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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아버지와 아들과 찰리 채플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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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아버지와 아들과 찰리 채플린”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18.07.01 09:15


 

[2017.12.7] ‘미국의 경우’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TV에서 항상 만나볼 수 있는 영화가 있다. 종교영화 <십계>와 함께 프랭크 캐프라 감독의 <멋진 인생>(It's A Wonderful Life,1946)이란 작품이다. 세모에 어울리는 희생과 사랑이 듬뿍 넘치는 감동의 드라마이다. 근데,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크리스마스에 어울릴 영화가 만들어졌다. 임대형 감독의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라는 작품이다. 기주봉, 오정환, 고원희, 전여빈이 출연하는 독립영화이다. 게다가 흑백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충청남도 금산에 사는 모금산 씨는 직업이 이발사이다. 오래된 사진 속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시골의 작은 ‘마을이발소’에서 손님의 머리를 깎아준다. 최근 보건소에서 몸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내는 오래 전에 먼저 저 세상으로 보냈고, 영화감독을 한다는 아들은 서울에 있다. 동생과 제수씨가 가끔 찾아와볼 뿐 금산씨의 삶은 쓸쓸하다. 오직 동네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며 다른 사람을 ‘마주칠’ 뿐이다. 그런 금산씨가 큰 결심을 하다. 서울에 사는 아들과, 아들의 여자친구를 부른다. 그리고는 캠코더와 함께 시나리오랍시고 원고뭉치를 건네준다. “나를 위해 영화를 찍어 줘”라고. 금산씨는 젊은 시절 영화배우가 되고 싶었단다. 아들이 기억하는 아버지와 영화에 대한 유일한 연결점이다. 처음엔 시큰둥하던 아들도, 여자친구와 함께 조금씩 아버지의 모습을 담기 시작한다. 아버지가 하려고 하는 이야기, 아버지가 꼭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조금씩 펼쳐지는 것이다.

 

임대형 감독은 어릴 적 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했단다. 그래서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다른 것 같다고 말한다. 흑백으로 삶을 보고 싶은 것은 모금산 씨의 쓸쓸한 삶과 함께 임 감독의 조금은 독특한 시각이 낳은 결과물일지 모른다.

 

시골마을 이발소에는 항상 ‘유래를 알 수 없는’ 동양화 한 폭이 걸려있고, 아버지의 서가에는 뱉어내지 못한 속마음을 볼펜으로 꾹꾹 눌러쓴 일기장이 있다. 아들은 어설프게 찰리 채플린 흉내를 내는 아버지의 연기를 가만히 카메라에 담는다.

 

관객들은 아버지의 어눌한 이야기와 종잡을 수 없는 발걸음을 쫓아가다 마지막에 큰 선물을 받게 된다. 크리스마스에 모금산씨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 함께 찍은 영화를 보게 된다. 찰리 채플린은 ‘사제폭탄을 삼킨 남자’가 되어 종종걸음을 하고, 세상을 향해 미소를 보낸다. 누군가에게 가슴 따뜻한 미소를. 세상은 어둡고, 깜깜해도 불빛은 밝게 타오른다. 그렇게 아버지의 사랑도, 아들의 그리움도, 채플린의 뒤뚱뒤뚱 걸음걸이도 짙은 페이소스로 남는다.

 

모금산씨는 아내가 그립고, 사람이 그립고, 아들이 그리울 것이다. 야속한 세월 속에서 모금산 씨는 속으로 곰삭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영화 상영이 끝나고 불이 환하게 켜지면 스크린의 삶은 사라지고, 남은 자의 비루한 삶, 혹은 희망찬 내일이 이어질 것이다.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그런 영화이다. 크리스마스 츄리 제일 위에 빛나는 촛불처럼 빛나는 2017년의 수작이다. 2017년 12월 14일 개봉/12세이상관람가 (KBS미디어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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