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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레전드 오브 래빗] 중국산 3D 애니메이션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12.02.20 15:29



이달 말 열리는 84회 아카데미 어워드 장편애니메이션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작품 <쿵푸 팬더2>가 지난 해 중국에서 개봉될 즈음하여 작은 소동이 있었다. 중국의 국보급 문화재(팬더)를 할리우드가 감히 ‘그렇게’ 만들 수 있냐면서. 그것은 문화침략이라고 성토했다. (<쿵푸 팬더2>의 감독은 한국계 여성 ‘제니퍼 여’이다) 그런 주장은 자기문화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가진 중화정신의 발로라고 받아들이면 될 것이고, 여하튼 <쿵푸팬더2>가 중국에서 개봉할 즈음 자국산 애니메이션이 한 편 개봉되었었다. <레전드 오브 래빗>(兎俠傳奇 토협전기)이라는 작품이다. 그것도 3D로 제작된! 작년이 토끼띠 해니깐 토끼가 주인공인 영화가 개봉된 것은 여러모로 보나 기획성 프로젝트임에 분명하다. 할리우드산 ‘쿵푸팬더’에 대항하는 중국산 ‘쿵푸토끼’의 파워는 어느 정도일까? 이번 주 한국에서 이 영화가 개봉된다. ‘중국 최초의 3D애니메이션’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달고 말이다.

순둥이 토끼, 쿵푸 달인 되다

산명수려(山明水麗)한 중국의 어느 마을. 조용하고 평화롭기만 하던 이곳에서 제자에게 무공을 가르치던 사부(원숭이)가 어느 날 악당의 급습을 받는다. 치명상을 입고 겨우 빠져나온 사부를 구한 것은 토끼이다. 그 토끼는 호떡 굽는데 일가견이 있는 주방장이다. 이 토끼는 순하긴 한데 덩치가 크다. (원숭이) 사부는 죽기 전에 자신의 무공을 (토끼) 주방장에게 전수해준다. 마치, <매트릭스>에서 니오가 순식간에 무기정보를 다운로드 받듯이. 토끼는 ‘무림맹주’의 영패(令牌)를 딸에게 전해달라는 사부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먼 길을 떠난다. 푸른  초원과 깎아지를 듯한 절벽을 넘어, 그림 같은 풍경을 지나 경성을 향한다. 물론 천둥번개도 치고 산에서 흉악(?)한 산적도 만나게 된다. 겁 많은 토끼는 깨닫지 못했지만 자신의 내부에는 이미 사부가 전수해준 엄청난 무공이 잠재되어있다. (원숭이) 사부를 죽이고 무림을 장악하려는 악당은 팬더이다. 악당 팬더에게 없는 것은 단 하나 무림맹주의 증거물인 영패. 지금 토끼가 그 중요한 영패를 들고 (원숭이) 사부의 딸에게 전해주려 가는 것이다. 사부의 딸은 놀랍게도 ‘고양이’다. 무림을 장악하려는 팬더 악당, 아버지의 죽음을 복수하려는 딸, 호떡 굽는 것 밖에 몰랐던 토끼. 천하무림은 어떻게 정리될 것인가. ‘레전드 오브 래빗’

중국 애니메이션의 힘

중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는 오래 되었고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최초의 ‘대중적’ 장편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는 디즈니의 <백설공주>가 세상에 나온 것은 1937년이다. 그런데 그 4년 뒤에 중국에서 최초의 장편 만화영화 <철선공주>가 나온 것이다. 중국인에겐 익숙한 <<서유기>>에 등장하는 철선공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후 중국은 수묵화 같은 담백한 영상의 애니메이션을 줄곧 만들어왔다. 지난 수십 년간 중국영화가 해외 영화제에서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을 때, 그리고 중국영화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요즘에 애니메이션업계도 기지개를 활짝 펴고 있었다. 최근 들어서는 극영화 못지않게 애니메이션업계도 활황세이다. 그 중에 한 편이 바로 <레전드 오브 래빗>이다. 이 영화는 <쿵푸 팬더>의 짝퉁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띤 작품이다. 그러나 제작진 입장에선 억울한 면이 있다. 무려 4년을 고생한 끝에 ‘중국최초의 3D애니메이션’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완성했는데 말이다. <쿵푸 팬더>류 영화나 픽사의 작품을 보면 ‘애니메이션은 아동용’이라는 인식은 편견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이 중국산 애니메이션은 확실히 아동용 작품임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이 영화를 본다면 남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중국은 이런저런 다양한 영화만큼,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다. 시행착오의 과정이랄까. 3D작품을 만들어본 사람이 3D작품의 문제점을 알고, 그 노하우를 제대로 쌓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비록 <쿵푸 팬더>에게 소재를 선점 당했지만 <레전드 오브 래빗>류의 이야기 소재는 중국에는 산더미같이 쌓여있으니 장래성도 밝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중국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아니 대부분의 중국산 애니메이션이 제작비도 회수 못할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 첫술에 배부르랴. 중국영화계가 자본력을 바탕으로, 그들의 무궁무진한 문화콘텐츠를 대량생산해낼 미래가 조금은 무섭기도 하다.  (박재환, 2012.2.20)

 

중국어 더빙은 범위(판웨이)와 염니(옌니)가 각각 토끼와 고양이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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