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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니 게임] 언퍼니 게임 본문

호러, 무서운 영화들

[퍼니 게임] 언퍼니 게임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5.0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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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1998-10-11]   이 영화를 어떻게 말해야 할지 참으로 곤혹스럽다. 사실, 영화 보는내내 "음.. 이 영화는 절대 권해서는 안될 영화구나..." 심지어는 나 자신도 두번 다신 보기 싫은- 단순히 싫다는 것이 아니라, 끔직한 경험은 하기 싫다는 어떤 본능적인 회피심리가 마구 생겨나는 것이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하루,이틀이 지나고 나니, 이 영화의 어떤 마력을 슬그머니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유원지에서 타는 청룡열차나 바이킹처럼 오싹오싹한 경험의 대리만족에 해당하는 불유쾌한 것 같기도 하고, 내 핏줄에 연연히 흐르고 있는 아득한 원시시대의 그 본능적 유희의식이 꿈틀대며 살아나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다. 조금은 범죄적인 의식 같은 것 말이다. 사실, 영화내내 피해자의 입장에서 저 처절한 상태를 한시빨리 벗어나고 싶었지만, 영화가 중반 들고서는 - 정확히는 악당들이 '어린 소년'을 쏘아 죽인 후, 어둠 속에서 펼쳐지는 10여 분간의 롱테이크 장면에서부터는 관객은 알게 모르게 그것이 '퍼니하든, 않든'간에 공모자로 끼어들게 된 것이다. 물론 아줌마가 갑자기 초인의 능력을 발휘하여 묶어놓은 밧줄-테이프-을 끊고, 악당을 한방에 물리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정말 잠재된 폭력의 미학이, 가해자에 대한 끝없는 실험과 재미로 점철시켜 놓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내가 본 호러(호러하면 좀 이상한데, 어쨌든 스릴러 장르에 있어서는..) 영화 중 최고의 영화였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영화 보는 내내 심장이 멎을 것 같고, 오금이 저리는 그러한 경험을 한다는 게 어디 흔한가... 그래도, 이 영화가 워낙 그렇다 보니, 감히 한번 보시라 같은 소리를 감히 못 하겠다. 아마 내가 십년만 젊었다면, 분명 중간에서 겁 먹어서든지, 아님, 참을 수 없는 역겨움에서든지 화면을 꺼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흐이유.... --;;;;;;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는 박재환의 모습임!)
 
