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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아이들] 홍콩 뒷골목 형제의 우정 본문

중국영화리뷰

[도시의 아이들] 홍콩 뒷골목 형제의 우정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2.26 17:54

[Reviewed by 박재환 2002-2-7]  홍콩에서 발행되는 격주간 영화잡지 <<電影雙周刊>>은 지난해 초, 밀레니엄을 맞이하여 <世紀 100部 最佳香港片 - 밀레니엄 100편 최우수홍콩영화>를 선정한 적이 있다. <영웅본색>-<반근팔량>-<아비정전>-<정무문>-<투분노해>가 1위에서 5위를 차지한 가운데, <인해고홍(人海孤鴻)>이란 작품이 30위에 랭크되어 있다. 감독은 이진풍(李晨風). 그리고, 오늘 내가 비디오가게에서 어렵게 찾아낸 영화의 원제도 <인해고홍>이다. 국내출시 비디오제목은 <도시의 아이들>. 감독은 반문걸이다. 동명이작인 것이다.

30위에 랭크되었던 <인해고홍>은 1959년에 만들어진 이소룡 주연의 영화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소룡은 <당산대형>, <맹룡과강>, <용쟁호투>, 그리고 <사망유희>의 바로 그 액션스타 뿐이리다. 그런데, 그 이소룡은 아역 배우로 데뷔하였고, 몇 편의 걸작영화들에서 얼굴을 내비추었고, 나이 18세에 미국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찍었던 영화가 바로 이 <인해고홍>이다. 그리고 10년 넘게 미국에서 생활하고 다시 홍콩영화판으로 돌아와서 찍은 것이 1971년의 <당산대형>이다. 이소룡의 <인해고홍>은 홍콩 개봉당시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촬영 후 필름현상작업을 영국에서 하는 등 당시 홍콩영화의 규모로서는 보기 드물게 투자가 이루어졌던 영화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홍콩에서는 이 영화의 흑백 판본만 남아있다가 최근 영국에서 컬러 판이 발견되어 작년 11월 홍콩에서 가졌던 <이소룡 회고전>을 통해 홍콩팬들에게 공개되었다. 아직, 이소룡의 <인해고홍>은 보지 못한 관계로 오리지널 판본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고...

그럼, <도시의 아이들>이란 제목으로 국내에 비디오로도 출시된 이 영화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 영화는 <신상해탄>, <파호> 등의 영화를 만들었던 반문걸 감독이 1989년에 내놓은 일종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주연은 유덕화, 막소총이다. 막소총은 국내에는 장편 비디오로 소개되는 홍콩TV물에서 자주 주인공을 맡는 남자배우이다. 서극의 <황비홍>시리즈에서 나중에 주인공을 맡기도 했었다.

비디오 커버에는 이 영화가 이렇게 소개되었다. "중국대륙이 공산혁명의 불길에 휩싸일때 홍콩으로 밀입국하다 아버지를 잃은 초삼은 우연히 알게된 소매치기의 아들 샤피와 절친한 친구로 성장한다." 조금 오해하기 쉬운 문장이다. 영화는 1961년이 기점이다. 중국대륙이 공산화된 것은 1949년이었고, 건국초기의 혼란기를 극복할 즈음 67년 대약진 운동이 시작된다. 그리고 59년부터 중국에는 유사이래 최악의 가뭄 등 자연재해가 닥친다. 당시 불쌍한 중국인민 '3,000만 명'이 기아로 죽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때 살기위해 국경을 몰래 넘어 홍콩으로 건너온 사람은 (영화에서 소개되기로는) 하루 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과 홍콩의 국경에서 벌어지는 긴장관계는 계속하여 이어진다. 아메리칸 드림처럼 홍콩은 살아남을 수 있는, 돈을 왕창 벌 수 있는 기회의 땅인 것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흑백사진 몇 장으로 중국을 몰래 빠져나오는 중국인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가운데에는 주영의 가족들도 있다. 주영은 국경수비대에 발각되고 어린 아들 추산(初三)은 겨우 홍콩에 도착한다. 가난과 멸시 속에서 그에게 유일하게 관심을 보인 것은 샤피였다. 샤피의 아버지는 소매치기. 어느날 샤피의 아버지가 뒷골목의 구역싸움에서 칼에 찔려 죽는다. 샤피와 추산은 마치 친형제처럼 의지하며 살게된다. 이 둘은, 한날 한시에 태어나긴 어려워도 죽을땐 한날 한시에 죽기로 한 죽마고우이자 하나뿐인 친구로 성장한다. 둘은 이런저런 범죄를 저지르다 감옥에도 가기도 하고, 출옥 후 고리채를 빌어 불법 매춘사업을 펴기도 한다. 하지만, 경찰의 끈질긴 단속과 빚독촉을 하는 흑사회 조직에 의해 2중의 고통을 당한다. 빚을 탕감해 주겠다는 조건으로 유괴 몸값을 대신 받아오지만 그 와중에서 샤피(유덕화)는 목숨을 잃게 된다. 친형제와 같은 샤피가 죽자 추산은 울부짖으며 원수를 갚으려 한다. 영화 마지막에 가서야, 자신을 그렇게도 쫓는 형사반장 주영이 어릴 적에 국경에서 헤어진 추산의 아버지였음이 밝혀진다.

결혼식장에서 체면을 차리려는 홍콩인의 모습은 장학우가 열연했던 <열혈남아>에서 잠깐 볼 수 있다. 이 영화에서도 유덕화가 막소총의 결혼식장에서 그러한 과장된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에서 유덕화와 막소총은 철저하게 의리와 우애로 뭉친 모습을 보여준다. 한 시절 홍콩의 사회모습을 엿볼수 있는 드라마이다.

이 영화의 촬영은 <화양연화>로 깐느에서 크리스토퍼 도일등과 함께 고등기술상을 받은 이병빈이 맡았다.   (박재환 2002/2/7) 

人海孤鴻 (1989)
감독: 반문걸
주연: 유덕화, 막소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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