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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로드(家在水草丰茂的地方, 리루이쥔,2014) 본문

중국영화리뷰

리버 로드(家在水草丰茂的地方, 리루이쥔,2014)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17.08.22 21:09

리버 로드, ‘물이 풍부하고 초원이 무성했던 나의 집’ (영화리뷰)

 

 

 

 

[박재환 2017-04-07] 13억 인구의 중국은 56개의 민족으로 이루어졌다. 정확히는 절대 다수의 한족(漢族)과 55개의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영화 <리버 로드>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유고(裕固)족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잠깐 이들을 소개하는 자막이 흐른다.

 

중앙아시아 지역에는 위구르, 탕구트, 거란, 티벳 등의 다양한 유목민족이 분포해 있었고, 9세 말엽에 회흘(回紇, 위구르) 세력이 득세하며 실크로드의 문턱인 하서주랑(河西走廊) 지구에 왕국을 건설한다. 11세기 위구르 왕국이 망한 뒤 이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그 후예인 유구족은 현재 1만 4천명 정도가 이 일대에 산다고. 1953년 신중국 성립 이후, 유고족이 종족명으로 정립되었다. 유고(裕固)는 ‘부유하고 공고하다’라는 뜻이다. 이곳은 이안 감독의 영화 <와호장룡>에서 산적 장진이 뛰어놀던 기련산이 있던 그 동네이다.

 

영화 <리버 로드>는 바로 이 곳(하서주랑)에 사는 유고족 형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터’와 ‘아디커’는 부모님과 떨어져 도시(라고 해봤자 우리나라 시골동네보다 못한 느낌)의 학교에 다니고 있다. 부모는 초원마을에서 양떼를 키우고 있다. 도시의 할어버지 집에 머물며 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이 두 형제는 사이가 좋지 않다. 동생은 불만이 많다. 가난한 살림에 아버지는 새 옷을 사도 형만 사주고, 모든 일은 형 위주이다. 형도 나름대로 불만이다. 동생이 생기면서 모든 게 더 나빠졌다고. 그런데, 이들 형제를 돌보던 할아버지가 갑작스레 돌아가시자 형제는 별수 없이 고향인 초원마을의 부모에게 돌아가기로 한다. 어떻게? 그들에겐 낙타가 한 마리씩 있다. 둘은 각자의 낙타를 타고, 사막을 지나 먼 길을 떠난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뒷동네 마실 떠나기가 아니다. 갖고 있는 물이 떨어지면 그야말로 죽는 그런 여정이다. 게다가 형제는 사이가 좋지 않다.

 

영화는 두 형제의 여정을 통해 급속도로 사막화되어가는 이 지역의 자연 모습과 함께 소수민족의 서글픈 현실을 보여준다. 동생의 낙타가 결국 쓰러지고, 죽을 고비 끝에 허름한 사원에 도착한다. 수원(水源)이 마른 이곳의 라마 불승도 이제 절을 버리고 도시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형제가 겨우겨우 도착한 고향. 그런데, 양떼들은 간 곳 없고, 푸르른 초원은 보이지도 않는다. 사람들은 금을 캔다고 마치 미국 서부시대 사금캐는 사람들처럼 강가에 몰려있다. 황량한 마을엔 높다란 굴뚝의 공장이 들어서 있다.

 

<리버로드>는 험난한 귀향길을 동행하면서 사이가 좋지 않던 형제가 정이 두터워지는 이야기가 아니다. <리버 로드>는 장예모나 풍소강, 그리고 그 이후에 쏟아져 나오는 블록버스터급 중국영화들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영화이다. 오래 전 5세대 감독의 투박한 미학을 보는 듯하다. 게다가 우리가 흔히 보아온 한족(漢族)이 아닌 소수민족의 이야기이다보니 더욱 생경하고, 동정이 간다.

 

물이 흘러야할 곳에 흙먼지만 날리고, 푸른 초원은 이제 시커먼 매연을 내뿜는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 저 멀리 서역 땅. 그리고 바람을 타고. 그 먼지는 미세먼지가 되어 한반도 상공을 오늘도 뿌옇게 만들고 있다. 중국소수민족의 삶과 중국 서쪽동네가 어떻게 산업화, 즉 황폐화되었는지를 쓸쓸하게 보여준다.

분명 한때는 물이 흐르고 푸르른 초원이 펼쳐졌을 공간은 먼지만 휘날리는 사막화된 황야가 되어버렸다. 극중에서 소년은 승려에게 “아빠는 풀이랑 물이 많은 곳에 살아요.”라고 말한다. 그러자 노승은 “지금 어머니와 같은 강물은 메말랐고, 아버지와 같은 초원은 황폐해졌다.”고 쓸쓸히 말한다. <리버 로드>의 중국어 원제목은 ‘家在水草豊茂的地方’(수초가 풍성했던 곳의 집)이다.

 

두 소년 배우의 정감 가는 연기, MSG라고는 전혀 첨가하지 않은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지금 현재의 우리 이웃의 이야기라서 더욱 관심이 가는 영화 <리버 로드>는 지난 3월 30일 개봉되었다. 감독은 한족인 리루이쥔이다. (TV특종 박재환)

 

[바이뚜:家在水草丰茂的地方]

 

글 :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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