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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화리뷰

[틴틴: 유니콘호의 모험] 스필버그가 만든 에르제 명작만화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11.12.02 10:57


<틴틴의 모험>, 혹은 <탱탱(땡땡)의 모험>은 유럽에서는 아주 유명한 만화작품이다. 1929년에 벨기에의 조르주 레미(필명:에르제)가 창조해낸 만화 속 캐릭터 ‘틴틴’은 70년에 걸쳐 24개편의 작품에 등장한다. 이 만화의 컨셉은 자국에서의 영웅담에 덧붙여 세계로 눈을 돌려 기이한 풍물을 접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모험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배운다는 진취적인 것이다. 틴틴은 악당에 맞서, 보물을 찾아 전 세계 곳곳을 누빈다. 나중에는 바다 속에서 달나라까지 간다. 물론 작품의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은 탐정액션물의 형태이다. 영화로 보자면 <레이더스: 잃어버린 성궤의 추적자들>이며 우리 식으로 보자면 <어느어느 나라에서 보물찾기>이다. 이 만화를 할리우드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로 옮겼다. 스필버그가 <레이더스>를 만든 것은 1982년이다. 스필버그 감독은 자신의 영화가 개봉되고 나서 유럽 쪽 저널로부터 <탱탱>과의 연관성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처음으로 원작만화를 접하게 된다. 그때부터 ‘탱탱’에 매료되었고 영화화를 꿈꾸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스필버그가 30년 만에 완성한 작품인 셈이다.

탱탱의 모험: 원작만화 이야기

벨기에의 만화작가 조르주 레미(필명:에르제)는 벨기에 어린이, 나아가 프랑스어권의 독자를 위해 재미있는 연재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게 <탱탱의 모험>이다. 그런데 첫 번째 모험담은 ‘바이킹’ 이야기나 ‘말괄량이 삐삐’이야기는 아니다. 놀랍게도 <탱탱, 소비에트에 가다>이었다. 탱탱이 볼셰비키 혁명 직후의 러시아에 가서 보게 되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지금 와서 보면 꽤나 선동적인 정치만화인 셈이다. 다음 작품은 아프리카로 눈을 돌린다. 당시 벨기에의 식민지였던 콩고에서의 모험담이다. 이 작품도 지금 와서 보면 시대착오적 장면이 있다. 인종차별적이며 문화 식민주의적 시각이 담겼기에 이후 소송을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80년도 더 된 만화작품인 것을 감안하고 본다면 꽤나 진보적이며, 교육적인 만화이기도 하다. 이후 에르제는 죽을 때까지 모두 24편의 땡땡 모험담을 그려 벨기에 어린이들, 프랑스 사람을, 세계의 아동들을 흥분에 빠져들게 했다.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어 이 만화를 기억하는 사람은 꽤 된다. 물론 프랑스 만화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처럼 한정적이긴 하지만 말이다. 아마도 <시관과 병호의 모험>이나 <**에서 보물찾기>라는 나름 토종 강적의 존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땡땡의 모험담>은 회를 거듭할수록 체제를 잡아갔고 캐릭터가 생동감을 얻는다. 얼핏 보면 어린애 같지만 결코 아동은 아닌 민완 신문기자인 땡땡과 그의 동반자인 애견, 쌍둥이 형사, 악당, 술주정꾼 선장 등이 작품을 다채롭게 만들었다. 1942년에 나온 에르제의 11번째 모험담이 바로 <유니콘호의 비밀>이다. 프랑스 왕실 해군의 프랑수아 아독 선장이  유니콘 호를 타고 항해하다 해적을 만나 치열한 전투를 펼치고 끝내 배는 바다에 수장된다. 그 배에는 보물이 가득 실려 있었고 선장은 배가 침몰한 위치를 지도에 표시한다. 선장은 지도를 석 장 만들었고 유니콘호 모형 배를 세 개 만들어 돛대에 숨겨둔다. 이후 이 세 개의 배 속에 나누어 감춰둔 지도들을 합치면 보물의 향방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 보물을 찾아 길을 떠나자! 물론, 지도부터 다 구하고!!!

원작만화 <유니콘호의 비밀>을 보면 마지막 장면은 “..보물을 발견하기 위해 수많은 모험을 할 거예요. 다음 권 <라캄의 보물>에서 모험들 얘기를 할게요. 친구들 그럼 안녕!”하는 식으로 감칠 맛나게 이야기가 이어진다. 스필버그는 일찌감치 땡땡의 영화화 판권을 사들이고 기회를 노리다가 마침내 <반지의 제왕>의 피터 잭슨까지 끌어들이며 제작에 성공한 것이다. 앞으로 2편, 3편 잇달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하니 스필버그 판 <캐리비언의 해적>인 셈이고, <피터 잭슨 스타일의 <아바타>가 될 모양이다.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 영화이야기

