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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비도 -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 장철 감독의 기념비적 무협작품 본문

중국영화리뷰

[독비도 -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 장철 감독의 기념비적 무협작품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2.23 10:26


[Reviewed by 박재환 2005-4-7]
 
 짐작하다시피 장철의 [독비도]를 제대로 이야기하자면 영화평론가 정성일 씨처럼 소싯적 이야기부터 해야할 것이다. 정성일 씨는 어느 글에서 자신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본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의 장면들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음을 흥분해마지 않으며 자랑했다. 나는 아무리 기억을 되짚어 보아도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본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다른 영화가 어렴풋이 기억된다. 그 영화는 바로 [외팔이 권왕 머시기](獨臂拳王勇戰楚門九子]라는 영화였다. 줄곧 외팔이 행세를 하다가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에 숨겼던 팔로 상대를 공격한다는 작품이었다. 장철 감독의 67년도 작품 [독비도]가 엄청난 인기를 끈 후 쏟아진 수많은 아류작 중의 하나이다.

   (1922년 출생의) 장철 감독으로선 [독비도]가 7번째 감독 작품이다. 쇼 브라더스의 소일부(邵逸夫)에게 합류한 뒤에는 [蝴蝶盃](65), [虎俠殲仇](66), [邊城三俠](66), [斷腸劍](67) 이후 다섯 번째 작품이다. 실제 이 영화는 그 해 홍콩 극장가에서 100만 元의 흥행기록을 수립했다. 주성치의 [쿵푸 허슬]이 6천 만元을 넘어선 지금과 단순비교할 수는 없다. 당시의 극장시스템이나 화폐가치 등을 비교해서 말이다. (이 작품이 홍콩 최초의 100만元 흥행영화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64년도에 진정파(陳靜波) 감독[금독수리](金鷹)란 영화가 첫 작품이라고 한다.)

  [독비도]는 장철 감독의 절친한 친구인 소설가 김용의 베스트셀러 [신조협려]에서 주요한 모티브를 얻어왔다. 역시 김용의 친구이기도한 예광이 시나리오 작업을 했는데 소서 [신조협려]를 잠깐 소개하면 이렇다. 영웅무협 곽정과 황용 부부는 옛친구 양강의 아들 양과를 거두어 무술을 전수하러한다. 곽정의 딸 곽부는 천생이 모가 나서 불쌍한 양과를 골탕먹이는 것을 낙으로 삼는다. 그런 곽부가 어느날 양과의 오른팔을 칼로 잘라버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양과는 분노에 치를 떨며 곽정의 집을 떠나간다. 이후 무술을 연마하여 천상천하 제일의 무협 대영웅이 되는 것이다.

  영화 [독비도]에서는 주인공 방강(왕우)이 양과와 비슷한 운명에 놓인다. 금도문(金刀門)파의 장문인 제여풍(전풍)이 어느날 밤, 자객의 습격을 받는다. 충실한 하인(곡봉)이 목숨을 바쳐 주인의 생명을 구한다. 제여풍은 하인의 어린 아들 방강을 자신의 문하로 받아들여 무술을 전수해준다. 세월은 흘러 왕우는 장년이 되지만 제여풍의 철부지 딸 제패(반영자)의 놀림을 받는다. 더 이상 그 집에 머물러 있기가 곤란하게된 방강은 흰눈이 쏟아지는 날 밤 몰래 집을 빠져나온다. 그런데 이때 철부지 딸과 못난이 사형 둘이 방강을 막아선다. 순간 철부지 딸의 칼날이 방강의 오른팔을 그만 싹뚝 잘라 버리고 흰 눈 위에는 붉은 피가 점점이 떨어진다. 분노와 좌절의 눈빛를 보이며 방강은 비틀거리며 떠나간다.

  이후 왕우는 소만(초교)에게 발견되어 겨우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그리고 소만의 집안에 숨겨둔 비결서(左手圖譜)를 통해 부러진 칼과 하나뿐인 팔을 활용한 독비권법을 익힌다. 아내가 된 소만은 팔이 하나뿐인 남편이 시골마을에 숨어서 평화롭게 살기만을 원할 뿐이다. 하지만 사부이자 은인인 제여풍의 목숨이 위태롭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자 다시 강호로 돌아오게 된다.

