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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저리]사이코 열성팬, 우상을 만나다 본문

호러, 무서운 영화들

[미저리]사이코 열성팬, 우상을 만나다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2.2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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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2-6-17]  타고난 이야기꾼 스티븐 킹의 라이프 스토리를 보니 꽤나 드라마틱한 면이 있다. 생모 밑에서 어렵게 자란 그는 학생시절부터 등사기로 마을신문 같은 인쇄물을 찍었고, 자신이 직접 '이야기거리'를 써서 친구와 이웃들에게 푼돈에 팔았다고 한다. 어렵게 단편소설을 잡지사나 신문사에 보내며 푼돈을 만지다가 어느날 <캐리>가 대형출판사에 팔리면서 오늘날의 스티븐 킹이 된 것이다. 그런 어려운 글쓰기의 시절이 있었기에 그는 수백만 달러의 원고료를 받아 챙기는 와중에 자신의 작품을 기꺼이 1달러에 영화판권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미저리>는 그가 비행기를 타고 가다 꾼 꿈을 모티브로 지어낸 서스펜스이다. 이 이야기의 매력은 이미 스타가 된 사람이 자신의 성공에 스스로 실망을 느껴 변신을 시도하지만 그의 열성 팬이 그러한 변신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토커와 팬덤의 아슬아슬하고 무시무시한 조우는 <팬>에서도 보았다. 스티븐 킹이 그리는 팬의 저주는 어떨까? 이 영화를 10년만에 다시 보았다. 처음볼 때 조마조마하게 숨죽이며 캐시 베이츠의 사이코 연기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있다. 내 생전 영화보고 무서워하기는 <미저리>와 김성홍 감독의 <올가미> 두 편 뿐이다!(취향이 이상한가?)

어쨌든 잘 나가는 대중연애소설 <<미저리 >>로 공전의 베스터셀러 인기작가로 필명을 떨치던 폴 쉘던은 어느날 심각한 자기 정체성 혼란에 빠진다. 책은 많이 팔리고 독자들은 열광하지만 평자로부터 한번도 작가대접을 받지 못한 것이 억울한 것이다. 그래서 이제 그 동안 자기 인기의 밑천이었던 <<미저리>>를 끝내고 중후한 책을 쓰리라 마음 먹는다. 어떻게? 극중 주인공 '미저리'를 죽이는 것이다. 극중 주인공 미저리의 죽음과 함께 폴 쉘던은 대중적 인기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작업실 호텔을 나와 뉴욕의 출판사 관계자를 만나러 가던 그는 그만 폭설에 사고를 만난다. 차는 눈길에 미끄러져 전복하고 폴은 정신을 잃는다. 그런데 그를 구해준 것은 호텔에서부터 줄곧 그를 지켜보던 그의 열성 팬 애니이다. 애니는 다리가 부러지고 팔 골절을 입은 폴을 자기 집으로 데려와서는 응급처치를 한다. 폴로서는 생명을 구해준 은인. 기뻐할 일인가? 그런데 이 여자 조금씩 사이코 기질을 보인다. <미저리>의 팬이며, 폴 쉘던의 열성 팬인 애니에게는 미저리의 죽음과 미저리 시리즈의 종말이란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이다. 애니는 흥분하고, 자제력을 잃고, 폭력적을 변하며 조금씩 폴의 생명을 위협하게된다. 폴은 살아남기 위해 애니의 집에 감금된 채 <<미저리의 귀환>>을 써내려간다. 한편, 인기작가 폴의 행방불명에 마을 보안관은 조금씩 그의 흔적을 찾기 시작한다. 결국 어떻게 될까?

그게 가수이든, 영화배우이든 축구선수이든 팬의 사랑의 대상은 인물이다. 그 인물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헌신적 사랑이 일반적인 팬과 스타의 관계이다. 그런데, 광적인 집착은 비극적인 결말을 이끌게된다. 스토커가 된다든지 스타에 대한 애정이 한순간에 저주로 바뀔수 도 있는 것이다. 애니의 애정의 대상은 작가 폴 쉘던에게 있었다기보다는 폴 쉘던이 쓴 환상적인 작품 내에 존재하는 가상의 히어로(혹은 헤로인)이었던 것이다. 애니는 자기의 머리 속에 존재하는 완벽한 '미저리'를 꿈꾸며 그 창조자인 폴을 압박하여 자신이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작가와 창작 캐릭터, 작가와 독자, 독자와 작품 캐릭터의 수용관계, 역할관계가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이 있으리오.

이 영화를 숨막히게 이끌고 가는 것은 단연 캐시 베이츠의 무서운 연기. 평소 사모해마지 않던 스타작가를 침대에 누이고 고이 스프를 갖다바치던 그가 조금씩 감정이 격해져서는 자제력을 잃으며 손에 든 스프를 흘릴 때, 흥분하여 한 손에 석유(시너)통을 든 채 누워있는 폴 쉘던의 주위에 석유를 뿌릴 때.. 그 광기와 두려움을 극대화된다. 독자는 폴 쉘던이 다리가 부러진 채 고립되어 애니의 손아귀에서 죽을 순간만을 기다리는 것에 대해 절망한다. 애니는 폴의 수작을 알고 있으며, 폴은 애니의 흉폭함을 제어하기 위해 쩔쩔맨다.

독자(영화관람객)의 호흡을 사로잡는데 귀신인 스티븐 킹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과 그러한 살벌함을 영상으로 옮긴 로브 라이너 감독의 재능이 찰떡궁합으로 맞아떨어진 작품. 오래 전 험프리 보가트 갱스터무비 시절의 여배우 로렌 바콜이 폴 쉘던 소설의 에이전트로 출연한다. 몰라 보겠다. ^^ (박재환 2002/6/17) 

Misery (1990)
감독: 로브 라이너 (Rob Reiner)
출연: 제임스 칸, 캐시 베이츠, 리처드 판스워스, 로렌 바콜
91년 오스카여우주연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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