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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念

김미화 트위터, KBS 暗箭傷人, 그 해결책은 없나?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10.07.19 15:09



  오늘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 컨퍼런스 룸에서는 오전부터 기자들이 붐볐다. 트위터로 ‘블랙리스트 논란’을 일으킨 김미화의 기자회견 때문이다. 메리어트 호텔은 KBS본관 (이전에 <<물은 셀프>>라는 걸개그림 이미지가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그 건물) 맞은 편 (여의도 공원에서 큰 도로 하나 가로지르면 있는 건물이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김미화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미화는 11시에 영등포경찰서에 출두해야한다. KBS가 김미화의 트위터 글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김미화는 피고소인 신분으로 영등포경찰서에 출두할 예정이었다.


 매티어트 호텔 옆은 KT가 있고, 그 옆에는 전경련 건물이 있다. KT건물은 모르겠지만, 전경련에는 기자회견장으로 쓰기에 충분한 넓다란 컨퍼런스 홀이 있다. 기자가 얼마나 몰려들지 몰라서인지 매리어트에서 기자회견이 잡혔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너무 좁은 기자회견장이다. 김미화에 대한 애정인지, KBS에 대한 불만인지 기자들이 잔뜩 몰려왔다. 오늘이 복날임을 실감하게 할만큼 한증탕 분위기.

 10시 2분 전 김미화씨가 기자회견장에 도착했다. 이날 사회는 한 남자분이 봤다. 그 사람 말로는 "학교......김미화씨가 매니저 없이 활동하시느라 제가 대신....." 이란다. 이날 기자회견장 입구에서 나눠준 회견문 제목은 <<저를 잃지 마십시요>>이다.



  김미화는 기자회견문 인쇄(프린트)가 끝난 뒤에도 원고에 줄을 쳐가며 수정과 가필을 거듭한 모양이다.

  회견문 요지는 자신은 코미디언을 천직으로 알고, 정권의 향방과는 상관없이 10여 년을 한결같이웃음을 주려고 노력하였을 뿐인데, 친정으로 여기는 KBS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푸념으로 이런 고생을 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미화의 어눌한 듯 지혜롭고, 멍한듯하면서 핵심을 찌르는 화법은 기자회견문 곳곳에서 전략적으로 잘 배치되어 있다.

- 여러분! 코미디언을 슬프게 하는 사회!
- KBS는 저에게 아주 특별한 방송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KBS에 제가 출연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적어도 물어볼 수 있는 권리 정도는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 KBS임원 여러분 저에게 예의를 갖추십시오.
- 대화로 간단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던 사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암전상인(暗箭傷人), 제 뒷전에서 활을 쏘셨습니다. 그리고 제게 큰 상처를 입히셨습니다.
- 여러분 이제 제가 반문합니다. 제가 정치하는 것 보신 분 있습니까?
- 저는 제가 코미디언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 여러분 제발 저를 잃지 마십시오. 코미디언 하나 이렇게 키우기 어렵습니다. 저를 잃으면 손해 보시는 것입니다.
...........

‘암전상인’(暗箭傷人)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한자를 보니 뭐, 의미는 곧바로 온다. 그래도 궁금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송(宋)나라 류염(劉炎)이란 사람의 <<이언>>(邇言)에 나온단다. "暗箭中人,其深次骨,人之怨之,亦必次骨,以其掩人所不備也" 누군가의 등뒤에서 칼을 꼽는 (활을 쏘는 것!)을 말한다. 중국역사에 이런 일이 많았다. 춘추시대 정나라 정장공이 노나라와 제나라의 지지를 받고 허(許)를 칠 때 군공을 노리는 두 장수 사이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같은 편이, 같은 목적으로 전방에 힘을 쏟을 때 비겁하게 등 뒤에서배신을 때리는 것이리라. (음, 누구랑 누가 한편이지? 방송인 한 사람이 방송국과 그런 결사체가 될 수는 있는지?)  아마, 정치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정두언이나 뭐, 이런 사람이 이런 말을 써야 더 실감나지 않았을까? 여하튼 특정연예인과 공영방송 KBS의 싸움이 무협활극이 되어 가는 듯하다.

 사실 김미화 개인 입장에서 보자면 KBS와의 다툼이 ‘약자와 강자’의 대결구도이니 손해볼  것은 그다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미화가 KBS에 목을 매는 것도 아니고, 이번 일로 명성/명예에 흠을 입을 것도 없을 구도 같다. 대신 KBS가 이미지 구기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있는 사실이든 없는 사실이든. 그렇다고 여기서 중단할 수도 없을 것 같고. (KBS는 김미화가 없는 사실을 계속 주장했고,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소를 취하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단다)

김미화, 오프라 윈프리는 아니다

그런데 이날 기자회견을 지켜보며 드는 생각은 김미화가 오프라 윈프리는 아니란 것. 만약 오프라 윈프리라면 어땠을까. 물론, 방송사가 감히 윈프리를 어찌할 생각은 꿈도 못 꾸겠지만...

