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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화리뷰

[라이언 일병 구하기] 스필버그의 전쟁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5.20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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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1999-9-8]  오, 하느님! 이 영화를 정말 스티븐 스필버그란 작자가 만들었단 말입니까? 스필버그의 졸작 <1941>를 최근 다시 본 나로서는 영화 시작 30초 동안은 어떻게 하면, 스필버그를 씹을까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어떻게든 흠잡는 다는 것은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보다도 더 어렵다. 이 영화가 스필버그 작품이라고 느껴지는 장면은 초반 1분과 후반 1분의 멜랑꼬리한 순국선열 국립묘지 장면뿐이다. 이는 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의 라스트 씬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스필버그 특유의 작품 끝 마무리... 극장 안이 환하게 밝아지기 전에 눈물 흘린사람은 눈물을 닦고, 감동받은 사람은 그 감동의 여진을 가라앉히라는 너무나 친절한 팬서비스인 셈이다.
 
  이 영화는 전투의 잔인한 묘사로 인해, 전쟁 영화에 있어 크나큰 한 획을 그었다. 이제 앞으로의 전쟁영화는 팔다리가 떨어져나가고, 내장이 터져나가고, 화면이 피바다가 되고, 카메라렌즈까지 피 떡칠을 해야 관객의 직성이 풀리게 되었다. 스필버그는 피터 잭슨도 아니면서, 방위조차 나오지 않았으면서도, 이렇게 전쟁의 참상을 묘사했다. 내가 여기서 전쟁의 참상이라고 표현은 했지만, 실제, 나도 전쟁을 모르니, 전쟁을 논하기엔 한계가 있고, 죽음과 애국심을 논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내가 여태 보아온 많은 전쟁 영화중에서 이처럼, 전쟁의 공포와 광기, 참전한 군인들의 심리를 여과없이 묘사한 작품은 없었다고 본다. 내가 보아온 전쟁영화란 것이 <김 상사, (아주 비장하게...) 고향의 순이에게 이 말을 전해주게나. 나는 이 목숨 다 바쳐서, 이 아름다운 조국의 금수강산을 지켰고, 저 북괴 빨갱이의 천인공로할 어쩌구 저쩌구, 할 이야기 다하도록,, 숨을 할딱거리고.. 아주 아주 장엄하게 산화하는.. 배달의 기수 스타일>부터, <X도 모르면서, 반전 반핵, 평화만을.. 어쩌구 하는> 영화까지... 그러나, 전쟁이 무슨 죄가 있냐, 전쟁을 일으키는 놈들이 죄가 있지.. 전쟁에 내몰린 자들은 기본적으로 볼트 너트에도 못 미치는 소모품이다. 적의 기관총의 탄알이 다 떨어질 때까지 전진하여 총알받이가 되어 주는 것이 보병이요, 쫄병인 것이다. 그들에게 그 아무리 거창한 애국과 애족과 충성심을 주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국가라는 것이 있고, 적이란 것이 존재하는 이상, 총을 들고, 죽어나가야 하리라.. 비참하게...

  전쟁은 총을 든 외교이며, 평화는 총을 놓은 외교라고 했다. 그리고, 본질은 정치이고 말이다. 지금, 클린튼이 북한에다가 핵폭탄 안 떨어뜨리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할지도 모른다.

  자 그럼, 이 영화의 그 미친 짓거리에 침잠해 보자(빠져보자라는 소리임). 그 유명한 성조기가 화면 가득 펼쳐지고, 한 노친네가 줄지어서 있는 국립묘지 십자가 앞에 달려간다. 그리고, 한 십자가에 매달리며, 과거를 회상한다. 이 노친네가 누구냐 하면, 이 영화의 "무늬(제목)만" 주인공인 라이언이다. 물론 할아버지 라이언이다.