  ▶ 영화는 독일의 수려한 산간마을, 자연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여름휴가를 맞은 한 가족이 차를 몰고 어디론가를 향한다. 차 뒤에는 보트가 매달려 있다. 그들은 지금 여름휴가를 보내려고, 산정호수가의 그들의 별장으로 가고 있는 길이다. 아내는 남편에게 클래식 음악을 털어주고는 누구거냐고 묻는다. 여기서 이들이 '헨델과 모짜르트의 음악을 들으며 고상하게 여름휴가를 보내려는 너무나 평범한 독일의 행복한 한 가정'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경춘가도를 지나다보면 보트를 뒤에 달고 가는 '록스타'나 '무쏘'를 볼 수 있는데, 왜 우리는 그 사람들을 보면 '헨델과 모짜르트의 음악을 들으며 고상하게 여름휴가를 보내려는 너무나 평범한 한국의 행복한 한 가정'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할까. 아마, 이름하여 <편견>이라고 하는 것일 게다. 이 가족은 Georg(Ulrich Muhe)와 Anna(Susanne Lothar)부부, 그의 어린 아들 놈이다. 여름휴가를 맞아 도시에서 뚝 떨어진 산정호수의 그림같은 별장에서 느긋하게 몇 주 (음. 유럽 쪽은 보통 여름 휴가를 한달 이상씩 보내더구나. 우리도 IMF끝나면 한달씩 보트 달고 호수를 찾아 인생을 느긋하게 즐기며 살 줄 아는 그런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음 한다..재환생각..^^) 그들이 가고 있는 이 여행 길이 죽음의 길이 될 줄이야.... 그 즐거운 시간은 클래식(imdb에서 확인한 것임!) 헨델의 Cara Salva와 Pietro Mascagni의 "Tu Qui Santuzza" (from Cavalleria Rusticana)에서 갑자기 헤비 메탈로 음악이 바뀌면서 산산조각 나 버린다. 그들이 그들의 별장으로 갈 동안 Eva가족의 집을 지나간다. 차에서 보니 왠 젊은이와 에바가 서 있고, 어설프게 인사를 나누는 것이다. (이 에바 가족이 그들의 첫번째 퍼니게임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게오르그는 아들과 함께 호수에서 보트의 돛과 닻(음.. 어느게 위에 달린거지?)을 다는 작업을 하는 동안 안나는 집안을 정리한다. 이때 피터(독일어로는 페테르 라고 하나? 발음 좀 신경써서 들을 걸.. ) 나타난다. 물론 낯선사람이 방문하면 긴장하게 마련인데 이 피터라는 사람은 조금 덜 떨어진 사람같아 보인다. "아까 에바씨 집앞에서 봤었죠? 에바씨가 보내서 왔어요. 계란 4개만 좀 빌려주시죠." 안나는 의심없이 계란 4개를 준다. 하지만, 피터는 가다가 거실바닥에 떨쳐 "박살"내어 버린다. 안나.. 아..상관없어요. 하고는 다시 4개를 준다. 하지만, 곧, 그 4개마저 어떻게 깨어먹고는 다시 계란을 달라고 한다. 안나는 드디어 이 남자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나가 달라고 한다. 이때, 조금 말이 통할 것 같은 파울이 등장한다. 그리고는 "오..피터가 말썽이군요. 미안해요." 그리고는 한다는 말이, "계란 좀 주실까요." 그러더니, "아 저거 갤러웨이잖아!." 골프채를 본다. 이것 좀 볼 수 있을까요.. 한번 휘둘러 볼까. 그러곤 밖에 나가 한번 휘두르겠다고 나간다. 그리고 끔찍한 개의 울부짖음이 들린다. (분명 파울이 골프채로 그 세퍼드를 죽여버린 것이다!) 이후, 엽총이 나올 때까지. 그리고 엽총과 더불어 이 골프채는 억압자, 가해자의 위상을 강화시켜주는 상징물로 써인다. 골프채는 게오르그 가족에게는 상당히 위협적이며, 관객에게는 위압적인 도구로 쓰인다. 개소리에 저 멀리서 보트를 수리하던 남편은 무슨 일이 생긴 것을 직감하고는 집으로 뛰어온다. 낯선 사내 둘이서 아내를 둘러싸고 있고, 아내는 안절부절 못하는 상황에서 남편을 뭔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아내는 이 사람들을 내 보내라고 그런다. 남편은 두 사람에게 나가 달라고 한다. 계란을 달라는데 안 주니 나갈 수가 없다. 사과하라.. 남편은 이내 이들이 시비를 걸고 있음을 알고 집밖으로 쫓아내려 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파울의 골프채는 게오르그는 다리를 내려친다. 이로부터 게오르그는 영화 끝날 때까지 "공간이동의 능력"을 탈취당한 채 당하고만 있는 입장이 되어 버린다. 관객은 이 순간부터, 어쩜 장난일 수도 있는 이 "퍼니 게임"이 살인을 담보로 할수도 있는 극히 위험한 인질극, 범죄행위로 전화되는 것을 직감하게 된다. 여기까지 올 동안 관객은 곧장 퍼니 게임에 말려든 것이다. 정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을만큼 파울과 피터의 잔인한 요구 - 계란 달라는-에 시달려야 하고, 결국 살인사건에 휘말려든 것이다. 이제 이 가족들은 이 알수 없는 두 젊은이에게 인질이 되는 것이다. 심심산골의 별장에서 연락방법 - 핸드폰은 이미 피터의 "어리숙해 보였던" 행동에 의해 싱크대 물에 퐁당 빠져버린 후였다- 도 없고, 찾아올 사람도 없다. 게다가 파울은 이들을 묶고는 한다는 말이.. 지금 몇 시지? 밤 9시라고? 그럼 이들이 내일 아침 9시까지 살수 있을까? 난 12시간 이내에 이들이 모두 죽을거라고 봐. 내기할까?... 그들은 살인을 장난으로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이후로부터 관객은 기존의 호러무비나 심리 영화와는 비교가 안될만큼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가장 무서웠던 것은 어린 아들의 얼굴을 베개보로 뒤집어 씌운채 안나에게 옷을 벗게 한다든지, 분명 "차일드 어뷰즈"에 해당하는 행위를 암시하는 말들이 관객의 숨을 앗아간다. 이런 끔찍한 시간은 끝없이 지속된다. 아들은 도망친다. (관객은 희망을 갖는다. 저 소년이 한밤중에 달아나서 어디론가에 가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한다.... 차? 보트? 전화? 핸드폰? 소년이 달려간 에바의 집은 이미, 1차 "퍼니게임"이 끝난 집안이었다. 소년은 사냥용 엽총을 찾아 파울을 겨냥하지만..... 희망을 포기하라. 총알 장전이 안된 상태였다. 파울은 오호.. 좋은 게 있었구나 하고는, 그 총으로 또다른 퍼니게임을 하기 시작한다. 장전한 총.. 아내와 남편을 두고, 선택하라고 한다. 누굴 먼저 죽여줄까? 이때 안나가 총을 빼앗고는 피터를 쏘아 죽인다. (스릴러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후반부 대역전 주인공의 승리이지만... 이 영화의 감상 제 1포인트는 그러한 모든 희망을 버리라는 것이다!) 파울은 "리모콘 리모콘!" 외치면서 리모콘으로 상황을 "리와인더" 시킨다...그리고, 이 영화의 가장 창의적인 장면이 펼쳐지는 것이다. 안나가 총을 빼앗는 장면으로 되돌린 파울은 "이건 반칙이야" 하며.. 총을 다시 뺏는 것이다. 그리고, 내내 텔레비젼에서는 정말 소음에 가까운 자동차 경주장면이 나온다. 그리곤 총소리와 텔레비전 화면 가득히 번진 핏자국을 보여준다. 그들은 아이를 쏘아 죽인 것이다. 파울과 피터의 대화소리.. 꼬마가 달아나려 했어. 쏘았어.. "달아나자.." 그렇게 둘은 도망간다. 그리고, 10여 분간은 어둠 속에서 절망에 사로잡힌 안나와 게오르그 부부를 롱테이크로 보여준다. 이제 악몽은 끝났다며 남편은 걷지고 못할 정도.. 빨리 어디론가 가서 도움을 청하라고... 안나는 밤의 어둠을 뚫고 달려간다. 그런데, 어둠 속에 나타난 자동차 헤드라이트..오..하느님 맙소사.. 그들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그들은 안나를 잡아 태우고, 다시 별장으로 와서는 남편을 쏘아 죽이고, 안나를 보트에 태우고 호수로 간다. 안나는 마지막 희망을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아까 저 위에서.. 남편이 보트 수리 한다고 갖다 놓은 칼을 발견한 것이다. 안나는 손을 묶은 끈을 자르려고 애쓴다.. (호러무비의 마지막 탈출구..하지만, 희망을 포기하라..) 피터는 "오..그러면 안되지.." 이렇게 간단하게 한 마디 하고는 "아침 9시야." 하고는 묶여있는 안나를 호수로 던져버린다.... 남편도, 아내도, 어린 아들도 다 죽은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이제 끝나도 좋다고 파울은 웃음 짓는다. 물론 다음 장면은 이렇다... 이들은 영화 중에 잠깐 나온 게르다의 별장에 나타난다. 계란 4개만 빌려주실래요. 안나집에서 왔는데요. 손님이 왔어요... 아..그래요. 들어오세요. .. 그리곤, 피터의 끔찍한 모습을 보여주며 끝나는 것이다. (퍼니게임 3라운드!)

