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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리뷰

[로즈] 주윤발과 장만옥의 눈물의 멜로드라마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2.23 09:56

[Reviewed by 박재환 1999/8/4]  홍콩출신 배우 중에 외국에서도 변함없이 그들 이름 값을 하는 배우는 성룡, 이연걸, 주윤발, 홍금보, 장만옥, 양자경 등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미국인들에게 있어서는 이소룡 말고는 특별히 관심갖고 지켜보는 배우가 없다. 근래들어 성룡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말이다. 주윤발은 <리플레이스먼트 킬러>와 <커럽터> 등 이미 두 편으로 미국시장을 탐색해 보고 있지만 아직은 그다지 신통찮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미국 영화제작자 입장에선 미국 시장만이 아니라 특정지역의 시장을 노리고 (중국, 동남아, 혹은 미국내 차이나타운 같은 식으로) 주윤발의 상품성을 계속 키우고 있다. 주윤발이 최근 조디 포스터와 공연한 <안나와 왕>이란 영화에서의 개런티는 미화 500만 달러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이소룡은 브루스 리로, 성룡은 재키 찬으로, 주성치는 스테판 쵸우로 알려진 현실에서 주윤발은 여전히 '초우 윤 파트 (광동식발음 표기임)'로 미국에서 알려질 수 있는 것은 그만큼 그의 골수팬 (혹은 오우삼의 열혈팬)이 많다는 말이다.

한편 여자는? 양자경이 '007영화'로 반짝한 것은 사실이나 이제 나이를 생각해야하는 액션 스타로서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반면 장만옥은 프랑스 남자와 결혼한 후 오히려 외국시장으로의 진출이 더욱 용이해진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장만옥은 왕가위 영화에만 스케줄이 잡혀 있는 것이 아니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밀레니엄 프로젝트로 알려진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 출연할 예정이다.

지금은 이렇게 홍콩 내의 영화시장보다는 서구시장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 주윤발-장만옥 이 두 사람이 공연한 것이 있을까? 놀랍게도 그들은 15년 전 1985년에 <메이꾸이더 꾸서 (장미의 이야기)>라는 영화에서 공연한 적이 있다. 장만옥이 런던에서 공부하다가 홍콩에 넘어와서 미스홍콩 대회에 나가 상 탄 것이 1983년도의 일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미스홍콩 출전은 가장 확실한 연예계 진출의 한 방법이었다. 장만옥 역시 곧 스크린에 진출한다. (하지만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한 동안은 연기력에 대한 검증을 받지 못하고 이런 저런 영화에서 분위기만 띄운다든지 그냥 예쁜 꽃 한송이로서의 대접을 받아야했다. 하지만, 장만옥은 이 영화와 같은해 개봉된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에 애인으로 출연하면서부터 사실 조금씩 연기자의 길을 가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둘이 함께 공연한 이 영화는 당시에나 지금에나 빅 뉴스감에는 분명하다. 멋진 남자, 홍콩 최고의 로맨틱 영화의 주인공 장만옥이 갓 스크린에서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 장만옥과 공연한다니 말이다. 그러나, 영화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상당히 실망스런 영화이다. 보고 있노라면 짜증이 나서 리모콘을 집어 던질만큼 한심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양범 감독이 프랑스 현지로케까지 하며 만들어낸 대작(?)이다. 그리고 홍콩 개봉시 문예물(액션이나 사극이 아닌 로맨틱 장르로서는) 드물게 빅 히트를 한 작품이다. 그것은 물론 양대 스타의 이름값 플러스 적당히 눈물나게 하는 스토리 때문에 안정적 흥행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다시 찾아보는 것은 사실 슬플만큼 '덜 된' 영화이다.

최근 양범 감독은 15년만에 이 영화를 다시 꺼집어내어 재편집하고, 음악과 더빙을 새로 하고, 요즘 유행인 디지털 작업으로 새롭게 개봉시킬 것이라 발표했다. 얼마나 나아질까? 홍콩의 연예신문기자가 이 사실을 장만옥에게 전하며 보고 싶냐고 하니까 그다지 볼 마음이 없는지, 옛날 좋았던 감정을 간직하고 싶다고만 했다. 옛날 좋은 감정?

