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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3세계영화리뷰

[갱스터 초치] 쇼핑 백 속의 갓난아기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2.15 06:20


[Reviewed by 박재환 2006/6/12]  
  지난 3월 열린 78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이 국내에 개봉된다. 올 아카데미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웰컴 투 동막골>이 출품되었지만 수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갱스터 초치>라는 영화에 돌아갔다. 남아공? 흑인들의 땅 '아프리카'이지만 오랫동안 서구 백인들의 식민지로, '아파르트헤이트' 백인들의 지배 하에 있던 이 나라는 '만델라'가 상징하는 아프리칸 들의 자유와 민주의 상징이 되었다.

그런데 실제 남아공의 모습은 어떨까. 대도시에는 현대식 초고층 건물이 있지만 그 구역을 벗어나면 빈곤과 폭력이 난무하는 흑인들만의 빈민가가 존재하고 있다. <갱스터 초치>는 그러한 남아공의 현실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남아공의 인종차별 문제를 작품에 담아온 작가 아솔 푸거드의 동명소설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주인공 '초치'는 오늘도 같은 처치의 흑인 놈팡이들과 어울리며 강도질을 일삼는다. 오늘은 지하철에서 살인을 저지르며 돈 몇 푼을 훔친다. 내일이 없는 암울함.

그런데 초치에게 전혀 뜻밖의 일이 벌어진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빈민가와 동떨어진 고급 주택가에서 운전사를 쏘고 자동차를 훔친다. 그런데 맙소사 뒷좌석에 갓난아기가 타고 있었던 것이다. 초치는 아기를 돌려보낼 수도 어찌할지를 몰라한다. 그리곤 자신의 방에 데려다가 고민하기 시작한다. 찌는 듯한 더위, 빈민가의 열악한 환경. 그리고 범죄자의 손에 맡겨진 갓난아기의 운명은 어찌될까.

영화는 초치의 불운한 과거를 플래시백으로 얼른 보여주며 '범죄자와 갓난아기'가 공생하기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남아공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갓난아기의 기저귀를 갈 때 신문지로 둘둘 말고, 캔을 입에 물리고 침대 밑에 쑤셔 넣은 후 다음날 꺼내보니 얼굴엔 온통 개미들이 우글거리는 장면은 '신생아와 다름없는 남아공 빈민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셈이다.

올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에는 이태리, 프랑스, 독일 등 영화부국인 유럽영화들과 함께 팔레스타인 영화와 남아공 영화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 911과 이라크 전을 지나며 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의 부조리를 보여주는 <파라다이스 나우>(Paradise Now)가 외국어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국 영화아카데미회원들은 남아공의 <갱스터 초치>에 손을 들어주었다. 올해 작품상 수상작 <크래쉬>처럼 사회적 갈등 관계를 다룬 영화에 표를 몰아준 것이다. 그만큼 미국 사회가 극단적 세대갈등, 사회갈등을 겪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주인공 초치 역을 맡은 배우는 남아공의 프리슬리 쿠웨니에개(Presley Chweneyagae)이다. 생소한 이름이다. 가난과 절망이라는 남아공의 사회 밑바닥에서 자신의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염원이 지금의 자신의 영혼을 겨우 받들고 있는 초치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영화, 아니 아프리카 영화를 한국의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정말 만나기 힘든 기회이다. 이번에 KBS가 작년에 이어 두 번 마련한 KBS프리미어 영화제에 이 영화가 포함되었다. 아프리카의 '원시적' 힙합 뮤직과 함께 낯선 배우들이 펼치는 낯선 동네의 '사회양극화' 모습을 지켜보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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