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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화리뷰

[리뷰] 궁극의 판타지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13.12.11 17:44

 

 

궁극의 판타지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중간계, 골룸, 엘프(요정), 드워프(난쟁이), 오크, 마법사, 호빗, 사우론..... 이제 ‘스마우그’도 익숙한 단어가 될 것이다.

 

‘영화의 변방’이라 불릴 뉴질랜드 출신의 피터 잭슨 감독에게 어마어마한 금전적 수익과 아카데미 트로피를 17개나 안겨준 <반지의 제왕> 시리즈 세 편은 키 작은 호빗 족 프로도가 하인들을 이끌고, 때로는 마법사 간달프의 도움을 받아 샤이어를 떠나, 골룸에게서 ‘빼앗은’ ‘마법의 반지’를 화산 속 용암 속으로 갖다버리는 진기한 모험을 스펙터클한 화면에 담고 있다. 원작소설 <반지의 제왕>은 영국의 언어학 교수이자 판타지 소설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톨킨 (J.R.R. Tolkien)이 1954년에 쓴 작품이다. 톨킨은 기이하게도 자신의 소설 작품을 통해 하나의 완벽한 세계관을 완성시킨다. 마치 창세기 이후의 지구 위 인류의 역사를 그리듯이 오랜 역사를 통해 이 땅위에서 살아 숨 쉬고, 활동하고, 서로 전쟁하고, 소멸해간 모든 존재들을 창조해낸 것이다. 그것도 생동감 나는 캐릭터로, 일관성 있는 사건을 전개하고, 마치 실재하는 듯한 지리적 정보를 제공하면서 말이다.

 

 ‘반지의 제왕’은 톨킨의 구상에 따르면 제 3시대에 해당하는 시기의 일이다. 그럼, 호빗 족 프로도가 갖다버린 반지는 누가, 언제 골룸에게서 빼앗은 것일까? 그 저간의 사정을 알려면 ‘호빗’을 먼저 봐야한다. 톨킨이 <반지의 제왕>을 내놓기 17년 전에 먼저 쓴 소설 ‘호빗’을!  피터 잭슨은 제법 두꺼운 ‘반지의 제왕’ 소설을 세 편의 영화로, 그것도 굉장히 러닝 타임이 긴 블록버스터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프로도의 전 세대로 눈을 돌려 소설 <호빗>을 영화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소설 ‘호빗’은 한 권짜리이다. <반지의 제왕>보단 극히 짧다. 그런데도 이번에도 3부작으로 만든다. 이것도 런닝타임이 엄청 길다. 지난 연말 1편 <뜻밖의 여행>이 개봉되었고, 2부 <스마우그의 폐허>가 개봉된다. 그리고 내년 연말에 3편 <또 다른 시작>이 개봉될 예정이다. 프로도의 삼촌, 빌보의 모험담이 담긴 ‘호빗’의 두 번째 여행을 보자

 

그러기 전에, 잠깐 1편 리와인드! 

 

<호빗 1편>에서는 거대한 톨킨의 작품에 어울리는 거대한 서막이 열린다. 동쪽 ‘외로운 산’에는 드와프(난쟁이족)들의 에레보르 왕국이 있었다. 광산에서 채광작업을 잘하고 보석가공에 뛰어났던 난쟁이족들의 에레보르의 왕이 사는 왕궁은 거대했고 그 안에는 진귀한 금은보화가 산더미같이 쌓여있었다. 에레보르 왕국의 스레인 왕은 그중에서 아르켄스톤(산의 심장)이란 보석을 지극히 아꼈다. 그런데 어느 날 불을 마구 내뿜는 스마우그란 용이 하늘에서 날아와 드와프 왕궁을 완전히 박살낸다. 살아남은 드와프 족들은 눈물을 머금고 뿔뿔이 흩어진다. 그리고 세월이 한참 흐른 뒤 호빗 동네(호비튼)에서 평안하게 살던 빌보 배긴스의 집에 마법사 간달프와 함께 13명의 드와프가 찾아온다. 스레인의 아들 ‘참나무방패’ 소린이 부하 12명을 이끌고. 빌보는 에레보르 왕궁의 보물 중 1/14을 받기로 하고 얼떨결에 그 여정에 합류한다. 이들은 그야말로 산 넘고 물 건너 엄청난 모험을 시작한다. 제일 먼저 흉측하게 생긴 고블린에게 잡혀 먹힐 뻔 하지만 ‘호빗’의 용기와 간달프의 마법으로 가까스로 살아난다. 리븐델에서 엘론드로부터 소린이 갖고 있는 지도에 있는 ‘비밀문’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고블린에게 생포되고 죽을 고비를 또 한 차례 겪는다. 빌보는 고블린 동굴 밑바닥에 숨어사는 골룸을 만나 ‘수수께끼 시합’ 끝에 그 전설적 ‘마법의 반지’를 갖게 된다. (실제는 주운 것이지만!) 빌보는 그 반지가 소유자의 영혼마저 갉아먹는 엄청난 파워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채 알기도 전에 ‘에레보르’로 향한 여정을 계속한다. 늑대(와르그)를 탄 오크의 추격이 계속되고 빌보 일행은 독수리 덕분에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하고.....