  방강은 팔이 하나 뿐인 핸디캡을 이겨내고 금도쇄법을 이용한 소면이랑(笑面二郞) 정천수와 장비신마(長臂神魔)를 무찌르고 사부의 목숨과 사문의 명예를 지켜낸다. 그리곤 머물러 달라는 사부의 청을 거절하며 돌아선다. 아내와 함께 언덕을 넘어 평화를 찾아 떠나는 것이다.

  [독비도]는 67년에 홍콩에서 개봉되어 100만 元이상을 벌어들였고 장철 감독은 한순간에 신파무협의 최고봉이 되었다. 왕우는 무협영화의 초절정 인기스타로 부상했고 말이다. 근 40년이나 된 [독비도]는 요즘 보면 유치한 코웃음을 칠만하다. 특히 소면이랑 일당이 가위손 같은 것으로 제여풍의 수제자들의 칼날을 막는 것은 코믹하기까지 하다. 실제 이 영화가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심야상영될 때 그 어색한 코드 탓에 객석에선 간간이 폭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무협영화의 기본적인 설정이나 갈등구조, 해결방식, 표현방식은 다 갖춰진 완성도 100%의 작품임은 부인할 수 없다. 사부와 사문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과 정말 팔 하나도 기꺼이 바치는 희생정신 등은 단순한 남성미학으로만 한정지을 수는 없다. 이런 사지절단의 표현방식은 장철 감독으로 하여금 비장미의 화신, 혹은 새디스트라고 할 만큼 깊은 충격을 안겨준 것이다. 왕가위 이전에 이미 장철은 이 영화에서 흔들리는 핸드헬드 카메라 기법을 충분히 사용했다. 장철 자서전에 따르면 이 영화 찍을 당시 촬영장에선 경험많은 촬영감독의 권위가 보통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 사람들이 장철 감독의 영상미학을 제대로 이해 못하고 옛 방식만 고집하자 장철은 자기 말대로 따르는 어린 촬영기사(광漢樂)를 하나 더 써서 이 영화를 완성시켰다고 한다.

  이 영화는 이후 여러 차례 리메이크 되었다. 서극 감독 조문탁 주연의 [서극의 칼](刀)의 오리지널이 바로 이 작품이다. 오현리 씨의 [중국무협영화]라는 책에 따르면 "... [외팔이]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이 무사로 등장하는 몇 편의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이대엽이 외팔이로 등장하는 작품도 있었고, 오지명이 외팔이가 되는 [석양에 떠나가다], 그리고 김지수가 맹인 여검사로 등장하는 [비연맹녀] 등이 있었다. 또한 놀랍게도 오영일이 주연을 맡은 [팔 없는 검객]이라는 영화도 있다..."고 한다.

  참, 김용의 첫 번째 소설 [서검은구록](고려원 출판제목: 소설 청향비)을 보면 홍화회(紅花會)의 두 번째 주요인물 무진도장(無塵道長)이 외팔이로 등장한다.

  참참, 이 영화는 스펙트럼DVD에서 쇼브라더스시리즈로 작년 연말 DVD가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되었다. 함께 수록된 장철 감독에 대한 다큐가 볼만하다.
   [독비도]는 오랫동안 쇼브라더스의 필름창고에 보관되어 있다가 최근 셀레스트영화사에 의해 디지털리마스터링을 거쳐 DVD로 출시되었다. 작년 8월 디지털방식으로 만들어져서 홍콩 극장에서 시사회를 가질 때 왕년의 쇼 브라더스 스타들이 대거 참석하였었다. 장철 감독은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왕우와 초교 커플이 무대에 올랐고 이들 외에도 곡봉(谷峰), 증강(曾江), 나망(羅莽), 오탁희(吳卓羲), 엽선(葉璇) 등이 모습을 나타냈다. 초교는 증강의 부인이다. 이 자리에서 초교는 당시 왕우가 스포츠카를 몰며 걸 헌팅에 빠져있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원래 유명한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는 초교보다는 얄미운 반영자가 더 눈이 간다. 딱 [신조협려]의 '양부'이다.   (박재환 2005/4/7)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 외팔이 검객 獨臂刀 (독비도)
홍콩개봉: 1967/7/26
감독: 장철(張徹)
각본: 장철, 예광(倪匡)
액션감독: 유가량, 당가
제작: 쇼브러더스 邵仁枚
출연: 왕우, 반영자, 초교, 황종신, 전풍, 곡봉, 유가량
네이버영화정보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3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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