이 영화에서 장만옥 캐스팅의 이유는 명확하다. 미스홍콩 출신의 유명세다. 그리고, 미숙한 연기력을 커버하기 위해 장만옥의 풋풋한 매력과 패션 하나로 근근히 버텨내려고 한다. 장만옥은 이 영화에서 수영복에서부터 웨딩 드레스, 중후한 아줌마 옷까지 다양한 패션을 선사한다. (↓캡쳐 이미지 참조) 워낙 자주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 영화가 재미없음 장만옥이 입고 나온 옷 가짓 수를 세고 있는 것이 차라리 영화보는 재미일지도 모른다.

음. 이렇게 말하면, 박재환이 장만옥 싫어하고, 이 영화를 너무 헐뜯는것 같아 보이겠다. 사족을 붙이자면... 장만옥이 제대로 연기를 하기 시작한 것은 데뷔 후 한참 있다가 일 것이다. 왕가위도 아마 워낙 답답해서 <열혈남아>에서 마스크 채우고 입 다물고 가만 있거라..했는지 모를 일이다. ^^ 물론 그런 연기과정을 거쳐 장만옥은 오늘날 홍콩최고의 명성과 影后(무비 퀸)소리를 들으니 말이다.

영화 줄거리는 대강 이렇다. 남매가 있었다. 주윤발과 장만옥. 장만옥의 극중 이름이 바로 이 영화의 제목인 로즈(메이꾸이)이다. 주윤발은 사업에는 별달리 감흥이 없고 그림 그리기와 여동생 재롱 보는 낙으로 살아간다. 장만옥은 마치 만화 <다리아>에 나오는 동생 '퀸'처럼 맨날 이 남자 저 남자랑 데이트하며 사는 게 낙이다. 가장 짜증나는 것은 오빠랑 식당에 갔다가 저쪽에 앉아있는 멋지게 생긴 남자에게 혹~가서는 그 동안 사귀던 남자 차 버리고 또다시 매달리는 것이다. 게다가 오빠가 아무리 그 남자는 이미 약혼녀가 있다고 타일려도 소용없다. 가정파탄을 일으키고도 자기 로맨스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그 남자가 결국 자기 말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자, 아주 비련의 주인공이나 되는 것처럼, 이곳이 싫어요..하고는 파리로 날아가 버린다. 그러다가 주윤발이 병으로 죽자, 로즈는 홍콩에 돌아온다. 그리고 또 옛날 그 남자를 못 잊고 방황하다 한 남자를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자기 오빠 주윤발과 생김새가 너무나 닮은 "슈아이 꺼"(중국어로 박재환같이 생긴 사람을 일컫는 말임)를 만나는 것이다. 주윤발이 이 영화에서는 그러니까 장만옥의 오빠와 연인 역으로 1인2역을 하는 셈이다. 그리곤 이제 로즈의 방황은 끝. 오빠를 무척 닮은 슈아이꺼와 결혼을 약속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누선자극의 로맨스 물이다. 식장에서 丈夫를 기다리는 로즈. 주윤발은 차를 몰고 가다, 사고를 당한다. 그리곤 죽는다. 에구 슬퍼라...

주윤발은 역시 듬직하고 매력있는 남자 역을 맡았다. 역시 홍콩배우 중 최고의 멜로드라마 히어로 답다. 장만옥은 어쩔수 없이 오빠 주윤발의 연기 그늘과 카리스마에 가리고 말았다. 발랄하고, 깜찍하고, 철없는, 그리고 순진한 연기라고 한다면 잘 한셈이고, 오늘날 주윤발의 이름에 걸맞은 장만옥의 연기를 볼려고 했다면 대단히 실망스런 연기였다. 순전히 감독이 나쁜 놈이었다.!!!

아마, 주윤발이나 장만옥에게는 다시 보기 싫은 작품일 것 같다. 나도 이 영화를 두번 다시 보고 싶진 않다. 단지 두 스타가 공연한 것이 궁금하다면 굳이 찾아보기 바란다. 그리고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멜로 드라마팬에게는 판에 박힌, 낯익은 스타일의 영화이니 거부감은 나같이 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권하고 싶지는 않다. 장만옥은 <첨밀밀>에서 가장 예쁘고, 연기 잘 했다고 생각한다.

윤발이 꺼거는 이 영화의 재상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런지 궁금하다. 

메이꾸이的故事 (1985) Lost Romance Story of Rose
감독: 양범 (楊凡)
주연: 주윤발, 장만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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