 

2부 스마우그의 폐허 

 

빌보와 소린 무리, 그리고 간달프는 독수리의 도움으로 늑대의 위험에서 벗어난다. 그들은 곧 베오론의 나무집에 도착한다. 베오른은 거인의 모습에서 거대한 곰의 모습까지 자유자재로 변신할 수 있는 존재. 이들의 전진은 계속되는데 이번엔 빛도 비치지 않는 무성한 어둠의 숲길에서 거대한 거미들의 습격을 받지만 ‘마법의 반지’와 ‘스팅’(칼)을 가진 빌보 덕분에 또 다시 위기를 돌파한다. 그러나 숲의 요정 엘프들이 난쟁이들을 사로잡아 스란두일 궁전에 가둔다. 빌보는 또 한 번 이들을 구해내고 통에 숨어들어 물길을 따라 탈출을 감행한다. 마침내 호수마을에서 바르드를 만난다. 어쨌든 모험은 계속되고 비밀문을 통해 스마우그와 조우한다.

 

엄청난 원작 소설, 굉장한 영화적 상상력

 

톨킨의 소설 ‘호빗’은 빌보 배긴스의 놀라운 모험담이 담겨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호빗의 용기, 지혜, 그리고 행운은 독자를 흥분시키기에 족하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피터 잭슨 감독이 만들어놓은 영화이다. 소설에서는 단순하게 처리한 인물 하나, 상황 설명 한 줄이 영화에서는 완벽한 캐릭터로 재탄생하고 근사한 액션 판타지로 완성된다. 소설에서는 ‘베오른’과 ‘바르도’가 이 정도로 거창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할 일이다. 하지만 피터 잭슨 감독은 톨킨의 문자에 간달프의 마법이라도 사용한 것처럼 놀라운 생명감을 부여한다. 이는 호수마을의 욕심쟁이 영주 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원작소설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레골라스도 그렇다. (17년 뒤 나온 소설 <반지의 제왕>에서 스란두일의 아들로 처음 등장한다!) 레골라스와 함께 등장하는 타우리엘이란 캐릭터는 영화가 만들어낸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이다.

 

 

 

 

뭐니 뭐니 해도 이번 <호빗2>에서 가장 놀라운 캐릭터는 불을 뿜는 거대한 용 스마우그이다. 톨킨의 1937년 책 표지에는 톨킨이 직접 그린 스마우그의 모습이 있다. 피터 잭슨은 너무나 탐욕적이며, 너무나 아름다운 비상을 보여주는 스마우그를 만들어낸다. 게다가 베네틱트 검버배치가 연기하는 스마우그의 목소리는 또 얼마나 황홀한지. 골룸을 연기한 앤디 스키스가 나오지 않은 것도 다 잊을 만큼 환상적인 자태와 목소리를 연기한다.

 

‘호빗’과 ‘반지의 제왕’ 사이에는 한 세대 이상의 시간적 격차가 있다. 톨킨이 구상한 세상은 엄청나게 큰 변화가 존재한다. 피터 잭슨 감독은 그 두 이야기의 연결고리로 ‘빌보-프로도’, 그리고 간달프라는 캐릭터를 활용한다. 간달프는 ‘호빗’에서 심심찮게 이야기 도중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러면서 세상을 암흑으로 물들인 ‘강령술사의 등장과 중간계의 변화’를 언급한다.  아마, 호빗의 3편은 더욱 어두우며, 더욱 반지의 제왕에 가까우리라. 원작소설에는 ‘다섯 군대의 전쟁’이 펼쳐지니 말이다.

 

소설과 영화에서의 결정적인 차이를 굳이 찾는다면 아마도 엘프와 난쟁이를 서로 싫어하는 이유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오래 전 난쟁이들은 자신의 왕궁이 스마우그에게 공격받을 때 요정들이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은 것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엘프는 난쟁이들이 대대손손 금은보화에 과도한 탐욕을 보이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 빌보도 그런 드워프 때문에 충분히 고생한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여기에 레골라스의 개인적인 사연을 하나 곁들인다. 에반젤리 릴리가 연기하는 타우리엘이라는 존재!

 

아마도 <호빗>을 관통하는 이야기는 키 작은 호빗 족 빌보가 펼치는 불굴의 도전정신과 꺾이지 않는 용기일 것이다. 선조의 영욕을 안고 복수심에 불타는, 그리고 엄청난 재화보물에 이성을 잃는(이건 호빗3에서 주로 다뤄질 듯하다!) 소린과 난쟁이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빌보는 진정한 영웅인 셈이다.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말이다.

 

만약에 드워프들이 에레보르에 거대한 금자탑을 세운다면 아마도 다음 비문을 각인시킬 것이다.

 

호빗은 위대하다.
톨킨은 위대하다.
피터 잭슨은 위대하다.

 

라고.  (박재환, 201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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