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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무서운 영화들

[식스 센스] 비밀을 공유하는 즐거움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2.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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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1999-9-19]    이 영화 <식스 센스>의 감독 M. 나이트 샤마란은 인도에서 태어났지만 줄곧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자란 사람이다. 이 영화에서도, 짧은 미국역사에 비추어 역사적 유적으로 가득한 필라델피아의 유명한 건물이 종종 비추어진다. 올해 29살밖에 되지 않은 이 감독의 네번째 작품이 미국에서 굉장한 흥행성공을 거두었고, 지난주 개봉되자마자, 우리나라에서도 심상찮은 흥행성적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오멘>의 영적 분위기와 <사랑과 영혼>의 애틋한 이야기가 적절히 녹아있는 신형 호러물이다. 관객은 일단 미국에서 굉장한 흥행성적을 올렸다는 사실과 주인공이 액션스타 부르스 윌리스라는 것에 의해, 단순한 킬링타임용 오락물, 혹은 적잖이 의심가는 신인감독의 영화로 이해하고 감상하기 시작하지만 이내 관객은 이 영화가 녹녹찮은 파워와 넘치는 영화적 재미로 가득찼음을 실감하게 된다.

영화의 시작은 부루스 윌리스가 연기하는 행복한 말콤 부부를 보여준다. 성공한 아동심리학자로, 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그는 아내와 함께 축배를 드는 순간부터 시작하여 관객에게 줄곧 긴장감을 안겨준다. 그러더니, 영화는 곧 한 정신병자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호러물 본연의 본궤도로 진입하게 된다.

그러나, 이후 영화관객은 일반 호러물과는 조금 다른 영화의 재미를 만끽하게 된다. 제목 <식스센스> 육감은 肉感이 아니라 六感이다. 촉각(touch), 미각(taste), 청각(hear), 후각(smell), 시각(see) 이라는 인간의 오감을 넘어서는 능력이 바로 이 영화의 소년이 갖고 있는 여섯번 째 감각이다. 이 영화의 미국 영화광고문구는 Not every gift is a blessing.(모든 천부적 능력이 축복받은 것은 아니다)이다. 소년의 경우가 바로 그러하다. 그 소년은 남들과는 달리 죽은 사람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능력은 소년에겐 감히 남에게 이야기조차할 수 없는 공포의 감각(fear)인 것이다. 이제 여덟살 난 아이에게는 이러한 능력은 감당하기 힘든 것이다. <사랑과 영혼>의 우피 골드버그 정도라면 이러한 능력만으로도도 돈벌이가 될수도 있지만 소년에게는 매일 밤이 혼자 있기 두려운 공포인 것이다.

흉칙하게 일그러진 시체, 한맺힌 주검들이 소년의 눈앞에서 얼씬거리고, 매일밤 찾아와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소년을 쥐어 흔드는 것이다. 소년은 어찌할 줄을 모르고 두려움에 떨기만 하는 것이다. 이때 맬컴 박사가 그의 친구가 되어주고, 상담역이 되어주고, 공포의 감각을 이겨내는 것이다. 소년의 육감이 해소되면서 줄곧 유지되어오는 맬콤부부의 삭막한 감정이 이 영화의 마지막 잔재미를 안겨주게 되는 것이다.

각본까지 직접 쓴 나이트 샤마란 감독은 의사였던 부모에게서 선물받은 캠코더로 10살때부터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의 나이 열 여섯에 이미 그는 45편의 단편영화를 만들었단다. 스티븐 스필버그감독이 그의 우상이었다니 캠코더 영상세대임에는 분명하다. 이 영화에서 닥터 길로 잠깐 나오는 사람이 바로 감독 자신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꼬마애의 신들린 연기도 볼만한대 이 꼬마는 포레스트 검프에서 톰 행크스의 아들 연기를 했던 배우이다. 때로는 공포에 질린 표정, 그리고 때로는 천진난만한 얼굴연기가 일품이다.

이 영화 전단지에는 이 영화의 후반부 내용을 절대 밝히지 말라는 주문을 달고 있다. 흔해 빠진 스릴러 범죄물 이야기와는 달리, 확실히 이 영화의 후반부는 굉장한 영화적 재미를 주는 장치가 숨어있다. 이것은 마치 <크라잉 게임>을 본 관객이 느끼는 것처럼 하나의 비밀을 공통적으로 간직하게 되는 즐거움이 있는 순간이다. 그래서 그 비밀을 밝힐 순 없지만, 영화를 보며 놓치지 말기를 바라는 장면이 있다. 맬콤이 포도주가 저장된 지하실로 내려갈 때 항상 문고리와 씨름하는 장면, 아내와의 냉랭한 장면이 하나하나 의미있는 장면이었음은 영화가 끝나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 순간을 얼마나 빨리 알아차리느냐가 영화적 센스인 셈이다.

올해 굉장한 사전 홍보에 비해 적잖게 실망을 준 작품들이 유독많았던 헐리우드에서 여름이 다가고나서야 건져올린 괜찮은 작품이었다. (박재환 1999/9/19)
 
The Sixth Sense (1999) 
감독/각본: M.나이트 샤말란
주연: 브루스 윌리스,할리 조엘 오스먼트,토니 콜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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