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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목인방] 성룡이 나오는 소림사 영화 본문

중국영화리뷰

[소림목인방] 성룡이 나오는 소림사 영화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12.12 17:58



   [소림목인방]이라는 영화는 1976년에 만들어진 홍콩영화이다. 주인공은 이소룡이나 이연걸이 아니라 성룡이다. 성룡이 <취권>과 <사형도수>(사형조수)로 인기 끌기 전에 출연했던 많은 영화들 중의 하나이다. 이 영화는 성룡 팬들에게나, 홍콩 액션영화 마니아에게는 공부할게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순전히 '소림사'에 대한 공부이지만 말이다.

  우리나라엔 [소림목인방]으로 소개된 이 영화의 홍콩 제목은 <소림목인항>(少林木人巷)이다. ‘항’(巷)은 골목을 이야기한다. ‘더러운 거리’를 일컫는 ‘누항’(陋巷)처럼 말이다. 영화에선 이게 단순한 골목, 길목이라기보다는 좁다란 통로, 복도를 의미한다. 영화에서의 구체적인 의미는 소림사에 있는 목인들의 길목이다.  영화들어가기 전에 ‘목인항’(목인방)부터 소개한다.




최종관문 = 소림목인방

 소림사는 예부터 중국 무술의 본가, 지존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소림사에는 수도만 하는 불승만 있는 게 아니라 무승도 많았다. 낮엔 도 닦고 밤에 무도를 익히는 사람도 많았을 테고. 한 주먹 하던 사람이 절에 흘러들어와 소림무술을 익혀 나가서 한몫 보려는 건달도 있었을 것이다. 이들은 얄팍한 무술솜씨를 기반으로 강호를 어지럽히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소림사의 위신을 땅에 떨어뜨리며 말이다. 그래서 소림사의 명망 높은 고승들이 생각해낸 것이 바로 ‘목인방’이다. 이는 소림사에서 무술을 충분히 배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치르는 테스트-관문-이다. 소림무술을 충분히, 아니 완벽히 마스터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목인방’을 지나게 된다. ‘목인방’을 다룬 영화는 몇 되는데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은 이렇다. 좌우로 ‘목인’(木人)이 수십 명 줄지어 있다. 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특수한 장치로 기계적으로 움직인다. 테스트에 응하는 사람은 목인의 장치를 적절히 피해서 ‘A’지점에서 ‘B’지점까지 돌파해야한다. 목인은 나무둥치일 수도 있고, 마치 탈을 쓴 인간처럼 그 안에 고수가 들어가 있을 수도 있다. 만약 그 시계톱니바퀴처럼 정교하고, 무시무시한 목인의 방어막을 무사히 뚫고 B지점까지 도달했으면 거의 성공한 것이다. 마지막 관문은 앞에 준비된 커다란 황동화로를 번쩍 들어 올리는 것이다. 화로에는 시뻘건 불이 이글거린다. 화로의 측면은 용무늬가 있다. 양팔(안쪽)로 화로를 감싸 안으면 지글거리며 살이 탄다. 그러면서 팔뚝에는 용무늬가 자연스레 각인되는 것이다. 이 고비를 감내하면 소림의 최고수가 탄생했다는 증거가 팔에 남게 되는 것이다. 정말 이런 출사(出寺) 과정이 있었을까.

성룡, 복수를 꿈꾸다

  영화 [소림목인방]에서 성룡의 역할은 벙어리 샤오아바(小哑巴)이다. 소림사의 속가제자로 물 긷고 땔감도 나르는 존재이다. 착실하고 우직하기만 한 그는 그런 성격으로 우연찮게 소림절기에 접근하게 된다. 소림사에 와있는 비구니에게서 ‘사권’을 배우고, 소림사 비밀동굴에 쇠사슬로 묶여 감금되어 있는 절대고수(老怪物)에게서 비기를 전수받는 등 사부(師父) 운도 따른다. 샤오아바는 마침내 목인방 과정을 통과하고는 소림사를 벗어나게 된다. 그런데 자기에게 무술을 전수했던 동굴 속 그 악당이 탈출하여 갖은 나쁜 짓을 다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소림사 승려들이 나서지만 그의 무공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다. 오래 전 그를 동굴에 가두었던 소림사 방장은 샤오아바에게 다시 한 번 비장의 절기를 전수해 준다. 그리고 마침내 샤오아바는 천하악당과 대결하게 된다. 여기서 밝혀지는 샤오아바의 과거. 샤오아바가 어릴 때 그 악당(老怪物)이 그의 부친을 죽였던 것이다. 아버지의 대한 복수심과 그래도 자신에게 무술을 가르쳐준 스승인데. 감히 제자가 어찌 스승을... 결국 마지막 대결에서 악당은 제 꾀에 넘어가 자신의 목을 찌르며 죽는다.

