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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 홍콩産 테크노무협액션 (Ver.98) 본문

중국영화리뷰

[풍운] 홍콩産 테크노무협액션 (Ver.98)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4.1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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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1998-?-?]   사실, 홍콩영화계가 사양길에 접어든 것만은 사실이다. 이는 97년 중국으로의 복귀와 더불어 많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성룡의 쿵후액션물, 주성치의 코미디물, <옥보단> 스타일의 고전물, 그리고 아이돌 스타를 등장시킨 대책없는 많은 작품들이 홍콩영화의 거의 모든 것이었다. (아주 가끔 작가영화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느 나라에나 있는, 아주 특이한 경우이다) 확실한 흥행성적을 보장해 주던 톱클라스급 스타배우들이 하나둘씩 외국으로 빠져나가면서 남아있는 영화인(특히 제작자들)들은 존폐의 기로에서, 필연적으로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여야했다. 한해 200편 이상의 영화가 양산되던 홍콩이 이제 백편 이하로 줄어들었고, 그 경향은 더욱더 심각해지고 있다. 또한 VCD라는 매체가 불법복제물을 대량 양산하게 되어 이제 홍콩의 영화팬들은 극장보다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경우가 더 많아져 버렸다.

<풍운>은 이러한 홍콩영화계의 모순과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홍콩의 대표적 영화사 골든 하베스트가 98년 내놓은 회심의 대작영화이다. 우리 돈으로 무려 120억원을 투입한 이 영화는 기존의 홍콩영화의 장점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그 위에 헐리우드적 첨단 영상기술을 덧붙였다. 곽부성, 정이건, (그리고 우리나라엔 별로 지명도가 없지만, 홍콩에선 일정 정도 인기가 있는) 양공여, 서기, 황추생이라는 스타급 배역이 줄줄이 출연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영화의 원작이 홍콩 및 중국어권 (그리고 우리나라에까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마영성의 만화라는 것이다. 마영성의 원작만화는 우리나라에도 한 열권 분량으로 번역되어 나와있다. 나도 궁금해서 1권만을 읽어보았다. (난 의외로 상상력이 풍부하여 1권만 보아도 2권에서 10권까지의 대사를 거의 모두 만들어낼 수 있다. 어떻게? 홍콩영화 많이 보면 자연스레 이런 도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아마, 김용의 열성 팬이라면 쉽게 이해할 것이다. 김용의 무협소설을 영화로 옮기는 것이 어려운 것은, 사실 하늘을 날고, 독심술을 하고, 천지가 개벽하는 장면을 어떻게 화면에 옮기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떡하면 그 길고 긴 대하드라마를 두 시간 남짓으로 압축하는 묘를 발휘하는가.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보통 열 편 이상으로 나와있는 비디오판을 보는 것이 원작에 충실할 지도 모른다. 영화로 만들자면 이것 빼고, 저것 강조하고, 다시 엮어서 새로운 김용 작품을 만들어야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왕가위의 <동사서독>이 김용 소설의 핵심 코드, 또는 철학, 아니면 중국무협물의 사상을 고스란히 새로 담아낸 명작이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애당초 원작이 소설이었든, 만화였든간에 두시간 짜리 영화로 만들려면 많은 부분의 건너뜀과 압축의 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 영화도 어찌보면 만화본 후 보면 이해하겠지만, 만화안보고 보면 좀 거친 전개 (혹은 압축판이라는 느낌)에 실망스러울지도 모른다. 우선, <풍운>팜플렛의 줄거리를 좀 옮겨보자면...

SYNOPSIS

 무림을 재패하고자 하는 천하회의 웅패는 점쟁이 토불을 찾아 자신의 운명을 점친다. "인생의 전반부에 풍(風)과 운(雲)을 만나면 용이 된다"는 토불의 점괘에 웅패는 풍(風)과 운(雲)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아이를 찾아 자신의 제자로 삼는다. 운(雲)은 천하제일의 검을 얻으려는 웅패에 의해 일가가 몰살을 당한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가슴속 깊이 간직한채 웅패의 문하에 들어가 복수의 기회를 기다린다. 풍(風)은 자신의 어머니가 웅패로 인해 자살하고 아버지마저 웅패와의 결투에서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을 모른채, 웅패를 은인이자 사부로 섬기며 그의 손에서 자란다. 10년 후, 각각 다른 무예를 전수받아 천하회를 대표하는 절정의 고수로 성장한 운(雲)과 풍(風雲)은 '풍운(風雲)'이라 일컬어지며 강호의 고수로 그 이름을 날리게 되고, 웅패의 천하회는 세력이 점점 커져 이제 웅패에게 대적할 만한 자는 강호를 떠난 검성밖에 없게 된다. 오랜 맛수인 검성과의 대결이 임박해오자 웅패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운명을 점치기 위해 10년전 행방이 묘연해진 토불을 찾는다. 그러나 토불에게서 받은 웅패의 새로운 운명은 '풍운(風雲)에 의해 성하고 풍운(風)에 의해 망한다'는 것이다. 웅패는 운명을 바꾸기 위해 운(雲)과 풍(風)을 죽이려고 계략을 꾸민다. 자신의 딸 공자를 좋아하는 운(雲)과 풍(風)의 질투를 유발시켜 결국 그들은 서로의 생명을 위협하는 잔혹한 싸움에 말려들게 되는데...

