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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화리뷰

에이리언: 커버넌트 (Alien: Covenant,리들리 스콧 감독,2017)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17.08.22 21:10

[영화리뷰] 에이리언 커버너트, ‘데이빗과 월터의 전쟁’

 

 

 

 

[박재환 2017-05-10]  올해 연세 80살(1937년생)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에이리언 커버넌트>로 돌아왔다. 스콧 감독은 일찍이 1979년에 첫 번째 <에이리언>을 선보였다. 이후 제임스 카메론, 데이비드 핀처, 장 피에르 주네 등 재능 넘치는 감독들이 속편을 만들며 ‘에이리언’의 신화를 만들어왔다. 그런데, 스콧 감독은 2012년 ‘에이리언’인 듯 아닌듯한 영화 <프로메테우스>를 내놓았다. 이후, 스콧 감독과 몇몇 감독들에 의해 에이리언의 속편, 전편, 번외편 등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도니 마침내 스콧 감독이 노구를 이끌고 <프로메테우스>의 속편 <커버넌트>를 내놓았다.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1편을 내놓은 뒤 그 뒷이야기를 기대했는데, 아무도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프로메테우스와 커버넌트를 만들게 되었다”고 밝혔다. 감독이 말하고자한 ‘에이리언’의 비밀은 무엇일까. 시간적으로 <프로메테우스>의 뒷이야기가 <커버넌트>이고, <커버넌트>의 이야기가 오래 전 나온 오리지널 <에이리언>1편으로 이어진다.

 

<에이리언 커버넌트>를 한번 보고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잠깐 <프로메테우스> 이야기를 하면 이렇다. 서기 2093년, 불멸의 삶을 누리고 싶은 억만장자 웨이랜드는 우주탐사선 ‘프로메테우스’를 우주로 보낸다. 지구 곳곳에 남아있는 고인류의 기록들을 토대로 우주 저 너머에 인류를 ‘처음 만든’ 누군가가 있다는 믿음으로. 인간만이 탄 것이 아니라 회장의 심복인 AI 데이빗(마이클 파스벤더)도 함께 우주로 떠났다. 그런데, LV-223 행성에서 그들이 만난 것은 ‘인류의 기원’ 혹은 인류를 처음 만든 엔지니어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에이리언’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괴한 생명체들이었다. 프로메테우스 승무원들은 처절한 전투를 펼치고, 아시다시피 다 죽는다. 아니, 여주인공 엘리자베스 쇼(누미 라파스) 박사와, 겨우 머리만 댕강 잘린 채 살아남은 AI 데이빗만 지구에서 수억 킬로미터 떨어진 행성에 남겨놓고서 말이다. <프로메테우스>의 마지막 장면은 쇼 박사가 데이빗의 머리를 수습하고, ‘엔지니어’들이 남긴 우주선을 타고, ‘엔지니어들이 모여 있을’ 행성을 향해 날아가면서 끝이 난다.

 

이 이야기를 이어받아, <에이리언 커버너트>는 프로메테우스 10년 후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2104년. 이번엔 커버넌트 호를 타고 우주의 식민개척지로 향하고 있었다. 이 우주선에는 데이빗보다 적어도 10년은 진화/발전한 AI 월터(역시, 마이클 패스벤더)가 타고 있다. 우주에서 전자기파를 맞고, 커버넌트는 본의 아니게 가까운 행성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희미한 전파가 잡혔기 때문이다.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 노래 소리가 섞여있었다. 아마도, 쇼 박사가 지구로 가고 싶은 바람을 전파에 실어 보냈는지 모른다. 그런데, 커버넌트 승무원들이 그 행성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만나는 것은 검버섯처럼 피어오르는 ’검은 포자‘이며, 이어, 디컨, 트릴로바이트, 페이스 허거, 제노모프 등 ’H.R.기거‘의 유산을 만나게 된다. 승무원들은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고, 월터는 이곳에서 유일하게 살아(?) 남은 데이빗을 만난다. 데이빗과 월터. 엔지니어는 인간을 만들었고, 인간은 AI를 만들었다. 피창조자끼리의 만남. 누가 더 기계적이고 누가 더 인간에 가까울지. 관객은 징그러운 괴물체와의 육박전속에, 4차산업혁명에 준하는 기계인간의 윤리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영화 <커버넌트>의 첫 장면은 ‘프로메테우스’ 출발 직전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웨이랜드 회장이 AI 데이빗에게 피아노 연주를 부탁한다. 데이빗은 바그너의 ‘라인의 황금’의 발할라 입성을 연주한다. 그 방에는 미켈란젤로의 거대하고 미끈한 데이빗(다비드) 석고상이 있고, 한쪽 벽에는 예수의 그림이 걸려있다. 인간(이자, AI의 창조주)인 회장과 데이빗의 창조와 영생에 대한 철학적인 문답이 오고간다.