  이 영화는 파도가 몹씨도 거칠은 어느날, 수륙양용 장갑차가 구축함에서 해안선 가까이 내려져서는 해안육지로 군인들을 내뱉는다.. 지금 밀러대위(톰 행크스)가 지휘하는 소대가 육지에 도착한다. 그리고, 육지를 향해 장갑차의 해치가 열리고, 미군이 쏟아져 나오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독일군 진지에서부터의 집중사격은 시작된다. 이 끔찍한 상륙작전을 지켜보는 10여 분간 관객들은 숨조차 멈춰버린다. 내리는 족족 타켓이 되고, 매설된 지뢰와 크레모아 등에 산산이 조각나는 군인들. 목이 날아가고, 팔다리가 잘리고, 군인 하나가 자기의 한쪽 팔을 들고 왔다 갔다 하는 장면을 보라! 내장이 배 밖으로 줄줄 흘려내리고, 바닷물은 시뻘겋게 물들어 있다. 운좋게 해안에 내린 군인들은 적진을 향해 달려 가야한다. 물론 그 동안 또 반이 죽는다. (이는 히틀러의 참모, 괴벨스였던가? 아이디어이기도 하다. 독일은 진짜 이 마지막 전선을 "사수"하는 것이다.) 밀러대위는 결국 진지를 접수한다. 해안은 온통, 피바다이고 시체는 즐비하고 말이다. 이제 이 영화가 왜 미국에서 R등급 이었는지를 실감하게 되고, 왜 우리나라에서 15세미만 관람불가인지 의문을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전쟁의 광기와 공포를 가르치는 영화이다. 애국심을 고취하거나, 사나이의 멋진 총솜씨를 보여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욱 돋보인다. 전쟁을 반대하는 그 어떠한 이유보다도 멋진 화면이고, 미국 영화가 왜 그렇게 세계에서 각광을 받는지를 실감하게 되는 한편의 악몽인 것이다.

  관객은 초반 10여 분만에 전쟁의 공포를 실감한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그 전투에서 빠져나가기를 희망한다.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 제가 바둑을 잘 두기에... 이런 저런 이유로, 우리는 전투에 참여 안할 기회는 많다. 라이언에게도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 그의 큰형 라이언이 전쟁에서 죽었다. 그리고, 둘째 라이언 형도 전사했다. 그리고 그리고, 그의 셋째 라이언 형도 입대하자마자 죽었다. 하느님 맙소사! 미군 사령부에서는 이 기막힌 사연을 발견하고는 라이언 형제의 막내 라이언의 생사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이는 싸구려 인류애도 아니고, 정치군인 마샬의 선거전략도 아니다. 단지, 스필버그식 각본일 뿐이다. 이 전쟁에서는 이 보다 더 끔찍한 사연도 많았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형제가 총부리를 겨누는 이데올로기의 대립이라는 멋진 영화적 상황도 있잖은가?) 그러나, 타이타닉에서 두 연인이 모든 비극을 대표하듯, 이 영화에선 라이언일병의 생사여부, 살려내기, 구출하기 만으로도 충분히 전쟁의 광기를 보여준다. 방금 노르망디에서 살아온 밀러 대위에게 명령이 떨어진다. 적진 어딘가에 떨어진(공수부대) 라이언 일병을 구출하여, 미국의 노모에게로 보내라는 명령.... 그래서 여덟 명의 사나이가 총을 들고 적진에 뛰어든다.

  그리고, 이 영화 소개에서 빠지지 않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한 사나이를 구하기 위해, 여덟 명을 희생해도 좋단 말인가?" 그러나, 밀러대위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내가 한 사람을 죽이면, 열 사람을 구하는 셈이지..." 밀러대위의 카리스마, 군인정신은 정말 존경의 귀감이다. 그들이 라이언을 찾아 작은 전투 , 큰 전투를 헤쳐나가는 것은 이 전쟁의 핵심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 고립된 마을에서 라이언을 찾아낸다. 라이언은 귀환을 한사코 거부하고, 그곳에서 독일군과의 마지막 전투를 치르게 된다. 이 끔찍한 전투는 또 다시 스필버그의 끔찍한 영상미학을 보여준다. 이 전투에서 여러 인간모습이 나타난다. Upham 으로 대표되는 비겁성,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다. 벽 뒤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상황. 영화에서야 모두들 그렇게 목숨 내놓고 나서지만, 실제로는 어쩜 "업햄"처럼 행동하는 군인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참, 어린 여자애 하나를 구하기 위해 무모하게 나섰다가 조준사격을 받고 죽어가는 군인 씨퀀스.. 문득 스탠리 큐브릭의 <풀메탈 자켓>이 떠올랐다. 거리 한 복판에 미군용사가 총을 맞고 신음한다. 동료는 벽과 참호 안에서 이리로 뛰어오라고, 기어오라고 말하지만, 그 군인은 숨만 헐떡거린다. 한 군인이 뛰어나간다..용감하게.. 하지만, 어디서 숨은 베트콩이 "땅-" 쏜다. 어디서 날아오는지도 모른다. 살려달라고 신음하는 동료, 아군의 엄호 사격을 받으며 달려가 보지만, 또 다시 어디선가 날아오는 적의 총알. 몇명인지, 어디서인지... . 언제까지인지.. 모르는 이런 공포의 순간. 전쟁은 .이런 무서운 순간들이다. 소총부대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20밀리 기관총, 탱크의 등장... 그리고, <플래툰>의 일리어드 상사의 마지막 죽음을 연상시키는 아군 전투기의 등장까지..