성룡, 자신의 장기를 찾기 전

 이 영화는 성룡이 아직 스타가 되기 전에 찍었던 작품이다. 아직 성룡의 오소독스한 면도 형성되지 않은 그런 ‘생+날’ 것의 영화인 셈이다. 즉, 코믹하거나 지형지물/소도구를 활용한 액션 등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성룡 팬들에겐 좀 더 흥미로운 작품이다. 이 영화의 감독은 라유(羅維,뤄웨이)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실제 그는 깝죽대는 성가신 제작자 정도의 역할이었다. 라유 감독은 ‘이소룡’의 덕을 좀 보려고 성룡을 캐스팅하여 <신정무문>을 만들었지만 흥행에 실패했었다. 그래서 라유는 계약으로 성룡을 붙잡아두었기에 성룡을 데리고 다시 한 번 그렇고 그런 쿵푸영화 <소림목인방>을 찍기로 한 것이다. 감독은 대만의 젊은 진지화(陳誌華)를 불러들였다. 역시 저렴하게 찍을 목적으로. 라유는 촬영과정에서 진지화 감독과 성룡과 여러 차례 의견불일치로 다투었다고 한다. 하지만 진지화와 성룡은 그런대로 자신들의 뜻대로 영화를 찍었다고도 한다. 성룡은 이 영화에서 자신의 당시 이름이었던 ‘진원룡’이라는 이름을 걸고 무술감독도 겸했다. 성룡의 자신의 무술솜씨와 안무실력을 발휘했다. 형의권(形意拳)으로 알려진 무술을 변용했고 독사(뱀)의 움직임을 응용한 기술도 선보인다. 이는 나중에 성룡 코믹액션물에서 자주 본다. 소림사의 주정뱅이 스님에게서 취권을 배우는 장면도 있다. 여하튼 성룡은 열심히 이 영화를 찍었지만 역시 흥행에는 실패한다. 외국에서도 이러한 영화를 그다지 반기진 않았다. 당시 그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액션이 너무 지루하다는 것이다. 싸우는 것이 너무 단조롭고 상대에게 일격으로 끝장 보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었다. 여하튼 성룡은 라유의 품에서 벗어날 때까진 몇 년 더 고생해야했다.

그나저나 목인방이란게 있었나 없었나

  소림사를 다룬 영화는  ‘황비홍’을 다룬 영화만큼이나 많다. 남(南)소림사가 불타고 잿더미로 변한 뒤 살아남은 ‘소림오조’의 이야기가 자주 영화로 만들어졌다. 소림사 안에서의 무술 연마장면은 거의 동일하다. 물동이 나오고, 인자로운 방장 등장하니 말이다. 여기에 잔재미를 주는 요소가 바로 ‘목인방’ 코스이다. 좀 더 살을 붙인 것이 ‘18동인’이란 것도 있다. 온몸을 번쩍번쩍 금색으로 칠한 ‘18동인’이 ‘목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게 있었을까?

   진짜 소림사의 역사를 다룬 정사(正史)가 있다면 당연히 ‘아니올시다’가 정답이다. 소림사는 여러 차례 불바다가 되었고 황폐화 되었기에 어느 시대, 어느 소림사에서 그런 기이한 테스트 과정이 있었는지는 사실 고증 불가능이다. 지금 중국에서 관광객이 미어터지는 소림사는 하남(河南,허난)성 등봉현의 숭산에 위치해 있다. 중국 사서에는 남소림, 북소림 등 소림사가 두 군데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일반적으로 하남의 소림사가 북소림이고, 남소림은 복건성에 있었다고들 이야기한다. 복건성의 소림사 흔적 찾기는 광범위하게 이루어졌고 여기저기서 “우리가 그 곳이다!”주장하는 사찰이 심심찮게 중국 언론에서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이것이다!”고 인정해주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적어도 하남성의 소림사에서는 인정해 주고 싶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리고, 가만 생각해보니 소림사 스님이 아무리 애국적이라지만, 목각인형으로 유희를 즐길 만큼 낭만적이지는 않았을 것으로 사료된다.

 내 말에 조금이라도 더 신뢰감을 주기 위해 사진 하나 첨부한다. 이 스님 누구냐고? 소림사를 온통 상업적 요소로 채운 소림사 방장(=주지)인 석영신 스님이다. 소림사 C.E.O.로 유명한 분이다.  지난 4월 소림사 갔을때 운좋게 같이 한 컷!



  어쨌든 소림사라는 절 때문에 홍콩의 영화인들은 오락적 영화를 만들 거리가 많아서 행복할 따름이다. (박재환 200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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