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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드림] 오래오래 더 오래 살려는 인간의 욕망 본문

일본영화리뷰

[롱 드림] 오래오래 더 오래 살려는 인간의 욕망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5.0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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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4-2-21]   [러브 레터]로 한때 한국 영화팬들을 열광시켰던 일본의 이와이 슌지 감독은 일본 영화판에서 메이저 감독으로 대접받는 것은 아니다. 10대 소녀취향의 영화를 잘 만드는 인디 계열의 작가감독으로 보아야할 것이다. 이른바 10대 여성 취향의 감수성 예민한 영화를 찍는데 주력한 이와이 슌지 감독의 활동공간은 꼭 극장용 영화만은 아니었다. 그는TV에서 방영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든 영화를 많이 제작했다. 그것이 나중에 비디오로 나와 국내에 그의 명성이 알려진 것이다. 순정물에 이와이 슌지가 있다면 일본영화의 대표격일수 있는 호러계통에도 이러한 인물은 많다.

  너무나 유명한 공포 망가의 대표주자 이토 준지(伊藤潤二)의 일련의 작품들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중 비교적 덜 알려진 [롱 드림](長い夢 긴 꿈)이 히구 친스키라는 감독에 의해 TV영화로 만들어졌다. 히구 친스키는 이름이 괴상하지만 러시아 사람은 아니다. (태어나긴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이토 준지의 또다른 유명 망가 [우즈마키](소용돌이)를 영화로 만든 사람이다.

  [롱 드림]의 내용은 이렇다. 일본의 어느 종합병원 뇌과 병동의 고참 의사와 신참 의사가 이상한 환자의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막 입원한 여자환자 마미(츠구미つぐみ)는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이룬다. 밤마다 '죽음의 사신(shinigami)'이 자신을 데리고 가려한다는 것이다. 고참의사 쿠로다(호리우치 마사미)는 마미가 본 것은 죽음의 사신이 아니라 다른 병실에 입원해 있는 무코다(카시와바라 수지)라고 일러준다. 무코다는 매일 악몽에 시달린다. 그가 꾸는 꿈이란 이상하기 그지없다. 매일 꿈의 길이가 늘어진다는 것이다. 하루치 꿈 속의 이야기가 1시간, 10시간, 한 달씩 늘어나더니 어느새 10년, 100년의 기간을 하룻밤 꿈속에서 겪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은 현실의 그를 얽매이기 시작한다. 그는 날마다 꿈에서, 잠에서 깨어나면 바싹 늙어있는 외모와 달라진 목소리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게 너무나 길고 지루하고 현실 같은 악몽만을 꾸던 무코다는 어느 날 갑자기 결정체 몇 개만을 남기고는 먼지로 사라진다. 의사 쿠로다는 그 결정체를 마미에게 주사한다. 마미도 똑같은 증세에 시달린다. 이 위험한 실험을 지켜보던 신참의사 야마우치(츠다 켄지로)는 어쩔 줄 몰라한다. 이상한 꿈을 꾸는 환자에게 매달리는 고참의사 무코다에게는 슬픈 과거가 있었던 것이다. 무코다는 오래 전 죽은 자신의 애인이자 환자였던 카나(하츠네 에리코)를 잊지 못하고 함께 영생을 얻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잠을 자면서 꿈을 꾸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고 한다. 아침 무렵 잠깨기 직전 잠깐 순간적으로 꾸는 꿈만이 어렴풋이 기억될 뿐이란 것이다. 그리고 사실 우리가 간밤에 꾼 꿈을 정확하게 그려내는 것도 어렵다. 실제 그 꿈이 현실과 같은 천연색이었는지 흑백이었는지, 내가 꿈속에서 안경을 쓰고 있었는지 콘택트 렌즈를 끼고 있었는지를 기억해내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토 준지의 상상력은 이처럼 꿈에서 깨어난 후 인간이 가지는 '꿈에 대한 환상'을 재조립한다. 만약, 인간이 현실말고 꿈에서 또 다른 영속된 삶을 얻게 된다면 어떨까?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어떤 환상을 자신의 꿈속에서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아주 아주 긴 꿈속이라면 그 속에서 자라고, 공부하고, 사랑하고, 가족을 거느리고, 나이 들고.... 이처럼 또 다른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만약, 그 꿈이 악몽이라면 어쩌나? 1년의 꿈, 10년의 꿈 내용이 모두 현실만큼 고달픈 내용이라면? 환자 무코다의 꿈이 바로 그러하다. 하룻밤의 꿈속에서 1년 동안 쫓겨다니는 꿈을 꾸었고 너무나 배가 고파 자신의 발을 뜯어먹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 다음날엔 10년 동안 공부만 하는 미칠 듯한(!) 꿈도 꾸었고, 어떤 날은 몇 년 동안 화장실만 찾아 돌아다니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이럴 수가!!!!!!

  결국, 이토 준지가 그리러한 것- 아니 이토 준지의 원작만화를 못 본 관계로 - 히구 친스키 감독이 그리러한 것은 영생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 욕망이 아니었을까 한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꿈을 꾸게 됨으로써 영원한 삶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 꿈속에는 이미 죽은 자신의 연인을 만날 수도 있을지 모르니 말이다.

  50분 짜리 TV영화인데 팀 버튼 감독의 [화성침공]에서난 봄직한 눈 튀어나온 흉악한 인간의 몰골을 실컷 볼 수 있고 때로는 피가 철철 흘러 넘치는 일본식 하드고어의 진수도 만날 수 있다. 어쩜 이 영화의 정서는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유리의 뇌]와 이어진 듯 하다.  (박재환 2004/2/21)

長い夢
원작: 이토 준지(伊藤潤二)
감독: 히구 친스키
출연:호리우치 마사미(堀內正美),츠다 켄지로(津田 健次郎),카시와바라 수지(柏原收史),츠구미(つぐみ),하츠네 에리코(初音映莉子)
imdb   네이버영화 위키피디아
http://www.mandiapple.com/snowblood/longdream.htm
http://www.thirteens.net/~ghc/misc/a/itoujun.htm
http://www.kfccinema.com/features/articles/junji/junji.html
http://www.midnighteye.com/reviews/uzumaki.shtml
http://junjiito.trilete.net/?jid=mnag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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