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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리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 자격시험이 있다면 당신은 몇 점?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13.12.17 11:39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 자격시험이 있다면 당신은 몇 점?

 

최근 우리 사회를 뒤흔든 사건이 있었다. 계모의 학대로 어린아이가 ‘맞아죽은’ 일. 애비는 뭐하는 인간이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리고 최근 결혼한 한 대중가수 여가수와 그 생모가 벌이는 낯 뜨거운 뉴스를 보면 정말로 애비나 어미의 조건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이 땅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가 될 사람은 이 영화를 곱씹어 봐야할 듯하다.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영화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주인공은 일드 <갈릴레오> 등에 출연하며 국내에도 팬이 꽤 있는 후쿠야마 마사하루이다.

 

아들이 바뀌었어요, 아버지가 변했어요

 

대형 건설회사에 다니는 료타는 누가 봐도 성공한 사람이라고 할만한 엘리트이다. 직장에서는 상사로부터 신임받고, 퇴근 후 도심 고급아파트로 돌아오면 사랑스런 아내 미도리가 있고, 아버지의 말을 고분고분 잘 듣는 순종적인 아들 케이타가 있으니 말이다. 아버지의 바람대로 케이타는 피아노 연습도 열심히 하고, 유치원에 학부모모임에 나가보니 ‘백점 아버지’에 어울리는 흡족한 대답도 들을 수 있다. 누가 봐도 행복한, 완벽한 가족이다. 특히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말이다. 그런데 어느 날 병원에서 전화가 한 통 온다. 뭔가가 잘못 되었다! 6년 전 병원에서 아이가 바뀌었다고. 조심스럽다. 뒤바뀐 아이의 부모(유다이)와 만난다. 자신들보다는 확실히 못 살고, 아이들 교육도 제멋대로인 게 분명해 보인다. 병원의 실수야 변호사가 알아서할 일이지만, 이제 아이들에게 어떻게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6년의 삶의 공간을 바꿀 수 있을까. 아니, 료타는 두 아이를 다 갖고, 제대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유다이 집안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게 적잖이 마음에 걸린다. 두 집안은 일단 아이들을 주말에만 바꿔 키워본다. 그러면서 점차 새로운 ‘가정교육’ 상황에 익숙해지라고. 그런데, 아이들이 받는 정서적 충격보다 아버지 료타가 받는 정신적 충격이 훨씬 크다. 아이는 그렇게 키우는 것이 아니었다고. 아버지는 그렇게 되어 가는 것이란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낳은 정 기른 정

 

쉽게 말해 “내 배 아파 내가 낳은 내 자식”을 어떻게 키우느냐, 기르느냐, 가르치느냐의 문제이다. 직접 낳았든, 주워서 길렀든, 아님 입양했든, 아니면 이 영화의 경우처럼 ‘나도 모르게’ 뒤바뀌었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런 엇갈린 운명의 아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 아버지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명문집안의 아버지가 아이를 엄하게 키우든, 배운 거 가진 거 없는 집안에서 아이를 자유방임으로 키우든, 그것은 전적으로 그 아버지의 교육열이나 가치관에 달렸을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상황은 거의 대부분 돈과 관련 있을 것이다.  최고급 유모차에서부터 시작한 아이사랑은 어릴 적부터의 글로벌 인재로 키우기 위한 ‘아버지’의 전략적 애정이 관여된다. 잘 된다면야. 물론, 교육의 방식이나 관심도를 도덕적 잣대로 평가할 순 없다.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그것이 최선의 최상의 최고의 사랑이라고 믿었으니 말이다. 적어도 비교대상이 없었다면 말이다. 물론, 이 영화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한국관객이 보기엔 기이한 면이 있다. 일단 아이들이 너무나 순종적이고 조용하다. 식당에서도, 놀이동산에서도, 아버지의 잔소리에도 말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자신의 장기대로 이 영화에서도 아무것도 아닌, 하지만 기적 같은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누가 옳고 그르다의 문제나, 누가 더 낫다는 평가의 문제가 아니다. 느끼는 순간 그만큼 숙연해지는 그런 삶의 지혜가 돋보이는 또 한편의 가작인 셈이다.

 

만약, 아이가 있는 커플이 이 영화를 보고 나온다면 서로 나눌 이야기가 꽤 많을 것이다. 아마 반성할 거리도 많을 것이다. 물론, 영화가 다는 아니겠지만. 주말에 한번쯤 아이들 손잡고 공원에 나가 연을 날려보는 것도 정말 좋을 것이다. 물론 그걸 몰라서 안하는 아버지는 없을 것이다.  대신 미안해서 그만큼 용돈을 더 주었을지 모른다. 이 땅의 고달픈 아버지들의 분투를 빈다. (박재환, 2013.12.17)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そして父になる)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주연: 후쿠야마 마사하루, 오노 마치코, 마키 요코, 릴리 프랭키
2013.12.19 개봉예정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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