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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진웅 “그래서, 어쩔 건데?” (독전 인터뷰)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18.07.12 08:20

[인터뷰] 조진웅 “그래서, 어쩔 건데?”

2018-05-23 11:18:43


 

배우 조진웅은 2004년 <말죽거리잔혹사>에서 권상우에게 많이 맞는 단역으로 영화에 데뷔했다. 아마도 시청자에겐 2009년 KBS주말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바이크를 사랑하는 덩치 큰 부루터스 리를 더 잘 기억할지 모르겠다. 그 즈음 영화 <국가대표>에서 인상적인 해설자로도 눈도장을 찍었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부지런히 자신의 아우라를 쌓고 있는 그가 최근 영화 <독전>에 출연했다. 드라마 ‘시그널’에서의 이재한 형사를 기억한다면 이번 영화에서 다시 형사를 맡았다는 점에서 기대가 클 것이다. 조진웅은 이번 작품에서 마약조직의 잡히지 않는 보스, 유령 같은 존재인 ‘이 선생’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 형사 ‘원호’를 연기한다. ‘무간도’ 주인공처럼 정체를 숨기고 위험한 작전을 펼치기도 한다. 그를 만나 영화 <독전>이야기와 팬과의 관계, 그리고 그가 끔찍이 사랑한다는 롯데야구 이야기를 나눠봤다. 개봉을 앞두고 지난 18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이다. (▶영화 '독전'리뷰)

 

*[스포일러주의] 영화내용을 일부 노출합니다!!!*

 

영화 <독전>을 본 사람이라면 마지막 장면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이해영 감독은 깔끔한 결말 대신 ‘열린 해석’이 가능한 방식을 택했다. 조진웅은 여기에 대해 불만(?)이 조금 있는 모양이다. “이걸 왜 열린 결말로 가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누가 누굴 죽였다는 것을 다 보여주는 것은 유치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물론 그 장면 촬영하면서 딜레마에 빠졌었다. 시사회 때 영화 같이 본 매니저가 그러더라. 시원하게 달려오다가 갑자기 배신감을 느낀다고. 영화는 주관적으로 해석하니 말이다.”

 

그럼, 조진웅은 영화 라스트 씬을 어떻게 처리했으면 생각할까. “스크립트에 나와 있는 것만 연기했다. 제가 다른 의미까지 붙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감독이 원하는 지점에서 의도한대로 연기해야지”란다.

 

그러면서 자신은 결국 류준열이 연기한 ‘락’에게 엮인 셈이라고 말한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희한하게 류준열이란 배우에게, 그가 연기하는 락에게 말려들더라.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자신에게 질문을 하게 된다. 뭐가 이리 복잡하지? 사는 게 그렇지 않을까. 그래서 그냥 개연성 없이 달려가 보자 그랬다. 많은 생각 안하려고 했다. 형사 입장에서 보자면 락을 쳐다보거나, 그 놈을 어떻게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연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나 좀 봐’, 이렇게 말을 붙이게 만들더라. 이상하게 말리는 기분이다. 내리막길에서 자전거를 탄 느낌. 내가 선택한 것이지만.”이란다. <독전>에서 조진웅과 류준열의 연기 케미가 기대되게 하는 소감이었다.

 

(스포일러를 최대한 자제하자면) 고(故) 김주혁은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사악한 중국 길림성 마약왕으로 나온다. 조진웅이 거의 죽을 뻔하는 순간 ‘마약조직에서 내쳐진’ 류준열이 구해준다. 형사 조진웅은 싱숭생숭할 것이다. 그 장면을 물어봤다. “머리를 마구 털면서 정신 차려, 정신 차려 그러는 장면이 있다. 락이 손을 내밀 때 잡을 순 있다. 자신을 살려준 사람인데.”

미묘한 순간이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변하는 결정적 순간이다. “그런데 그 손을 잡아버리면 영화는 그냥 끝나는 거죠. 그 여리여리한 놈이 어떻게 정확한 조준사격을 할 수 있는지...라며 미묘한 지점을 이야기한다. ”어쨌든 많은 부분에서 말려든 셈이다.“

 

조진웅은 이 영화가 오락영화라고 거듭 강조한다. “원호에게는 따로 전사(前史), 프리퀄에 해당할 이야기가 없다. 대충 딱 봐도 느낌이 오는 그런 오락영화이다. 쭉 달려가면 되는 거다. 이해영 감독은 상업영화를 가지고 관객에게 불편함을 전달하려고 한 것 같다.”면서 결말에 대해 한 번 더 불만(?)을 털어놓았다. “열린 결말이라고 하지만 나는 소화가 잘 안되더라. 왜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죠 감독에게 그랬다니깐. 기승전결에 익숙해져있는 모습이 아닌가 스스로 생각한다.”

 

마치 자동차광고, 혹은 타이어CF같은 멋진 겨울나라 설산, 황량한 도로가 마지막에 등장한다. 조진웅은 차를 타고 그곳으로 누군가를 만나려 간다. 노르웨이에서 찍었단다. “설국, 오두막, 턴테이블, 커피. 대충 느낌이 오잖은가. ‘씬 다이어트’가 상당히 된 것이다. 아깝긴 하다.”고 말을 줄인다.