  이 영화에서는 드라마는 별고 없다. 단지 라이언이란 골치 아픈 존재를 구해내어, 안전한 미국본토로 데려다 주기만 하면 된다. 스필버그는 그러한 간단한 줄거리를 정말 끔찍한 화면으로 요리해나간다. 굉장한 전투장면, 그리고, 잔잔한 이어짐, 조금씩의 전투, 그리고 끔찍한 살상전. 관객은 온탕과 열탕, 그리고, 냉탕까지 오가면, 전쟁이 주는 무서움을 한아름 선사받는다.

  이 영화에서 라이언으로 나온 맷 데이먼은 사실, 이영화 촬영(제작)동안은 그렇게나 유명한 배우는 아니었다. 그래서, 이 영화 등장배우들이 실제로 군사훈련을 받았음에도 그는 제외되었다. (미국영화제작의 미덕 중의 하나는 전쟁영화를 찍을 때는 실제로, 군사학교(또는 그에 준하는 시설)에서 일류 강사진(베테랑)으로부터 군사지식, 유격훈련 등을 받아 리얼한 화면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도 "데일 다이"라는 유명한 사람밑에서 지옥훈련을 경험했다고 한다. 아..프리미어 9월호에 나온 관련기사에서 하나 옮기자면..


......사실 데이먼은 훈련과정에도 참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데이먼은 말한다. "와보니 다른 사람들이 진흙더미에 엎드려 기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내가 아주 깔끔한 모습으로 현장에 나타난 것이지요. 그들은 말했습니다. "씨팔, 저 새끼는 왜 훈련을 안 받는거야? 뭐하는 놈이야?"

  이 영화 내년 오스카 휩쓸 것은 확실하다. 적어도 톰 행크슨 주연상은 맡아논 당상이다.

  그리고, 군대와 관련하여, 통계이야기를 좀 하자면, 이 영화에서, 쏟아지는 총탄과 퍼붓는 포탄을 보며, 얼마나 많은 화력으로 적을 무찌를수 있을까 생각해봤음직 하다. 월남전 당시, 미군이 베트콩을 죽이기 위해 쏟아부은 엠16에 대한 통계가 있었다. (이는 어느 전쟁학자의 조사여서, 신빙성은 없지만, 전쟁의 광기와 인간의 공포감이 어느정도 상상은 간다) 사람 하나 잡기 위해, 부자 나라 미국이 쏟아부은 총알은 10,000발이란다. 물론 연습용, 위협용, 장식용이 다 포함된 것이지만, 얼마나 사람 죽이기가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이 영화에서 종탑위에서 멋지게 조준사격을 하는 군인이 있지만, 생각해보라, 포연이 자욱하고,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서 살려고 발버둥치는 적을 향해 , 그리고, 자신도 살려고 몸을 사리며, 어떻게 그런 람보같은 전적이 가능하리오.... 아마, 전쟁에 임하는 병사의 공포감만을 따지자면, <풀메탈 자켓>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전쟁에서 고귀한 목숨을 바친 우리네 전몰용사들에게 삼가 명복을 빌며, 그 유족들에게 항상 신의 은총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박재환 1999/9/8)

Saving Private Ryan (1998)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톰 행크스, 톰 시즈모어, 에드워드 번즈, 제레미 데이비스, 빈 디젤, 배리 펩퍼, 맷 데이먼
imdb   네이버영화  wikipidia  Saving Private Ryan Online Encyclopedia
http://www.mtime.com/movie/1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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