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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念

[중국의 국화?] 매화일까 모란일까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11.05.31 10:59



지난 주말 (평촌 옆 동네) 과천에 놀려갔다. 이맘때면 ‘과천화훼축제’란 게 열린다. 화훼(花卉)란 말은 화초를 말하는데 꽃과 꽃이 없더라도 관상용 식물을 말한다. 각종 꽃, 분재, 난 등 전시회가 있고 그와 더불어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린다. 물론 양재 꽃시장만큼 싼 가격에 괜찮은 화훼도 사갈 수 있고 말이다. 화훼축제 행사 중에는 <화훼 골든벨>도 열린다. 과천(및 인근) 주민이 참여하여 ‘꽃/화훼’에 대한 지식을 겨루는 퀴즈 대회이다. KBS <도전 골든벨>과 다른 점이 있다면 가족단위(2인 1조) 대결이고, 진행자가 게임 진행을 위해 ‘정답도 적절히 알려주는’ 위트가 넘치는 축제의 게임이다.

 

초등 2학년 딸과 출전했다. 딸은 아빠를 전적으로 신뢰한다. 왜냐하면 TV에서 <도전 골든벨>을 보다가 엄마도 못 맞추는 문제도 곧잘 맞추는 것을 보아왔기에. 게다가 난 <퀴즈 아카데미> 출신이 아닌가.

문제는 <과천화훼축제 - 도전 골든벨>의 출제문제가 모두 ‘화훼’ 관련이란 것이다. 꽃 키우는 것 좋아하는 전원지향적 주민이면 유리한 퀴즈대회란 것이다.

뭐, 50개 팀이 참가하여 ‘화이트보드’ 들고 게임을 시작했는데.... 워낙 뻔 한 문제에 컨닝 무제한 승인.. 등의 특이하고도 유쾌한 게임의 룰에 따라 순위권까지 승승장구 했는데... 이런 문제가 나왔다.


“영국의 국화는 장미입니다. 그럼 중국의 국화는 무엇일까요? 아, 걱정마세요. 사지선다형이에요. 1.목련 2. 재스민 3. 국화 4. 매화”

앗, 이게 뭐야. 중국의 국화라니? 우왕좌왕! 와이프의 비아냥조의 눈초리...“뭐야, 중국전문가란 사람이...”

뭐, 나름 할 말은 있다. 이게 가을에 개최된 문제이거나 중국 5호 16국 시절이라면 국화가 정답일 게고, 허난성에서 나온 문제라면 답은 모란일 텐데 말이다. 매화는 분명 아닐 것 같고... 근데 재스민이 왜 나왔지? 재스민 혁명 때문인가. 이건 시리아 국화인데...

그러는 사이.. 화이트보드에는 어느새 2번.

정답은 <매화>란다. 그래서 떨어지진 않았다. ‘하나 틀려도 살아남는’ 마법의 스타를 이미 획득해 두었기에.

집에 와서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한다. 중국의 국화가 매화가 맞는지.

중국을 알기 전에 우리 것부터 알아야지.

우리나라의 국화는 무궁화인데.. 어디에 나와 있지? 헌법 조항인가? 대통령령인가. 아니면 TV 애국가 시간에 맨날 보여주는 게 무궁화라서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네이버 백과사전을 보니..

.....1945년 광복 후에는 국기가 법으로 제정되면서 국기봉을 무궁화 꽃봉오리로 정하였고, 정부와 국회의 표장도 무궁화 도안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로 나와 있다.  그럼 국기와 관련된 법을 찾아봐야지. ‘태국기’말고 ‘태극기’ 말이다.

2007년 1월 26일 제정된 법률 8272호가 바로  <대한민국 국기법>이다.

제7조(국기의 깃면, 깃봉, 깃대 등)
④국기의 깃봉은 아랫부분에 꽃받침 다섯 편이 있는 둥근 무궁화봉오리 모양으로 하며, 그 색은 황금색으로 한다.

아마, 저게 유일한 무궁화 조항인 것 같다. 따로 ‘무궁화는 우리나라꽃’이란 법 조항은 없는 모양이다. 법률적 제정사항이 아니라서 그런지 ‘무궁화 국화론’에 대한 반대여론도 있다. 다른 꽃으로 정하자, 품종개량하자 등등의 주장이 수십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있어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해마다 벚꽃축제 시즌이 되면 ‘일본꽃 벚꽃’이 아니라 ‘우리꽃 무궁화 축제’를 열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매한가지다. 무궁화가 국화(나라꽃)란 것은 아마도 ‘관습법’인 모양이다.

그럼, 중국은?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위키피디아(중문페이지)의 <<중국>>을 찾았다.(▶여기) 중국의 상징 코너에

화훼(비법정국화): 목단, 매화

두 가지 꽃이 ‘‘비법정국화’로 나왔다. 우리처럼 법으로 제정되지 않았고, 단일품종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아니란 말일게다. 그런데 대만의 국화는 매화로 나와있다.