 

류준열 때문에 그런대로 소화가 되었다는 조진웅은 류준열의 팬에 대해 감탄하다가 자신의 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낸다. ‘부산싸나이’ 조진웅의 진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조진웅은 자신의 팬에 대해 ‘퉁명스럽게’, ‘까칠하게’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 특유의 거친 정을 표출한다. 그러다가 본심을 드러낸다.  “타격이 안 좋을 때가 있다. 분명 3할 타율대 타자이더라도 시즌 중에 슬럼프가 온다. 가족들도 타율을 올려주진 못한다. 유일한 것은 팬이다. <독전> 찍을 때도 정말 안 풀릴 때가 있었다. 감독 붙잡고 울고불고 하기도 한다. 집에서 담배 하나 물고 팬의 편지를 보았다. 고등학생이 쓴 글인데 ‘나를 보며 꿈을 키운다’ 뭐 이런 내용이었다. 그 순간 눈물이 나더라. 바보처럼 타율도 안 나오는 나를 바라보는 거다. ‘에이 촬영하다가 죽지 뭐’ 이런 각오를 하게 된다. 슬럼프에 빠질 때 팬이 아니면 극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조진웅은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 출연하면서 팬들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말한다. 팬미팅은 하는지 물어보자 “다른 배우들은 팬미팅하던데. 우리 애들은(물론, 이 말엔 팬에 대한 애정이 물씬 풍긴다) 전혀 생각을 안 하더라. 4~5년 전에는 하더니. 물론 내가 그런다. 그런 거 하는 배우들에게 가라고.”

 

조진웅도 최근 팬미팅 비슷한 것을 한 적이 있단다. 영화 <대장 김창수>개봉할 때. “백범로에 살 때였다. <대장 김창수>를 하지 않았으면 백범 김구선생님이 효창공원에 묻힌 줄도 몰랐을 것이다. 참배드릴 때 송구스럽더라. 만약에 뭔가 한다면 거기서 꼭 하고 싶었다. 그래서 영화개봉 때 한 200분 정도 모셨다. 백범로에 사시는 분 모시고, 저와 아내가 준비한 선물 나눠드리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눴다. 말하자면 팬미팅인 셈이다.”

 

조진웅은 ‘대장 김창수’, ‘백범 김구’에 애정이 깊다. “그 영화는 (만들기도, 흥행하기도 힘들 것이란 걸) 알면서 뛰어든 작업이다. 최민식 선배가 <명량>에서 이순신을 맡으면서 얼마나 부담이 컸었는지를 안다. 위대한 인물을 재현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이원태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맹세를 했었다. 영화라는 것은 역사를 남기는 가치도 있다고. 우린 이걸 꼭 남겨야한다고. 무조건 완성시켜 개봉시키자고. 그렇게 의기투합했었다.”

 

그러면서 “TV에서 대하드라마를 찍을 때 조선을 많이 다루면서 독립투사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야인시대> 이런 것은 있었지만, 왜 항일시대 극은 없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김구 3부작은 꼭 완성시킬 것이다. 20대 김구를 다룬 김창수, 젊은 김구, 그리고 독립투사 김구 3부를 그릴 것이다. 배우 조진웅이 같이 늙어가는 것이다”고 말한다.

 

조진웅은 이번 영화에서 고(故) 김주혁과는 뜨겁게 부딪친다. 그의 사고소식은 촬영장에서 들었단다. “분장실에 있는데 서현우가 뛰어 들어오며 ‘이거 이거’ 하더라. 그 때 뉴스를 보고 현장 모두가 망연자실했다”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분위기도 시무룩했고. 우린 이런대로 촬영해야하나 싶더라. 그렇다고 촬영을 접을 순 없잖은가. 다들 힘들어했었다”고 그 때를 회고한다. “주혁 선배랑은 처음 같이 연기한 작품이었다.”고 덧붙인다.

 

조진웅은 <독전>은 ‘답이 나온 범죄오락영화’라고 말하면서 “연기를 하면서 류준열의 눈을 지근거리에 보면 그 안에 무언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되더라.” 그러면서 엔딩에 대해서 덧붙인다. “엔딩은 우리가 대본을 만들어가며 찍은 것이다. 락이란 인물이 ‘어쩔 건대요’라고 물을 때 답이 없더라. 엄청나게 많은 단어가 머리에 맴돌았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머뭇거리게 되더라.” 그 대답은 관객들이 한번 찾아보는 것도 <독전>을 보는 재미이리라.

 

조진웅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찍을 때의 이야기도 한다. “나에게 질문을 가장 많이 한 영화는 ‘아가씨’였다. 영화에 푹 젖었다. 히노키탕에 들어간 것 것처럼. 너무 향기롭고. 영화의 향이 이런 거구나 하는 행복한 느낌이 들었던 작품이다.”고.

 

조진웅은 드라마도 열심히 보는 모양이다. ‘라이브’와 ‘나의 아저씨’를 재밌게 봤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롯데 자이언츠의 올해 성적에 대한 말해달라고 부탁해 보았다. “똑같죠. 올해도 우승. 안하면 그냥 확~□ □□□□□. 올해 안 하면 어렵다. 어, 작년에도 그랬었네.”란다.

 

영화 <독전>은 오늘(22일) 개봉한다. 15세관람가이다. (KBS미디어 박재환)

 


 

[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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