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www.kinocine.com 박재환 영화이야기 (페이지 리뉴얼 중)

[스탈린의 선물] 수령동지의 ‘핵폭탄’급 선물 본문

유럽+3세계영화리뷰

[스탈린의 선물] 수령동지의 ‘핵폭탄’급 선물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10.08 22:0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탈린의 선물] 수령동지의 ‘핵폭탄’급 선물

   이번 1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는 카자흐스탄 영화가 선정되었다. 루스템 압드라쉐프 감독의 [스탈린의 선물]은 월드 프리미어로 부산에서 공개되었다. 카자흐스탄 영화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나로서도 처음 대하는 카자흐스탄 영화이다.

 카자흐스탄은 어디에 있는가

    지도를 펼쳐보면 중앙아시아에 일련의 ‘-스탄’국가가 있다. 인도  바로 위에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이 위치해 있고,  그 위로 타지키스탄, 키르기즈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이 있다. 러시아 바로 밑에 카자흐스탄이 있다. 이들 나라 중에 땅 넓이로는 카자흐스탄이 가장 넓다. 이곳은 우리에게 고려인 강제이주라는 아픈 역사 때문에 그나마 익숙한 이름이다.

AP3316.JPG 
 

영화는 이렇다

   어린 유태인 소년 사쉬카(달렌 쉰테미로프)는 스탈린의 소련군에 의해 가족들과 함께 강제이주 열차에 실린다. 이동 도중 할아버지가 유태 경전을 꼭 껴안고는 숨을 거둔다. 사쉬카는 여러 구의 시체 틈에 끼어 카자흐스탄 땅에 남겨진다. 그는 전쟁 통에 머리를 심하게 다친 카심 할아버지(누르주만 익팀바에프)에 의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이국땅에서 혼자 자라게 된다. 소비에트 군대와 카자흐스탄 현지의 나쁜 경찰이 호심탐탐 지켜보는 가운데 카심 할아버지와 베라 아줌마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소년은 ‘사비르’라는 이름으로 살게 된다. 이곳에 와 있는 폴란드 출신의 의사는 관능적인 여인 베라(에까테리나 레드니코바)를 사랑하지만 베라를 노리는 것은 소비에트 장교와 현지 경찰. 평화로운 풍경이지만 위태로운 소비에트의 기운이 나도는 곳이다. 사비르가 어느 날 신문기사를 보게 된다. 위대한 수령 스탈린 동지의 70회 생신을 맞아 전 인민이 최고의 선물을 갖다 바치는 운동을 펼친다고. 소비에트 장교와 카자흐스탄 경찰이 가축을 징발해 갈 때 사비르는 아끼는 목걸이를 내놓으며 수령에게 최고의 선물로 뽑히길 기대한다. 그러면 수령이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실 거라고. 스탈린 수령님은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에서 생사도 모른 채 헤어진 가족을 다시 만나게 해줄 거라고 믿는다. 스탈린 동지는 그들에게 끔찍한 선물을 안겨준다. 베라의 행복한 듯 보이지만 비극적인 결혼식이 펼쳐지던 날 스탈린 수령은 자신의 70회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카자흐스탄에서 핵실험을 단행한다. 핵폭발 후 버섯구름이 천지를 감싼다. 세월이 흐른 뒤 사비르는 고향을 다시 찾아와서 옛 추억에 잠긴다.

스탈린, 강제이주, 그리고 핵폭탄

    최근 국제정세를 일촉즉발의 위기로 몰고 간 그루지아가 바로 스탈린이 태어난 곳이다. 스탈린은 그루지아 출신이면서 공산주의혁명의 최일선에서 최고수령이 된다. 그리곤 폭압강권통치의 독재자가 된다. 그가 구 소련을 통치할 때 그는 민중(민족)봉기를 우려하여 민족을 통째로 이동시키는 무모한 책략을 구사했다. 당시 수많은 민족이 원래 주거지를 떠나 기차로 수백, 수천 킬로를 이동하여 새로운 곳에 터전을 잡아야했다. 유태인,우크라이나, 폴란드, 타타르, 체첸, 불가리아, 그리스, 리튜아니아, 독일계 등 수많은 소수민족들이 짐짝처럼 옮겨졌다.

   한민족도 1937년부터 기차로 장장 6천 킬로미터 떨어진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으로 내몰려 새로운 삶을 살아야했다. 이동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폭염과 배고픔으로 죽어야했다. 시체는 바로 기차 밖으로 내던져졌고 말이다. 그들이 바로 까레이스키이다. 그 위대한 독재자 스탈린 탄생 70주년에 맞춰 소련은 첫 번째 핵폭탄 실험을 실시한다. 바로 1949년 8월 29일이다. 핵폭발 실험 장소는 카자흐스탄의 동부 지역 세미팔타틴스크란다.

AP3168.JPG 

 아픈 역사를 공감하는 세계인

    영화제에 맞춰 한국을 찾은 카자흐스탄의 루스템 압드라쉐프 감독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 생김새가 서구계가 아니라 아시아계란 것에 놀란다. 게다가 감독과 배우는 모두 자기들 이웃에 한국계(고려인)가 살아 친근감이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스탈린 강제이주의 동일한 역사적 아픔을 공유하기에 영화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이 크다. 기자회견장에서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여기자는 영화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루스템 압드라쉐프 감독은 카자흐스탄이 독립국이 된지 15년 밖에 안 되었다면서 지금 자신의 세대가 소련시절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영화는 반쯤은 이국적인,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우리 시골의 한 시절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풍경을 담담하게 담고 있다. 때로는 위태로운 정치적인 드라마로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소년의 성장드라마 같기도 하다. 카심 역을 맡은 누르주만 익팀바에프는 카자흐스탄의 국민배우라고 한다. 이번에 600명의 경쟁을 뚫고 소년주인공을 맡은 9살 달렌 쉰테미로프의 창백한 연기도 역사적 아픔을 배가시킨다. 소년은 이번 부산영화제 최고 인기 게스트였다.

  아픈 역사를 가진 착한 사람들의 소박한 영화이다. (리뷰 2008-10-8 박재환)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감독이랑 한 컷!

신고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