 

이 장면은 영화 중반부에 AI 월터와 데이빗의 만남에서 이어진다. 피리로 음악을 연주하는 두 안드로이드. 하나는 습득에 의해 기계적인(?) 피리소리를 내고, 또 하나는 음악을 창조해 낸다. 감히, 창조의 영역에 이른 것이다. 데이빗은 홀로 그 행성에서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괴물을 창조해내고 있었던 것이다.

 

<에이리언>과 <프로메테우스>를 가로지르는 주제는 창조적 파괴에 대한 집념이다. 엔지니어가, 인간이 무언가를 절멸시키려 하고, 새로운 종을 창조해 내려고 한다. ‘커버넌트’는 ‘약속’이란 뜻히다. <성경>에서의 ‘언약’이다. 성경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처음 등장하는 ‘커버넌트’는 창세기에서 노아의 홍수 대목이다.

 

“내가 홍수를 땅에 일으켜 무릇 생명의 기운이 있는 모든 육체를 천하에서 멸절하리니 땅에 있는 것들이 다 죽으리라. 그러나 너와는 내가 내 언약을 세우리니 너는 네 아들들과 네 아내와 네 며느리들과 함께 그 방주로 들어가고..”

 

그 대목을 알고 보면, 영화 속에서 그렇게 죽음의 비가 내리고, 종의 절멸을 획책하는 근원을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데이빗과 월터는 갑자기 시(詩)를 이야기한다. ‘바이런’이 아니라 ‘샐리’의 작품이라는 그 시. 샐리가 1818년에 쓴 시의 제목은 ‘오지만디아스’(Ozymandias)이다. 그 유명한 ‘람세스 2세’의 그리스식 이름이다. 데이빗은 망령되게도 "내 이름은 오지만디아스, 왕 중의 왕. 나의 업적을 보라, 너희 강대하다는 자들아, 그리고 절망하라!"고 읊조린다.

 

그런데, 데이빗과 월터의 이름에 대해 조금 어이없는 정보가 있다. 애쉬(Ash)-비숍(Bishop)-콜(Call)-데이빗(David)에 이어 월터가 등장한 것에 대해 대단한 연대기적 작명법이라도 있을 것 같았는데 이번 작품의 제작자 데이빗 길러와 월터 힐에서 따왔다고도 한다.

 

어쨌든, <프로메테우스>를 거쳐 <커버넌트>에 도착한 지구인들이 목격한 것이라곤 ‘사투(死鬪)’와 ‘믿음에 대한 배신’ 뿐이다. 그래도 관객들은 ‘월터’와 ‘데이빗’이 어떻게 치환되었는지에 대한 가설을 백 가지도 더 내놓을 수 있게 되어 기쁠 것 같다. 만약 리들리 스콧 감독이 속편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낸다면 확인할 수 있는 거대한 떡밥을 받아들인다면. 2017년 5월 9일 개봉/ 15세 관람가 (TV특종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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