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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7] 주성치의 이.티. 본문

중국영화리뷰

[CJ 7] 주성치의 이.티.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9.0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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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 변신해도 중국魂

  주성치라면 홍콩 영화계에서 아주 특별한 존재이다. 미남형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영화의 가치전복은 차치하고라도 ‘호감 아니면 비호감’으로 양분될 만큼 극단적 엽기 연기를 선사해왔다. 그런 연기와 그런 영화로 그는 아주 오랫동안 홍콩 최고의 흥행배우로 지위를 누려왔다. 그가 출연하는 영화라면 거의 모두 흥행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그의 흥행파워지수는 성룡보다도 높고, 이연걸보다도 확실했으며, 양조위보다 한참 위였다. 그러나 홍콩영화가 몰락을 하면서 주성치의 흥행파워도 점점 떨어졌다. 주성치표 영화라는 것이 한계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자 주성치는 새로운 시도를 한다. 홍콩의 어설픈 특수효과를 한 순간에 파워 업시킨 [소림축구]를 내놓았고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 자본을 끌어들여 [쿵푸 허슬]을 완성시킨 것이다. 주성치의 예전 영화가 어떠했든 간에 이 두 편의 영화를 놓고 보면 주성치는 확실히 중국문화에 대한 애정과, 홍콩(중국)영화의 나아가 방향이 어딘지를 명확히 꿰뚫고 있었다. 그는 장예모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중화찬란 쇼’를 펼치기 전부터 ‘누가 봐도 확실한’ 중국적 소재의 영화를 만들어온 것이다. 그런 주성치가 대변신을 한 뒤 세 번째 내놓은 작품은 또 다른 면에서 엉뚱하다. <CJ 7>이라는 작품이다. 딱 봐도 외계인 등장하는 SF이다. 이 영화의 중국어 제목은 <장강7호>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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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안 하면 아빠같이 된다..

   영화가 시작되면 한 남자가 다 헤진 운동화를 실로 꿰매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롤스로이스와 벤츠가 등장한다. 중국 한 도시(절강성 닝포市)의 사립학교이다. 부자들만 다니는 이 학교에 가난한 주성치의 외아들 샤오띠(서교 扮)도 다니고 있다. “공부 안하면 나처럼 거지 된다”며 아빠는 자기 아이에게만은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힘들게 돈 벌어 아들을 이 감당 못하게 비싼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이다. 아버지가 건설현장에서 막노동할 때 아이는 부자아이들에게 놀림당하고 따돌림 당할 것은 불문가지. 아빠는 쓰레기더미에서 고장 난 선풍기를 주워오고, 오늘도 아들의 다 헤진 운동화를 깁고, 어디선가 거저 얻어왔을 사과의 썩은 부위를 도려내어 맛있게 저녁밥 후식으로 먹는다. 그리고 바퀴벌레가 버글대는 좁은 집에서 행복하게 잠이 든다. 아이는 아이이다. 고급 사립학교 친구들이 모두 최신형 장난감(장강1호)에 열광할 때 샤오띠는 너무너무 속이 상한다. 아빠는 장난감 하나 사 줄 수 없는 자신이 미안한지 샤오띠에게 몹시 화를 낸다. 그날 밤 아빠는 집 앞 쓰레기더미에서 놀라운 장난감을 하나 발견한다. UFO가 지구에 남기고 간 예쁘장하게 생긴 외계생명체이다. 샤오띠는 이 녀석에게 ‘CJ7호’(장강7호)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샤오띠는 이 외계생명체가 자신을 슈퍼맨으로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 마치 스티븐 스필버그의 <E.T>에 등장하는 외계인이 손가락 불빛으로 자전거를 하늘에 날게 하고,  다 시들어가는 화분의 꽃을 활짝 피게 만들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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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의 사회의식

  주성치 영화는 한 마디로 말하자면 괴상망측했다. 얄미운 사회적 약자이면서 하는 짓은 결코 미워할 수 없는 2류 인간이다. 하지만 언제나 동정심과 호감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일처리를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주성치는 가난한 아빠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 하나뿐인 아들에게 헌신하고, 아들의 기쁨을 위해 몸 바친다. 물론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어서 그렇지만 말이다.

  <CJ7호>는 의외로 중국의 현실을 냉혹하게 보여준다. 최신식 건물이 들어서고 부자들이 넘쳐나지만 그 외형적 부의 이면에는 주성치같은 민공(民工)이 있고, 샤오띠같은 가난한 학생이 있다는 것이다. 주성치는 극단적으로 빈부의 격차를 보여주면서도 결코 적대적이지 않은 시선으로 영화를 마무리한다. 그 소년은 아버지 때문에, 그 외계생명체 때문에 새로운 삶을 이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CJ 7호>는 일취월장하는 중국영화의 CG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외계생명체 ‘칠땡’은 조잡스런 ‘메이드인 차이나’ 외계인 장난감 수준은 벗어났다. 이 영화는 올 1월에 중국에서 개봉되어 2억 위앤의 수익을 올렸다.

  주성치가 오랜만에 선보인 영화에서 많은 것을 기대했을 주성치 팬이라면 이젠 중심을 잡아야할 듯하다. 주성치는 그 옛날의 주성치가 아니다. 이제는 중국의 현실을 관찰하고, 중국의 영화수준을 선도하며, 중국정신의 전파에 정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할 것 같다.

보너스 정보: ‘CJ7’로 번역된 ‘장강 7호’가 뭘까. 중국사람이라면 유인우주선 계획인 ‘신주(神舟)6호’를 다 안다. 중국사람은 이미 자신들이 로켓으로 지구 밖으로 우주선을 쏘아 올렸고 우주인도 있다. 올림픽 끝난 뒤 곧 ‘신주7호’를 쏘아 올릴 계획이란다. 중국인에겐 ‘아폴로 11호’보다 더 유명한 게 신주(선쩌우)5호이며, 이소연보다 더 유명한 인물이 양리위(楊利偉)이다. 근데 주성치는 좀 더 홍콩적인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1968년 이한상 감독이 항일첩보영화 <양자강풍운>을 만들었는데  ‘007 제임스 본드’처럼 ‘장강 1호’ ‘장강 2호’ 등이 출연한다. 당시 홍콩 꼬맹이들은 ‘장강 몇 호’라고 흉내 내고 놀았었다고 한다. 우리가 ‘간첩 잡는 똘이장군’을 흉내 내듯이 말이다. (박재환 200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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