김미화는 자신은 힘 없는, 약한, 수동적인 '일개' 출연연예인이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저는 단연코 한번도 정치권에 기웃댄 적이 없습니다. 한나라당이 집권을 하든, 민주당이 집권을 하든, 이 나라의 코미디언으로 여러분들이 저를 필요로 했을 때 행사에 가서 대통령 모시고 웃겨드렸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 노태우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께서 집권하시는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저를 필요로 하셨을 때 어떠한 행사에도 기꺼이 제 재능을 가지고 빛내 드리지 않았습니까?....” (김미화 기자회견문)

 맞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이 그를 그렇게 보지 않는다는 게 문제이다.

정치 풍자는 못해도 정치는 할 수 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다.  정치 풍자도 못하는 한국 코미디 현실이 정치드라마가 되고 말았으니 말이다.


왜 우리나라 연예인은 모두 방송국에 대해 자신이 약자라고 생각할까? 왕년의 김구라같이 굴면 안될까?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방송뉴스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티나 페이가 사라 팔린 부통령 후보 패러디 코미디를 한 것이었다. (미국이라서?)



대만에서도 정치풍자 코미디가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감옥가 있는 천수볜 전 총통과 지금의 마잉쥬(마영구) 현 총통을 맘껏 조롱한다. (대만이라서?)

여기 대만 tv프로그램 찾아보니 '한류' 슈퍼주니어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게.. 대만 코미디언이 슈퍼주니어 흉내낼 뿐만 아니라 남의 나라 대통령 MB까지 끌어들이는 파격을 보여준다.



한국은 왜 정치 코미디가 안될까?

KBS <폭소클럽2>에서 허경영과 박근혜 등 정치인을 희화화한 코미디 프로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 아마도 정치적 압력이 있었나 보지? 누가? 허경영이? 박사모가?

<개콘> 피디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개콘에 정치 코미디를 시도해봤는데 재미가 없고, 호응이 없고, 완성도가 없어서 뺐다고. (개콘 꼭지의 경쟁력의 원천을 안다면 피디의 말이 이해가 간다)

정치적 풍자 개그는 사실 어렵다. 우리나라같이 정파성이 뚜렷한, 혹은 아예 관심없는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이 개그를 하기는 어렵다.  4대강을 못 웃기고, 천안함을 결코 희화화 시키지 못하는 구조적 이데올로기의 경직성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동혁이형 개그’처럼 하드한 정치코미디가 되고 만다.

내가 KBS사장이라면 김미화, 김제동, 윤도현 캐스팅하여 프로그램 하나 만들겠다. 그러나 얼마나 재미없을까. 눈에 선하다. MB를 제대로 씹겠냐? 노무현을 풍자할 수 있겠느냐? 그렇다고 김정일을 욕하겠는가. 이거 빼고 저것 빼고 하면 심심할 것이다.

(그런데, 노정렬 개그를 듣고 있다보면 굉장히 재미있다. 배칠수의 정치 개그도 꽤 하이 레벨이다.)

KBS 피디들도 고민할 것이다.

제대로 웃기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대한민국 국민을 공정하게 웃기는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아니깐 말이다.

이제 자기 입장과 주장은 다 밝혀진 셈 아닌가.

김미화는 스스로 "자신은 약하고, 그냥 들은 소리를 트위터에 한번 올려본 것인데 이렇게 절 탄압합니까... "라고 말했으니 말이다.

적절한 선에서 한번 국민들 웃기고 말았으면 한다.

우디 앨런이라면 어떤 멘트를 할까?

“전, KBS에서 짤렸어요. 다행인 것은 MBC는 계속 받아주네요. SBS는 청와대 결재가 아직 안난 모양이에요?  대한민국 만세~”

뭐 이 정도로 끝내면 될 일인데..

법정에서 굳이 어제까지 친정-며느리 사이가 얼굴 붉혀가며,

“대법원판례(2009.2.26) 명예훼손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언론을 통해 사실을 적시하여... 공공의 이익에 대한...저쩌구..”해야 할까?

연약한 김미화의 두 어깨에 너무 과다한 정치적 부담을 안기고 있는 것 같다. 방송도, 언론도, 네티즌도, 트위티안들도. (박재환 20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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