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www.kinocine.com 박재환 영화이야기 (페이지 리뉴얼 중)

[스터 오브 에코] 식스센스보다 조금 늦은... 본문

호러, 무서운 영화들

[스터 오브 에코] 식스센스보다 조금 늦은...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2.23 13:09

사용자 삽입 이미지
[Reviewed by 박재환 2000-3-?]    이 영화의 원작자 리쳐드 매쓴의 필모그라피를 보면 몇 가지 흥미있는 작품이 있다. <트와라이트 존>, <천국보다 아름다운(What Dreams May Come)>을 썼던 사람이고, 오래 전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오늘이 있게 한 소품영화 <Duel> 의 작가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베이비시터가 읽고 있는 책 <The Shrinking Man>의 원작도 바로 리쳐드 매쓴이다. 원작자의 면면만 보더라도 이 영화가 쉽게 <식스 센스>의 아류로 치부할 수 없음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식스 센스>의 매력은 주인공이 자신이 이미 죽은 줄도 모르고 현세에 연연하는 애틋한 러브스토리와 한맺힌 사자(死者)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년의 사연을 극히 영화적으로 꾸몄다는 것이 평단과 흥행면에서 두루두루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영화 <스터 오브 에코>에서는 지극히 평범하게 살던 한 남자가 최면술에 걸려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환상을 볼 수 있게 되고, 사건에 휘말려 들어간다는 스토리 구조를 띄고 있다.

물론 현대과학으로도 최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없고, 영혼이나 혼령의 존재에 대한 뚜렷한 답을 내리진 못한다. 하지만 누구나 어릴 적에 들었을 것이고, 한두번쯤은 공포를 느꼈을만한 것이 바로 '정신염력의 존재'일 것이다. 이것은 몇 가지 간단한 실험으로도 증명된다. <신념의 마력>이라는 책에 따르면 마인드 컨트롤은 간단히 연습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은 '지금 버스가 온다...'라는 생각을 하고 문을 나서면, 버스 정류소에 버스가 시간 맞춰 오고, '지금 신호등이 파란 불로 바뀔 것이다'고 생각을 집중시키면 신호 걸리지 않고 차를 몰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마인드 컨트롤로 포장된 '재수' 혹은 '운'으로 치부할지는 모르지만 체계적인 연습과 정신집중으로 충분히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 캐빈 베이컨은 최면술에 걸리고, 그 여파로 자신의 평범한 삶에 끼어든 환상을 보게 된다. 그것은 창백한 여자의 얼굴이며 파묻힌 살인사건에 대한 단초인 것이다.

한때는 한여름에만 찾아오던 공포물이 이젠 시도때도 없이 한국 관객을 찾아온다. 사실 이 영화가 등골이 오싹한 것은 창백한 사자의 등장에서뿐만 아니라, 살인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숨막히는 긴장 때문이기도하다. 지난 몇일동안 자신을 짓누르던 환상을 쫓아 자신의 뒷마당과 지하실 바닥을 다 파헤치는 광기는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미지와의 조우>에서 리처드 드레이퍼스와 많은 사람들이 신들린 듯 뭔가를 그리고 , 뭔가를 만드는 모습은 쉽게 설명될 수 없는 정신염력의 세계인 것이다.

이 영화는 놀라운 음향효과의 힘을 충분히 맛볼 수 있는 무시무시한 영화이다. 창백한 혼령과 마루바닥이 삐걱대고, 어디에선가 찢어지는 듯한 사운드는 영화줄거리에 충분한 공포의 힘을 실어준다. 물론 이 영화는 헐리우드가 만든 또하나의 스릴러물에 만족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식스 센스>의 이미지가 관객에게 너무 굳게 각인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 죽은 자의 원혼이 있을 터이고 그것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관객의 확신이 들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급속히 흥미를 잃어가는 것이다. 대신 히치코크의 <사이코>에서 느꼈던 지하실의 공포를 적당히 상기시키는 의외의 재미를 가져다 준다.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진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죽은 자는 이미 죽은 자일 뿐이며, 살아있는 자가 - 쉽게 말해 이웃의 누군가가- 더 무서울 때가 종종 있는 것이다. 이 영화가 바로 그러한 생생한 공포의 순간을 전해주는 것이다.

<식스 센스>의 그 꼬마 배우에는 못 미치지만 이 영화에서의 꼬마 '재커리 데이비드 코프'의 연기도 볼 만하다. 때로는 한 달 늦게 개봉되어 필요이상의 부당한 대접을 받는 영화가 몇 있다. 이 영화가 그러하다. 미국의 경우 <식스 센스>는 작년 8월에, <스터 오브 에코>는 9월에 개봉되었었다. (박재환 2000/3/?)

Stir of Echoes (1999)
감독: 데이비드 코엡 (David Koepp)
출연: 케빈 베이컨, 케스린 어브, 일레이나 더글러스
한국개봉: 2000/3/25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