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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에이트] 아이들이 ‘8밀리’로 찍었어요... 에일리언을 본문

미국영화리뷰

[슈퍼 에이트] 아이들이 ‘8밀리’로 찍었어요... 에일리언을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11.06.15 11:25



브라이언 드 파머, 오우삼 감독의 뒤를 이어 세계적인 흥행대작 <미션 임파서블>의 3편(▶리뷰보기)의 연출을 J.J. 에이브럼스라는 사람이 맡기로 했을때 반신반의했다. <미녀 삼총사>의 맥지 감독처럼 뮤직비디오 스타일의 비주얼한 작품을 내놓으려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이 사람은 TV와 영화 쪽을 오가며 깜짝 놀랄 작품을 쏟아내고 있다. 누구냐고? 전설적 미드 <로스트>(▶리뷰보기)에 산파 중의 한 사람이다. 그가 스티븐 스필버그와 손잡고 무언가 비밀스런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했을 때 아마도 <클로버필드> 속편 쯤 되나 싶었다. 보름 정도 전에 다른 영화의 시사회가 시작될 때 사전에 아무런 고지 없이, 제목 안내조차 없이 10분 남짓의 영화가 깜짝 상영되었다. 미국 청소년 아이들이 한밤에 옹기종기 모여 8밀리 영화를 찍고 있는 호젓한 기차역으로 열차가 달려온다. 이내 그 기차는 충돌사고와 함께 탈선한다. 바로 소문으로만 떠돌던 영화 <슈퍼 에이트>의 초반 하이라이트 장면이었다. 그리고 한국개봉 이틀을 앞두고 어제 기자시사회와 함께 그 전모를 드러냈다. J.J.에이브럼스와 스필버그가 꽁꽁  숨겨놓았던 열차 속 괴물의 정체가 밝혀지는 것이다. 이놈도 UFO를 타고 지구나들이 왔다가 낙오된 E.T.인가? 아니면 TV에서 빠져나온 연기괴물인가? 그 놈의 정체를 완전히 알려면 오래 기다려야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미국에는 외계인이 은폐되어 있다




영화는 1979년 미국 오하이오 주의 릴리안이라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이곳 공장 입구에 붙어있는 ‘무사고 안전판’의 숫자가 바뀐다. 무사고 ‘784’일 숫자가 떨어져나가고 다시 ‘1’부터 카운팅된다. 누군가 사고로 죽은 것이다. 13살 소년 조의 엄마이다. 몇 달 뒤, 방학이 시작되고 조와 그의 친구들이 한밤에 모여 8밀리 영화를 찍는다. 인적이 끊긴 폐쇄된 시골간이역 플랫폼에서 결정적 장면을 찍고 있다. 감독도 있고, 특수분장을 맡은 애도 있고, 폭파전문가도 있고, 촬영감독도 있다. 물론 특별히 캐스팅한 여자주인공도 있다. 이들이 찍고 있는 작품은 험프리 보가트가 나왔음직한 형사물 스타일의 좀비영화이다. 아니면 마이클 잭슨의 뮤직비디오 <스릴러>에서 영감을 얻은 호러 스타일이든지. 어쨌든 현장의 상황변화에 따라 바로 시나리오 고쳐 쓰고 재주껏 카메라 돌린다. 그런데 저 멀리서 화물열차가 달려온다. 감독은 신나게 그 열차를 배경으로 하여 카메라를 돌리는데....  맙소사, 열차가 궤도를 벗어나며 엄청난 재난사고를 일으킨다. 알고 보니 그 기차는 비밀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미 공군 소속 화물열차였다. 물론 그 열차 안에는 미지의 생명체, 에일리언이 들어있을 것이고, 미 공군은 마을 전체를 소개(疏開)하고 사고의 내막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기꺼이 죽여서라도 입막음을 할 기세이다. 그런데 어린 영화소년소녀들은 카메라에 찍힌 괴생물체에 맞서 분연히 일어선다. 당국의 음모는? 숨겨진 비밀은? 외계인의 정체는? 소년, 소녀는? 그나저나 이들이 찍고 있던 영화는 완성될 것인가?

음모론 - 외계인은 있다!

너무 흔한 음모론 영화이다. 보나마나 ‘51구역’에 은밀히 보관 중이던 외계인(추락한 UFO에서 사로잡은!)을 야밤에 미 군용열차 편으로 은밀히 이동시키는 중일 테고, 그것이 전복사고를 일으키면서 평화롭기만 하던 한 마을이 온통 뒤집어지는 것이다. 사라진 외계생물체의 짓인지 마을에서는 정전사고가 속출하고 동네 개들이 다 사라진다. 사람도 하나 둘 행방불명되고 각종 전자장비, 금속류가 사라진다. 이건 뭐야 <이티>나 기타 등등의 영화, 스티븐 킹 소설을 비롯한 온갖 소재들이 마구 믹싱 되어 아이들 8밀리 영화 속으로 잠입한 셈이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도 차용된다!)


 

아마도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이티>(▶리뷰보기)일 것이다. 어쩌다 지구에 낙오된 외계생물체. 비록 쭈글쭈글한 외모지만 친근감은 최고였던 이티와는 달리 H.R. 기거가 창조해낸 혐오스런 생물체 형상을 보인다. 하지만 외계인의 입장은 똑같다. 우연히 낙오되었다가 지구의 나쁜 무리(과학자든, 군인이든)에게 사로잡혀 온갖 고문을 다 받게 되고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하여 자기나라 별로 날아가기 위해 맥가이버 처럼 비상탈출계획을  자체 조달, 진행한다. 그러니 곧 외계인과 지구소년이 서로에게 손가락 내밀며 “이티 폰 홈”이란 소리도 곧 나올 듯하다. 아버지와 아들이나 아버지와 딸이라는 해체된 가족 구성원과 그런 아들딸을 위해 죽음도 불사하겠다는 숭고한 가족애, 그리고 외계인까지 소통되는 보편적 희생 등이 다 나온다. 물론, 미끼에 불과한지 모른다.

이 영화는 그런 SF적 요소를 남겨두면 오히려 피터 잭슨의 <배드 테이스트> (▶리뷰보기)정서에 가깝다. 영화완성에 대한 야심과 사심, 소년과 소녀가 펼치는 우정과 성장통이 적당히 결합된 아기자기한 영화 만들기 과정이 관객을 영화에 몰입하게 만든다. 결국 이들이 찍은 8밀리 영화 <The Case>는 메이저 탑 감독이 찍어낸 유치찬란 소품인 셈이다. 영화 끝나고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더 케이스>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애들이 만든 좀비영화를 꼭 보시라. 결국, 스필버그도 J.J. 에이브람스도 어릴 적 저렇게 영화에 대한 꿈을 키웠을 테니 말이다. (박재환, 201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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