스필버그가 <레이더즈>를 내놓고 탱탱 이야기를 듣고는 원작을 구해보았고 곧 매료된다. 그리곤 판권을 구매하고 영화화 작업에 뛰어들지만 알다시피 스필버그의 신작 프로젝트는 그가 살아생전 다 끝낼까 싶을 정도로 많이 쌓여있었기에 틴틴 프로젝트는 계속 후순위로 미루어졌다. 그 사이 원작자는 유명을 달리하였다. 스필버그는 24편의 틴틴 작품을 다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고해서 몇 편을 적절히 섞어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유니콘호의 비밀>은 당연히 <유니콘호의 비밀>과 함께 전작 <황금집게발 달린 게>, 그리고 후속작품인 <라캄의 보물> 등 세 편의 작품을 적절히 짜깁기 한다. 물론 대부분 <유니콘호의 비밀>에 기반을 둔다. 틴틴이 벼룩시장에 나갔다가 오래 된 유니콘호 모형 배를 사게 된다. 그런데 그 모형배를 노리는 사람들이 더 있었다. 그 시장통에는 소매치기가 활개를 치고 있는 것도 원작과 같다. 마치 인디애나 존스 박사가 모험에 뛰어들 듯이, 아니면 히치코크의 주인공들이 사건에 연루되듯이 틴틴은 자연스럽게 유니콘호의 전설과 모형배의 향배, 지도의 비밀을 풀게 되고 모험담에 뛰어들게 되는 것이다. 틴틴과 아독이 카라부잔호에서 탈출하여 수상비행선을 타고 액션활극을 펼치는 것은 <황금집게발> 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3D, 모션캡쳐, 그리고 스필버그

<죠스>에서 시작하여 <이티>, <인디애너 존스> 시리즈까지 수많은 할리우드 명품 스릴러를 만들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애니메이션을 택한 것도 흥미롭고 그의 작품을 3D로 찍었다는 것도 뉴스라면 뉴스이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아바타>로 신드롬을 일으킨 ‘3D’와 ‘모션캡쳐’ 방식 촬영이 여기서도 쓰인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 이게 실사영화인지, CG영화인지, 애니메이션인지 분간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제임스 캐머런이 일궈놓고 스필버그가 추진한 3D프로젝트이니 이제 할리우드의 완성도를 믿을 만도 하겠지만 여전히 3D에 대한 의문을 놓여있다. “왜 굳이 3D일까?”라는 문제 말이다. 헐리우드 스튜디오의 돈벌이 전략이 아니라면 크게 흥분될 요소는 없다. 워낙 틴틴의 모험담이 익사이팅하고 스필버그의 액션조율능력이 출중하니 말이다. 특히 모로코의 바가드항에서 펼쳐지는 액션의 폭풍은 관객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세계 속의 틴틴

벨기에의 작가 에르제는 <소비에트로 간 탱탱>을 발표한 이래 콩코, 미국, 중국으로 모험담을 넓혀갔다. 이는 당시의 세계적 조류와 연관이 있을 듯하다. 쥘 베른의 작품들에 열광하였고, 세계의 풍물을 전하는 각종 저널이 등장하며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상상력의 날개를 펴게 했다. 그의 작품은 세계 각국어로 번역되어나갔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원작자 에르제는 만화를 그리면서  ‘백그라운드’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었단다. (이원복 교수가 작품을 내놓을 때처럼)  에르제가 초창기에 ‘콩고’를 그린 것도 흥미로운데 ‘아사아’까지 활동무대를 넓혀 종횡무진 활약한다. 1934년에 나온 <파라오의 시가>와 그 연작 <푸른 연꽃>에서는 중동과 인도, 중국까지 옮겨 다니며 국제마약 밀매조직을 다룬다. 여기에 일본의 중국침략 이야기도 등장한다. 이 때문에 당시 일본대사가 벨기에 정부와 만화가 연재되던 신문사에 항의하기도 했다.  에르제의 만화가 단순한 아동 만화가 아닌 국제적인 시각의 시사모험담인 것을 보여준다. 에르제가 이 작품을 쓸 때 중국인의 협력을 받았다. 장충인(張充仁)이라는 상해출신 중국인이다. 1920년대에 벨기에에 유학 왔다가 에르제를 만나게 되고 <푸른 연꽃>와 이후 <티베트에 간 탱탱>을 함께 작업하게 된다. 장충인은 화가이며 조각가이다. 줄곧 벨기에에 살다가 말년에 프랑스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죽는다.

원작에서는 우스꽝스런 삐에로 같은 쌍둥이 형사로 'Dupond'과 ‘Dupont’이 나온다. 우리에겐 ‘뒤퐁’과 ‘뒤뽕’으로 번역 소개되었는데, 영어번역에서는, 그리고 당연히 이번 스필버그 영화에서는 이들이 ‘Thomson’과 ‘Thompson’으로 바뀐다. 그걸 우리는 ‘톰슨’과 ‘탐슨’으로 표기했다. 틴틴의 개도 마찬가지이다. 원작에서는 ‘밀루’(Milou)인데 대서양을 건너면서 ‘스노위’(Snowy)가 되었다. 불어, 영어만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 전 세계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면서 이런 ‘창씨개명’은 다각도로 이루어졌다. 스노위는 중국에서 ‘백설’(白雪)로 번역되었다. <틴틴:유니콘호의 비밀>은 12월 8일 개봉된다. (박재환, 2011.12.2)


http://en.wikipedia.org/wiki/The_Secret_of_the_Unic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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