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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화리뷰

[에이. 아이.] 인형의 꿈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5.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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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0-7-30]  재작년 3월 유명을 달리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교분은 197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레이더스>의 셋트장 건설을 위해 영국에 와있던 스필버그 감독은 <샤이닝>을 준비 중이던 큐브릭 감독과 저녁을 함께 하게 되었고, 그후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영화작업의 조력자가 되었다. 줄곧 대중적인 기호의 흥행 대작을 만들어오던 스필버그와 고집스레 자신의 영화스타일을 강조하였던 큐브릭. 이들 스크린의 거장, 명감독의 교분은 영화팬에게는 흥미롭기도 하다. 큐브릭은 생전에 특별히 애착을 가지고 영화화하려했던 작품이 있었지만 끝내 '계획'으로 끝난 것이 몇 편 있다. <A.I.>가 그 중의 하나이다. 큐브릭은 말년에 이 작품의 완성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맡겼고 스필버그는 기꺼이 받아들였다.

<A.I.>는 영국의 SF작가 브라이언 올디스가 1969년에 내놓은 단편소설 <Supertoys Last All Summer Long>이 원작이다. 올디스는 이 작품과 함께 '피노키오-안드로아드' 꼬마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연작들을 발표하였는데 스탠리 큐브릭이 영화화 판권을 사들인 것은 1982년의 일이었다. 줄곧 손에 쥐고 있던 이 작품은 결국 스티븐 스필버그에 의해 시나리오로 완성되었다. 스필버그가 각본까지 직접 쓴것은 놀랍게도 1977년의 <크로스 인카운트>이래로 처음있는 일이다. 영화의 내용은 <피노키오>와 <오즈의 마법사>를 합쳐놓은 듯하다.

▷ Synopsis

극지방의 해빙으로 인해 도시들이 물에 잠기고 지구상의 모든 천연자원이 고갈되어 가는 어느 먼 미래. 인류의 과학문명은 천문학적인 속도로 발전하여 인공지능을 지닌 로봇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집안 일, 정원 가꾸기에서부터 오락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까지. 로봇이 인간의 편의를 위해 궂은 일을 대신하게 된다. 하비 박사(윌리엄 허트)는 로봇공학 발전의 마지막 관문이자,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는 '감정이 있는 로봇'을 만들겠다고 공언한다. 그는 로봇회사인 사이버트로닉스사에서 감정을 지닌 최초의 인공지능 로봇, 데이비드(할리 조엘 오스먼트)를 탄생시킨다. 데이비드는 사이버트로닉스사의 직원인 헨리 스윈튼(샘 로바즈)과 모니카(프란시스 오코너)의 집에 실험 케이스로 입양된다. 스윈튼 부부의 친아들 마틴은 불치병에 걸려 치료약이 개발될 때까지 냉동되어 있는 상태. 인간을 사랑하도록 프로그래밍된 데이비드는 모니카를 엄마로 여기며 점차 인간사회에 적응해간다. 하지만 아들 역할도 잠시, 마틴이 퇴원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자 데이비드는 슈퍼토이 테디 베어와 함께 숲 속에 버려진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은 데이비드. 하지만 그는 엄마로부터 들은 피노키오 동화를 떠올리며 마법의 힘으로 진짜 인간이 되어 잃어버린 엄마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고 여행을 시작한다. 여행길에서 만난 남창 로봇 지골로 조(주드 로)는 데이비드의 여정에 동행한다. 황폐한 로봇들과 그들을 혐오하는 인간들 사이에서 악몽 같은 경험을 하게 되는 두 사이보그. 결국 수몰된 뉴욕까지 찾아가지만, 데이비드는 자신의 꿈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기능이 정지된다. 그로부터 2천년 후, 수장되었던 데이비드는 전혀 다른 생명체에 의해 발견되고 마침내 오랫동안 소망하던 사랑을 찾게 되는데...

▷ 인조 로봇소년의 꿈

처음 프로그래밍 되어있는대로 착하게만 살고 싶었던 인공지능 로봇 데이비드 역은 <식스 센스>에서 놀라운 눈빛 연기를 보여주었던 할리 조엘 오스먼트가 맡았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관객들을 영혼을 불려내는듯한 신들린 연기를 선사한다. 그가 자신의 어머니로 입력된 '모니카'의 사랑을 받아내기 위해 벌이는 감정연기는 관객의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그가 숲속에 버려질때 모니카에게 매달리는 부분과, 마지막 바닷 속에서 '푸른요정'을 바라보며 생명이 정지하는 순간은 눈물을 자아낼 정도이다. 영화에서 많은 인공지능 로봇들이 등장하지만 '데이비드'와 함께 관심을 가질만한 존재는 지골로 '조'이다. 역시 눈빛 연기에는 일가견이 있는 주드 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에서는 처음 대하는 것 같은 기이한 캐릭터인 남창 연기를 코믹하게 해낸다. 실제, '조'의 연기와 대사는 이 영화가 스필버그 영화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스필버그는 큐브릭의 꿈을 실현시키기위해 자신의 유아적 시각을 과감히 내던진듯 하다.

사실, 흥행감독 스필버그가 큐브릭의 유작에 손을 댔다는 사실에 우선은 분노를 느꼈을 영화팬이 많았으리라. 하지만, 스필버그는 이미 <후크>와 몇몇 작품을 통해 동화 너머의 세상에 대한 진지한 사색을 시도하였고 <라이언 일병구하기>에서부터 만년 소년적 이미지를 탈피하였다. 영화는 큐브릭의 이상에 스필버그의 생각이 투영된 듯하다. 피노키오처럼 완전한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데이비드의 생각은 참으로 로봇답다. 그는 자기가 버림을 받는 이유가 로봇이기 때문이고, 사람이 되면 사랑을 받게될 것이라고 믿는다. 인간의 욕망을 알고 있는 '조'는 데이비드의 그러한 생각이 철없기까지 할 것이다. 인간은 참으로 이기적이고 잔인한 존재이니 말이다. 스필버그는 데이비드의 짧은 여정을 통해 인간의 사랑의 감정을 담으려 노력한다.

이 영화는 큐브릭의 손길에서 시작되었지만 분명 스필버그 감독의 시선에서 종료된다. 그것은 스필버그의 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랑의 결핍과 관계에 대한 연민,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존재들에 대한 동경과 희망, 구원의 그림자가 곳곳에서 감지되기 때문이다. 아마도,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에서 뭔가를 기대하는 팬이라면 이 영화가 아마 그의 영화인생에서 최고의 작품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박재환 2000/7/30) 

A.I. Artificial Intelligence (2000)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 헤일리 조엘 오스먼트, 쥬드 로, 윌리엄 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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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en.wikipedia.org/wiki/Super-Toys_Last_All_Summer_L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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