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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리뷰

[국화차] 맑고 청순한 중국 사랑이야기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2.22 22:09

[Reviewed by 박재환 2001-4-30]    한국영화팬들이 일반 극장을 통해 관람할 수 있는 중국영화는 연중 몇 편에 불과하다. 최근에도 <소무>, <북경잡종> 등이 아주 제한적으로 개봉되었고, <집으로 가는 길>이나 <책상서랍 속의 동화> 같은 '특별한' 영화가 수입사의 '특별한' 배급정책에 의해 개봉될 뿐이었다.

상당수의 중국영화들이 수입되고 있지만 실제 개봉되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 영화의 국내 흥행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홍콩영화와는 비교할 수 없는 낮은 인지도의 중국배우로는 한국내 흥행이 거의 무망하다고 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상은 이웃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에서는 홍콩영화나 중국영화, 그리고 가끔은 대만영화 등이 아트계열 극장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순회상영될 뿐이다. 중국현지에서도 자국영화의 제작 편수가 해가 갈수록 떨어지면서 관객들은 오락위주의 대작영화에만 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각종 해외영화제에서 각광받고 있는 중국영화들은 오히려 중국내에서는 대학가에서나 순회상영되는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이런 판국에 새로운 신진감독이 스타감독으로 부상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 <국화차>라는 영화는 그러한 중국영화의 폐쇄성과 정체성에 비추어 꽤나 특별한 영화이다.

만약, '관객과의 대화시간'에 감독을 실제 본 사람은 이 깔끔하게 생긴 미남이 정말로 중국영화감독일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니 말이다.

배우 뺨치는 외모의 진천(金琛) 감독은 이미 98년 그의 극영화 데뷔작 <인터넷시대의 사랑(網絡時代的愛情)>으로 중국 젊은이들의 찬사를 받았었다. 감독은 자신의 영화가 중국 국내에서는 먹히지 않을 신세대영화이기에 해외영화제 출품을 준비했었지만, 뜻밖에도 중국각지의 영화팬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물론, 외국영화제에서도 인기를 끌었고 말이다.

◇ 국화차를 좋아하시나요?

영화가 시작되면, 관객들은 마치 신혼부부가 수줍어하며 치르는 첫날밤 같은 상황을 대면하게 된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그만 자죠."라는 여자의 소리에 남자는 주섬주섬 옷을 벗고는 자신의 침대에 눕는다. 여자는 자신의 침대에 누워있다가 남자의 손을 꼭 쥐고는 "미안해요"라고 말한다. 여자가 "손이 참 따뜻하군요."라고 하자, 남자는 "손이 차군요"라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이들은 잠이 든다.

이 영화는 이들이 어떤 사이인지, 그리고 그 대사가 어떤 의미인지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영화의 배경은 중국의 어느 변경지방이다. 차가운 바람과 눈, 얼음으로 뒤덮인 호수가 한편 얼씨년스럽게 만든다. 마지앤신은 이곳의 철도보수 작업원이다. 그와 동료들은 마치 야학을 다니듯이 부설학교에 다닌다.

어느날 새로운 선생님이 부임하게 된다. 바로, 리웨이화 교사. 교장선생은 이들 늦깍이 학생들에게 주의를 준다. 이번에 오실 선생님은 심장병이 중하니 절대 화내게 하면 안된다고. 바로 그 심장병 선생님이 바로 여주인공이다.

남자는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지만 지극히 내성적인 성향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은 이내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둘의 공통점이 있다면 국화차를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것.

둘은 우여곡절 끝에 결혼한다. 하지만, 여자의 병때문에 정상적인 부부관계는 맺지 못하고, 첫장면에서처럼 "미안해"와 "손이 차가와"라는 대사만 거듭하고 잠이 든다. 그러던 중, 남자의 친한 친구가 갑작스레 교통사고로 죽게 된다. 이 일 때문에 이들 부부는 삶과 죽음의 허망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처음으로 육체적인 사랑을 나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는 어린 꼬마의 나레이션이 흐른다.

◇ 중국 신세대의 사랑에 대한 고찰

사실, 이 영화는 중국 최초의 성애(性愛)영화라고 소개되었다. 하지만, 보고나면 이 영화가 에로물이 아니라 제대로 만든 러브스토리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수줍고 부끄러워하며 사람사귀기를 극히 꺼려하는 남자와 청순가련형의 여자주인공이란 많은 영화들에서 이미 보아온 캐럭터이다.

진천 감독은 아주 추운 곳에서, 아주 따뜻한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만들어내었다. 간간히 만들어내는 상황의 유머스러움은 관객을 영화시작 5분도 안되어 완전히 매혹시키고 만다. 그것은 전적으로 남자 주인공의 무뚝뚝함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적인 순진함과 여자주인공의 청순함때문이다.

트럭기사에게서 전해들은 '수면제 개그'와 '고비사막에 존재한다는 물고기 화석'에 얽힌 사연 등은 관객들을 이 영화가 한없이 착하고 재미있는 영화임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 멀리 기차 기적소리가 나고, 찬란한 태양이 떠오르면서 행복한 미소를 짓는 주인공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내며 함께 행복해지는 것이다.

영화상영이 끝난 후,감독은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 마지앤신 역의 천지앤빈(陳建斌)이 바로 이 영화의 각본을 썼다고 밝히자 관객들은 감탄을 하였다. 감독은 관객들의 즐거운 표정을 보고는 꼭 중국에 돌아가서 이 사실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진천 감독과 천 지앤빈은 중국의 중앙연극아카데미 동기라고 한다. 진 감독은 한마디 더 붙여, "지금 남자주인공 천지앤빈과 여자 주인공 우웨이(吳越)가 현재 실제로 영화처럼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그러자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아마, 이 순간이 영화제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 초청 게스트와의 즐거운 만남의 순간일 것이다. 

菊花茶 (2001)
감독: 진천 (金琛)
주연: 천지앤빈(陳建斌), 우웨이(吳越)
한국공개: 2001년 2회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J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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