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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나의 마을] 다다미 위의 동화 본문

일본영화리뷰

그림 속 나의 마을] 다다미 위의 동화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2.19 12:59


[Reviewed by 박재환 2000-2-11]
 
  일본영화가 정식으로 수입되기 전만해도 일본영화에 대한 거부감은 꽤 컸었다. 재패니메이션이나 구로사와 아키라 같은 거장 감독의 작품을 어떻게든 구해보는 일부 영화팬을 제외하고선 '일본영화=변태포르노', 혹은 '일본영화=사무라이 잔혹영화'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베니스에서든 깐느에서든 국제영화제에서 일본영화가 꾸준히 상을 타더라도 우리에겐 정말 먼나라 이야기에 불과했었다. 그러나 <하나비>를 필두로 일본영화의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우리 영화팬들은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헐리우드 영화나 홍콩영화 시스템과는 사뭇 다룬 영화들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쇼치쿠나 도호, 다이에이 같은 메이져 영화사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며, 이런저런 소규모 독립영화사들이 꾸준히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그들 영화는 자국의 영화시장에서 꾸준히 일정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헐리우드 영화와 당당히 겨루고 있다. 그리고 이미 오래 전부터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재패니메이션이든, 하다못해 핑크무비가 되었든 부지런히 만들고 알뜰히 시장을 개척해나간 결과일 것이다.

이 영화는 일본독립 영화제작의 산실인 '시그로'사에서 만든 아름다운 영화이다. 영화는 1948년 일본의 한 시골마을의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순박함이란 장 이모우감독의 <책상서랍속의 동화> 못지 않고, 출연진의 풋풋한 연기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영화에 버금간다. 말썽꾸러기 쌍둥이 자매가 시골마을에서 부딪치는 곤란이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 꼬마 애들은 자기들에게 주어진 무한대의 자유시간을 어떻게 최대한 자유롭게 보낼 지에 매달린다. 그래서 들판으로, 냇가로, 산골짜기로 마구 쏘다니며 자연의 푸름과 세상사의 단조로움을 물리쳐 이겨내는 것이다. 꼬마 '세이죠'와 '유키히코'는 쌍둥이다. 이 영화가 촬영된 일본 고치 현에서 현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실제 일란성 쌍둥이 형제이다. 이 둘이 펼치는 천연덕스런 연기는 마치 영화가 자연의 풍경을 담은 화폭 속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자연스러움과 싱싱함을 선사한다.

지금은 도시 출신이 더 많을 테지만 여전히 시골 들녘의 풍요로움과 100% 자연그대로의 푸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우리도 한때는 저들처럼 벌거벗은 채 멱을 감고, 냇물에 떠내려간 고무신 한 짝을 기억해 낼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인지 모르게 성홍열을 앓으며 훌쩍 커버린 자신들의 성장에 놀라게 될 지도 모른다.


<원령공주>에 나왔던 숲 속의 요정, 그리고 <토토로>의 검댕이 귀신이 실제로 있다고 믿는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를 통해 잃어버린 자신의 동년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된다.

이런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은 아마도 대만영화 <루빙화>도 좋아할 것이다. 오래 전에 비디오로 출시되었으니 한번 찾아보시길.  


 
繪の中のぼくの村 (1996)
감독: 히가시 요이치 東 陽一
주연: 하라다 미에코, 마츠야마 케이고, 마츠야마 쇼고, 나가츠카 쿄조 
개봉: 2000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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