  이 영화는 폭력의 미학을 다룬 것은 절대 아니다. 인간이 얼마만큼 잔인하게 살인을 즐길 수 있느냐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불가항력의 폭력에 맞서는 인간의 나약한 일면을 보인다거나, 절망의 순간에 초인의 기력을 발휘하는 인간 승리를 다루는 것도 아니다. 단지, 극단의 상황에서 극단의 정신병적 인간과 마주쳤을때 무너져내리는 한 가정의 파멸을 다루고 있을 뿐이다. 안나가 도저히 고통을 못 참을 때 차라리 죽여달라고 울부 짖는다.. "영화는 납득할만하게 진행되다가 끝나는 것이지 여기서 죽으면 재미 없다고 그런다."

  이 영화 자료없나 보니, 키노 98년 1월호 리뷰란에 이영재 기자의 글이 실려 있었다. (뭐.예상대로의 어려운 말은 걸려내면...) 이 영화의 감독 미카엘 하네케는 정말 폭력과 어떤 광기의 영상만을 추구하는 감독같다. 그의 또다른 작품 <일곱번째 대륙(88)>, <베니의 비디오(92)>, <우연의 연대기에 관한 71개의 조각(94)>이 이러한 스타일의 영화였던 모양이다. 감독 이름도 처음 들어보고, 작품도 처음 들어 보는 것인데 아마도, 이런 영화가 읽혀지는 모양이다. 난, <네크로만틱>이후는 이러한 잔인한 실험극을 극도로 회피해 왔는데, 이 영화는 여러모로 볼 가치가 있다고 본다. 영화는 끊임없이 진화되어 왔고, 다양한 장르가 실험되어져 왔으며, 관객 또한 때로는 놀림당하고, 동참하고, 성장해 온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분명 관객과 호흡을 같이 하든, 끝없는 반감만을 불러일으키든 어떤 작용-반작용의 놀라운 메카니즘을 보여준 수작인 것이다.

  음..감독은 독일 뮌헨출신이라고 나왔네.. 이 영화는 오스트리아 영화이다. 물론 오스트리아는 독어사용국가이고... (박재환 1998/10/11)

Funny Games (1997)
감독: 미카엘 하네케 (Michael Haneke)
출연: 수잔느 로터(안나), 울리치 뮈헤(게오르그), 아노 프리시(폴), 프랭크 기어링
한국개봉: 199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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