▶ 중국의 국부(國父) 손중산(손문) 우표의 테두리는 매화다. 대만 우표


중국의 화훼 재배의 역사는 2~3천년이나 될만큼 역사가 유구하다. 게다가 수많은 문학작품, 그림, 조각 등에서 중국역사에 뿌리내린 화훼를 만날 수 있기에 한두 가지 꽃에 선뜻 손이 가기엔 무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궁금해서 더 찾아보았다. 중국도 국화를 정하자는 움직임은 있었다.

청 나라 말기에 중국의 국화를 모란(牡丹)으로 선포하였단다. 그리곤 청이 망하고... 1929년 전후하여 그 어수선한 정국 상황에서 국민정부의 내정부와 교육부가 연합으로 전국에 통보하기를 매화를 국화로 삼으라고 했단다. 이후 여러 가지 이유로 중국은 따로 국화를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예로부터 매화를 국화인양 여겨온 것이리라. 그리고 모택동 죽고, 등소평이 들어서고 나서는 ‘국화’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생각해보기 시작한 모양이다.

중국의 저명화훼전문가인 중국공정원의 천쥔위(陈俊愉,진준유) 박사가 1982년에 중국 국화를 정하자는 주장을 내세웠다고 한다. 1985년에 중국에서 ‘매화’우표를 발행했는데 그때 천 교수는 <<중국우편>>(华邮)이라는 잡지에 글을 한편 발표했다. 매화와 모란, 두 종을 국화로 정하자고 공식주장한 것이란다. 매화와 모란에 대한 극찬을 하였다. (▶여기)

▶ 중국에서는 매화 도안의 우표가 많이 발행되었다.


또 다른 주장도 있다. 1982년에 <<식물잡지>>를 통해 중국의 식물학자들은 국화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통신사인 신화사, CCTV 등 매체들이 홍보활동을 펼치고 여러 꽃들에 대한 품평이 시작되었다. 1983년 10월 중국식물학회 성립 50주년 기념석상에서 마침내 중국의 400여 식물학자가 애국주의적 열정에 가득하여 전국인민대표대회(우리나라 국회격) 상무위원회에 정식 건의했다. 식물학자들은 이때 4개를 추렸다. 매화, 모란, 국화, 그리고 연꽃이었다.  (▶여기)

이때부터 중국에서는 국가적 차원의 국화선정작업이 시작되었다. 국화선정위원회가 꾸려지고, 국화의 조건이 정해졌다. (음, 꽤 구체적이네...)


1. 꽃 재배의 역사가 오래되었고, 적응력이 강하며 중국 대부분의 지역에서자생하며, 국제적으로 평가받고 있어야하며
2. 꽃의 생김새, 색상이 중화민족의 우수한 전통과 성격을 띠고 있어야하며
3. 용도가 광범위하여 인민대중의 사랑을 받고, 사회적,환경적, 경제적으로 이익이 있어야한다...



중국 하남성 낙양에 가면 저 지평선 끝까지 모란만 펼쳐진 모란꽃 식물원이 있다. 수천년 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탄생한 모란(개량)을 감상할 수 있다. 



뭐야.. 그런데... 이렇게 선정된 꽃이 수십 종에 이른다. 이 꽃을 두고 31개 성시 단위의 호감도 조사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1국 1화’에 찬성한 성(省)이 18개로 58%의 지지란다. 그때 가장 많이 지지를 받은 꽃이 모란이다. 그리고 11개 성은 복수선정(4개 다!)을 지지했단다.

결론적으로 중국 국화는 정해지지 않았고 각 성, 도시급에서 대표화로 선정되기 시작했단다. 현재 중국의 3개 직할시, 24개성, 5개 자치구, 지방성시 192개, 현급시 382개 등등.. 수많은 행정단위에서 ‘우리 꽃’이 선정되었다.

몇몇 도시, 성급의 ‘꽃’을 보면


북경=국화, 남경=국화, 낙양=모란, 홍콩=자형, 심양=장미, 장춘=군자란, 소흥=란, 광주=목면/케이폭, 타이베이=두견, 복주=자스민, 무한=매화 등 다양하다.



경기도 과천의 상징을 알아두자. 꽃은 철쭉, 나무는 밤나무, 새는 비둘기, 동물은 말이란다.(경마장이 있으니...)
참, 나는 과천시민 아니지. (평촌이 있는) 안양을 알아보았다.  안양의 꽃은 개나리, 나무는 은행나무, 새는 독수리란다.


이런 게 왜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 필요해서 정했겠지.



그런데 영국의 국화는 장미라고 했는데.. 이것도 복잡하다. 잉글랜드는 장미, 웨일스는 부추, 부추? (부추에서 바꿨다는 정보도 있네..) 스코틀랜드는 엉겅퀴, 아일랜드는 토끼풀이란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중국 나라꽃이 무엇인지 한가하게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 놈들 나라꽃이 오랑캐꽃이 되었든 할미꽃이 되었든 뭐가 중요하냔 말이다. 문제 출제는 꼼꼼하게 전문가의 스크리닝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박재환, 201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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