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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락원] 모델들의 귀신놀이 본문

호러, 무서운 영화들

[주락원] 모델들의 귀신놀이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2.23 10:43


[Reviewed by 박재환 2004-2-18]
 
요즘 가장 각광받는 홍콩 영화감독이라면 아마도 유위강일 것 같다. 카메라 감독으로 출발하여 왕정 사단의 일원으로 수많은 '香港的'영화를 대량생산해내던 유위강 감독은 최근 [무간도]시리즈를 내놓으며 일약 홍콩영화계의 슈퍼스타가 되었다. 그가 복잡하게 꼬인 [무간도] 속편을 잇달아 만들면서 언제 여력이 남았는지 그 와중에 영화 한 편을 더 만들었으니 바로 [주락원]이라는 호러 물이다. 그것도 그냥 호러 물이 아니라 홍콩에서는 오랜만에 만나는 3D입체영화이다. 그러니까 셀룰로이드를 댄 안경을 써야만 제대로 볼 수 있는 깜짝 영화이다.

홍콩에서의 입체영화의 역사는 자료가 없어 알 수 없으나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그다지 영화팬의 관심을 끌만한 영화기술은 아니었다. 내가 기억하는 홍콩 입체영화는 [비도권운산] 단 한편 밖에 없으니 말이다. (한국에서는 몇 년 H.O.T.가 출연한 25분 짜리 [평화의 시대]라는 입체영화가 있었다.) 어쨌든 유위강 감독은 카메라감독 출신답게 카메라의 트릭을 맘껏 선보인다. 게다가 호러영화이니 입체영화의 공포감은 기대를 가질만하지 않은가.

영화는 14년전 어느 놀이동산에서의 사고에서 시작된다. 커다란 물레방아 놀이기구에서 한 여자꼬마애가 떨어져 죽는다. 그 날 이후 무슨 저주라도 씌었는지 사고가 속출하고 결국 그 놀이동산은 폐쇄된다. 놀이동산이 온통 잡초만 무성하고, 빙빙 돌던 놀이기구의 철판에 녹이 슬대로 슬었을 무렵 한 신문기자(소정남)가 호기심에 이 놀이동산에 들어온다. 이 곳에 가까이 오지 말라는 무서운 놀이동산 지킴이 아저씨의 충고를 무시했다가 그는 귀신에 의해 홀연히 사라지고 만다.

그렇게 오빠가 행불불명된 후 옌(진문원)은 오빠를 찾아 나선다. 옌의 어머니(惠英紅)는 일종의 영매이다. 옌은 엄마의 직업이나 평소 하는 이상한 행동이 맘에 들지 않았는데 오빠마저 행방불명되자 엄마의 제지를 무릅쓰고 오빠를 찾아 나선다. 옌은 철없는 친구들을 끌어 모아 놀이동산으로 몰래 잠입한다. 여기에 모인 겁없는 젊은이들이 바로 옌과 Ken, Pinky, 山, Dan,YY,家豪이다. 일곱 명의 청춘이 놀이동산에 갔다가 결국 알 수 없는 존재와 기운에 의해 하나씩 죽임을 당한다.

옌도 죽음 일보 직전까지 가는데 위기일발의 순간 '영매-퇴마사' 어머니가 나타나서 목숨을 구해준다. 이후 어머니와 귀신(유령=강시=고스트)과 일대일 결투를 벌인다. 결국 퇴마사 엄마는 자신의 희생으로 딸을 살리고, 놀이동산에서 죽어간 모든 떠도는 영혼들에게 안식을 준다.

이 영화는 사실 굉장히 재미없고 따분한 호러물이다. 그러나 몇 군데 흥미로운 구석도 있다. 영매-퇴마사인 어머니의 귀신 퇴치법이 아주 독특하기 때문이다. 임정영(林正英)이래 홍콩호러물의 정통적 귀신퇴치법이란 강시의 이마에 부적을 붙이거나 오리의 핏물을 뒤집어씌우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 등장하는 퇴마사는 특이하게도 구닥다리 카메라를 이용한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죽은 사람을 보고, 사진을 찍는 행위를 통해 억울하게 죽은 영혼을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영매가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놀이동산 지킴이 유령을 물리친 후 옌은 어머니의 뒤를 이어 놀이동산의 원령들을 하나씩 거두어들인다. 그 방식은 카메라로 이들을 하나씩 사진에 담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원귀들을 돕는다. 마지막으로 옌은 이 사진들을 불태운다. 불꽃과 함께 사진 속 원귀들은 드디어 이승과 하직을 하게되는 것이다.

이승과 저승 사이의 틈바구니에 낀 존재들의 이야기는 일본영화에서 많이 보아왔다. 이런 중도에 낀 영혼에게 행복했던 한 순간을 비디오로 담아주는 방식을 보여준 [원더풀 라이프]에서는 진한 감동을 주기까지 했다. 그런데 홍콩판 [주락원]에서는 그러한 컨셉은 빌려 오기 했는데 그다지 감흥이 없다.

이 영화에는 한국영화팬에게는 낯선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우선 영매 역을 맡은 혜영홍(惠英紅)은 홍콩의 중년배우이다. 이 여배우가 바로 제 1회 홍콩 금상장 여우주연상 수상한 배우이다. 무협 TV드라마에서 줄곧 주연을 맡은 배우이다.

 

  주인공 옌 역을 맡은 진문원(陳文媛)은 모델 출신이다. 그다지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몸매는 역시 모델 급이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갈 때 흘러나오는 주제가 '快樂完'을 직접 부르기도 했다. 오빠 역으로 아주 잠깐 출연하는 소정남 역시 모델로 홍콩 연예계에 데뷔하여 음반까지 낸 차세대 스타이다.

영화에서 가장 덜렁대는 DAN으로 출연하는 배우 증국상(曾國祥)은 바로 홍콩배우 증지위의 아들이다. 아버지의 희극적 유전자를 물려받은 셈이다. 극중에서 비참하게 죽는 YY역의 이롱이(李蘢怡) 역시 모델 출신.

이들 외에 핑키 역의 CHERMAN BOONYASAK와 산 역의 MATTHEW PAUL DEAN, 켄 역의 PUBATE MAGANIT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태국 배우들이다. 태국에서는 나름대로 인기 있는 연예인이다. 특히 CHERMAN BOONYASAK는 태국에서는 톱 스타란다.

거의 (한국에선) 무명의 모델 출신 신인 연기자가 나와 짜증나는 연기를 보여준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톱스타말고 이런 싱싱한 연기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기특하기도 하다. [Reviewed by 박재환 2004-2-18]

咒樂園
감독: 유위강
출연: 진문원(陳文媛), 장영강(張穎康),혜영홍(惠英紅),이롱이(李蘢怡),소정남(蕭正楠)
홍콩개봉: 200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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