 영화의 監製(프로듀서)를 맡았었다. 이 영화가 국내에 개봉될 때의 제목은 <天長地久>로 바뀌어 개봉되었다. 그런데 실제 홍콩에는 오리지널 <천장지구>라는 영화가 따로 있었다. 1960년대 홍콩 영화계의 이면을 다룬 멜로물로서 유덕화와 유금령이 주연을 맡았고, 유우명이 감독한 93년도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선 <續천장지구>로 정말 어의없게 개봉되었다. 그런데, 오늘 이 <천약유정>은 원제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그야말로 어의없는 제목을 달고 국내에 비디오로 출시되었다. 91년도 작품인 이 <천약유정>의 실제 홍콩개봉제목은 <沙灘仔與周師乃:>이다. 사탄자와 주사내는 영화주인공 양조위와 오맹달의 별명이다.(좀더 설명하자면 사탄자는 '해변가의 머스마'이고, 영어로 옮기면 '선 오브 비치'이고 그 뜻이 무엇인지는 알 것이다. 오맹달의 '주사내'의 내는 '나이나이'로 아줌마를 뜻한다. 왜냐하면 극중에서 오맹달은 일곱 자녀를 키우는 주부역할도 하기 때문에 그런 별명으로 불리는 것이다) 이 영화가 원래 오리지날 89년 <천약유정(유덕화-오천련의 멜로물)>과 관계가 있는 것은 두기봉과 오천련이 관계한다는 것 뿐이다.

영화내용은.... 홍콩경찰인 양조위는 그의 단짝 오맹달과 함께 우체통 속에서 잠복근무한다. 맨날 쳐다보는 용의자는 맨날 여자를 두들겨 패는 것이었다. 양조위는 그 여자가 측은해 보였고, 이내 사이가 좋아진다. 그리고 오갈데 없는 이 여자를 집으로 데려오고 동거아닌 동거가 시작된다. 그 여자가 바로 오천련. 한편 경찰 직속상관으로 이자성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꼬인다. 오천련이 어떤 일인지 이자성의 집으로 가 버리고, 양조위는 상심할대로 상심한다. 이자성은 비록 경찰이지만 나쁜 놈. 영화 전개는 좀 매끄럽지 못한 점이 있다. 양조위와 오맹달은 이자성에게 속아 대만 흑사회의 돈을 중간에서 강탈, 그것을 이자성에게 넘기고 이자성은 그것을 갖고 달아난다. 대만 흑사회는 양조위를 두들겨 패고, 오맹달에게 총알을 퍼붓는다. 오맹달은 다 죽어가면서, "이자성 경감이 나쁜 놈이야"라고 말해준다. 이어서 이자성이 들고간 '돈'과 '오천련'을 되찾기 위해 양조위는 홍콩이 지하철-전철에서 한바탕 액션극을 펼치게 된다.

이 영화는 사실 제목때문에 속아서 볼 수 밖에. 게다가 주인공이 양조위 아닌가. 하지만, 대단히 실망스런, 그렇고 그런 홍콩 폴리스 스토리이다. 참고로 이 영화제작은 '또' 양백명이다. 허름한 상가에서 벌어지는 흑사회 거래현장 급습장면은 이번 <성월동화>에서도 비슷하게 쓰인다. 우리나라 <**부인>은 비슷한 포맷, 비슷한 주인공, 비슷한 스토리, 게다가 비슷한 비디오 자켓, 비슷한 영화제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홍콩의 이러한 영화도 비슷하다. 비슷한 등장인물, 비슷한 경찰, 비슷한 악당, 비슷한 사건전개, 비슷한 개그, 비슷한.. 비슷한... 정말 그렇다. 양조위가 나와도 그렇고 유덕화가 나와도 그렇고, 하다못해 주성치가 나와도 그런 똑같은 느낌이 드는 영화이다. 그래서 평생 양조위 영화만 본다든지, 흑사회 영화만을 찾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러한 스타일의 영화에는 쉽게 짜증내고, 쉽게 외면해 버린다. 그런 영화가 하나 둘 쌓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에이, 홍콩영화는 다 그래..."하는 진리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쩝--;

이 영화에서 그런대로 봐줄만한 것은 오맹달의 연기. 하지만, 오맹달의 이런 불쌍한 경찰 연기도 결국은 그의 많은 다른 영화에서와 같은 그렇고그런 스테레오타입이다. 여명이 나왔던 <불초자열혈남아>에서의 아버지 역이나, <도학위룡>에서의 오맹달, 아니면 <천약유정(우리나라 천장지구)>에서의 바로 그 바보같고, 멍청하고, 하지만, 순정적인 스타일의 그인 셈이다. 그러니, 이 영화는 어쩜 흥행성공의 요소만 골고루 갖추었으면서도 또 한편, 나쁜 점만을 골구루 혼합한 셈이다.

오천련은 이 영화에서 드러나지만, 사실 스타와는 거리가 있는 외모를 갖고 있다. 하지만, 오천련은 그러한 외모에 자신을 갖고 당당히 연기에 임한다. 그래서 관객은 그러한 오천련에게서 오히려 청순함과 평안한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양조위는 이 영화에서 아주 신경질적이며, 조급한 면을 연기한다. 하지만, 그게 다인 것은 슬픈 일이다. 오천련이 나쁜 경감의 멋진 스포츠카를 타고 떠나가는 장면에서, 양조위가 커다란 거북이 인형을 머리에 이고, 안간힘을 써서 뒤쫓아가는 장면이 남을 영화.

영화초반의 힘은 순전히 하수구와 연결된 우체통 속이라는 좁은 공간에서의 드라마이다. 이 장면은 꽤나 멋있고, 예술적일 수도 있는데, 감독은 우체통을 단지 은닉, 잠복의 공간으로만 활용하다가 그만 끝내버리고 말았다. 좀더 낭만적이고, 좀더 멋진 영상이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정크메일>을 보는게 백 배가 아니라 천 배가 낫다. 비디오 가게에서 이 <천약유정>을 빌릴 생각이면, 진짜 다른 <천약유정>을 빌리거나, <정크 메일>을 빌려보기 바란다. 그 영화 정말 따뜻하고 인간적이다.  (박재환 1999/9/9)

沙灘仔與周師奶 (1991) Royal Scoundrel
감독: 두기봉(杜琪峰), 척기의(戚其義) 
출연: 양조위,오맹달,오천련,이자웅 
 홍콩개봉: 1991/1/10
票房: HK $6,36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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