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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프리실라, '우리' 세상의 ‘다른’ 사람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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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프리실라, '우리' 세상의 ‘다른’ 사람들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14.07.31 18:06

 

KBS TV특종 뮤지컬 쇼타임~!

 

 

‘깝’ 조권과 ‘민중택배’ 정성하가 요란스런 복장을 하고 무대에 올랐다. 1994년 호주영화 ‘프리실라’를 뮤지컬로 만든 동명의 작품을 통해서이다. ‘프리실라’는 게이 두 사람과 트랜스젠더 한 사람이 ‘프리실라’라고 이름 붙인 낡은 버스를 타고 호주 이쪽(시드니)에서 저쪽(앨리스 스프링스)으로 수천 킬로미터의 대륙횡단 여정을 떠나며 겪는 이야기를 다룬 ‘로드무비’였다. 트랜스젠더나 드랙퀸을 대하는 세상 사람들의 얄궂은 시선쯤을 아무렇지도 않게, 쿨하게 무시하고 장도에 나섰지만 그들 나름대로 고민과 걱정은 있다. 하지만 신나는 음악과 함께 걱정고민은 사막에 내던져버리고 그냥 ‘고고싱싱’만 하면 되는 것이다.

 

미치, 버나뎃, 펠리시아, 그리고 벤지

 

시드니 ‘다운타운’ 클럽에서 ‘미치’라는 예명의 드랙퀸으로 활약 중인 틱은 남자. 비록 밤무대 드랙퀸으로 꿈을 좇아 달려온 인생이지만 지금은 슬럼프에 빠져있다. 그때 별거한 아내로부터 장거리 전화가 걸려온다. 저 멀리 앨리스 스프링스에서 걸려온 전화는 “내가 일하는 이곳 리조트로 좀 와서 4주간 당신의 드랙퀸 쇼를 하는 게 어때. 그리고 와서 우리 애를 좀 봐. 애가 아빠의 존재를 궁금해 하고 있어.” 드랙 퀸은 그때야 자신에게 8살 난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치게 보고 싶기도 하지만 막상 만나면 “나는 말이야. 드랙퀸이고. 게이야. 드랙퀸이 뭐냐면...” 이런 상황에 몰릴까 두렵기도 하다. 그래서 앨리스 스프링스로 가는 여정에 동료 둘을 끌어들인다. 우선 버나뎃. 풍부한 감수성과 뛰어난 위트의 소유자인 버나뎃은 트랜스젠더이다. 한때는 잘 나가던 스타. 지금 막 어린 남편의 장례식을 치른 상태. 뭔가 기분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틱을 따라 앨리스 스프링스로 가기로 한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마돈나’를 롤 모델로 생각하는 요란스런 인기남 아담이다. 펠리시아로 불리기도 한 게이다. 이 세 사람은 마치 커다란 캠핑카처럼 꾸민 버스, ‘프리실라’에 몸을 싣고 서쪽으로 호주 횡단길에 오른다. 캥커루나 원주민을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다. 버스는 경유하는 작은 도시의 술집에 들러 자신들만의 공연을 펼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사람들은 박수를 보내거나, 야유를 보내거나. 혹은 관심조차 없다. 세 사람은 달리는 버스에서 깔깔대고, 신세 한탄하고, 서로를 조금씩 이해한다. 물론, 끊임없이 신나는 음악과 함께. 그리고 마침내 앨리스 스프링스. 아버지를 몹시 만나보고 싶어 했던 8살 벤지와 마주하게 된다.

 

지난 3일부터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시작한 ‘프리실라’는 이번이 한국초연무대이다. 오리지널 영화가 만들어졌던 호주 시드니에서 2006년 첫 공연을 가진 뒤 뉴질랜드, 영국, 미국 등을 거쳐 우리나라 무대에까지 오른 것이다. ‘헤드윅’이 그러했듯 영화자체가 우리나라에서 큰 화제가 된 것은 아니다. 트랜스젠더나 드랙퀸 등 성(性) 소수자의 이야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국제영화제용 쇼케이스’ 이상의 아이템은 아니니 말이다. 그런데 뮤지컬에서는 이런 성소수자의 이야기와 노래가 유난스레 인기를 끈다. ‘프리실라’에서는 주인공이 전부 이런 성소수자이다. 비록 겉모습은 화려한 드랙퀸의 세상이고 쏟아지는 대사의 대부분은 거친 욕설로 장식되었지만 기저에 흐르는 정서는 성소수자의 서글픈 현실이다. 그렇다고 관객에게 이해를 구하거나, 노골적인 유혹을 하는 작품이 아니다. 드랙퀸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을 만나러 간다는 사실을 꼭꼭 숨기면서 ‘만약 그 순간’이 오면 어쩌나 걱정이다. 아들의 반응에 대한 걱정이리라.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프리실라’는 특정계층의 이야기가 아니라 보편적 부성애와 가족애를 말하는 드라마로 막을 내리는 것이다. 그들의 취향에 동의하든 않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부성애에 대한 생각에는 많은 공감을 할 수 있다.

‘프리실라’는 주크박스 뮤지컬답게 귀에 익은, 신나는 팝송들이 뮤지컬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의 귀를 황홀하게 만든다. ‘꽃다’ 김다현은 드랙퀸 버나뎃 역을 천연덕스럽게 ‘해치운다’. 드랙퀸쇼의 대표적인 특징인 과장된 립싱크를 멋지게 해낸다. 김다현이 무대에서 “과장된 몸짓과 목근육의 현란한 사용, 몽환적인 아랫입술의 떨림...”이라는 드랙퀸의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내뱉을 때 객석은 그야말로 뒤집어질 만큼 즐겁다. 실제 공연 내내 관객들은 엉덩이를 들썩거리고, 손뼉을 치며, 환호한다.

 

당연히 틱, 버나뎃, 아담만 신나는 것이 아니다. 무대 천정에서 줄을 타고 내려와서 신나는 노래를 부른 세 명의 디바(최유진,박가람,한유람)의 풍성한 노래는 관객들을 객석에 가만 앉아있게 두지를 못할 정도이다.

 

신나는 뮤지컬이 보고 싶다면, 김다현의 ‘과장된 몸짓과, 목근육의 현란한 사용, 몽환적인 아랫입술의 떨림’을 진짜 보고 싶다면 ‘프리실라’를 보시라. 물론 그 누구의 쇼를 보더라도 만족할 것이다. (박재환, 2014.7.31.)


 

 

 

뮤지컬 프리실라 Priscilla, Queen of the Desert
출연: 조성하,고영빈,김다현(이상 버나뎃 역), 마이클 리, 이지훈,이주광(이상 틱/미치 역), 조권,김호영,유승엽(이상 아담/펠리시아 역)
공연기간: 2014년 7월 3일 ~ 9월 28일
공연장소: LG아트센터
제작: (주)설앤컴퍼니, CJ E&M

 

사이트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Priscilla,_Queen_of_the_Desert_(mus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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