  내용이 저러하니 알고 보는 것이 사실 더 낫다. 정이건(風)과 곽부성(雲)의 카리스마가 이 영화의 관건이다. 만화에서 보면 주인공의 눈빛이 중요하다. 아버지가 살해당할때 그 광경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어린 雲의 모습. 그것은 마음속에 평생 각인될 광경이다. 곽부성의 카리스마는 바로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 그리고 자라나면서 원수의 딸인 '자'를 사랑하면서 더욱 심각해지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風이 또한 '자'를 사랑하고, '자'는 또한 이들 둘 사이에서 애매한 사랑의 시간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풍'은 자신의 어머니가 죽을 때를 기억한다. 무림의 두 영웅호걸사이에서 모두의 사랑을 받지만, 결국 자살하고마는 어머니의 운명을 목격했기에 '자'에 대한 사랑은 제한적일 수도 있다. <풍운>에선 시간의 제한으로 인해 그런 사랑의 줄다리기는 생략된 채, 곽부성이 '자'의 주검을 관속에 넣어서 들고 다니는 황당한 모습만이 남아있다. 그것이 맹목적 사랑과, 낭만적 감정으로 미화되기엔 내가 보기엔 역부족이다. (우선은 양공여의 분위기가 그렇게 청순가련의, 목숨을 걸만한 이미지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홍콩 영화 중 무협극의 관람포인트는 단순하다. 스타가 나와 쿵후 보여주는 것을 떠나서, 그 주제에 관심을 기울여본다면 좀더 흥미진진해진다. 이 영화에서도 '풍'과 '운'이 만나 천기를 뚫고 세상을 호령하는 기세를 보여주는 외피에 싸인 권력자의 고독과 무한대의 욕구, 복수와 용서함, 사랑과 죽음 등, 나올 것은 다 나오는 셈이다. 그것을 얼마나 관객에게 납득이 가도록 꾸미느냐는 것이 문제였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겉은 그런대로 번지르르하지만(그것도 미국 CG영화랑 비교하면 안된다) 속알맹이는 사실 원작만화에 못미치고 말았다.

정이건은 이 영화 감독 유위강과 손잡고 <고혹자>시리즈를 여섯 편인가 만들었다. 홍콩에선 꽤나 인기있는데 우리나라에선 아직은 그다지 팬을 확보하고 있지는 못하다. (아마, 우리나라의 좁은 홍콩영화팬 시장에서 여명, 장국영, 장만옥... 다 나눠가지고 정이건에겐 돌아갈 파이가 없는 모양인지 모르겠다 --;)

그 유명한 서기는 여기서 단역도 아니고 조연급도 아니지만 후반부에 자주 나온다. 하지만, 상당히 실망스런 연기를 선보인다. 하기사 액션영화에서 임청하나 양자경같은 카리스마 없이는 올바른 평가를 받기는 힘들 것이다. 어색한 연기, 어설픈 감정이입, 단순한 미모.. 뭐 그런 것이 <풍운>에서의 서기의 이미지이다. (서기는 올 4월 홍콩에서 있었던 홍콩전영금상장에서 고혹자시리즈중의 하나인 <古惑仔情義篇之洪興十三妹>로 최우수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사실, 이 영화에서 무협극에서는 가장 중요한 카리스마의 연기를 보여준 것은 무한대의 야욕을 가진 '웅패(천엽진일)'였다. 그리고, 새하얀 분장의 기분나쁜 연기를 한 '광대'또한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준 셈이다. 무협영화의 핵심은 출연배우들의 카리스마가 철철 넘쳐야 한다. 그런 배우의 휘황한 눈빛이 그들의 칼끝에서 뻗쳐나오는 광선보다 더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아주 많은 장면에서 보기 드물게 많은 CG가 이용되었다. 많은 장면이 감탄을 자아낼 만하다. 이러한 기술축적은 홍콩영화를 일취월장하게 만들수도 있다. 곧 개봉될 유위강의 버전99 <중화영웅>의 CG는 어떤 경지에까지 이르렀는지 기대된다.  (박재환 1998/?/?)

풍운 (1998)  The Stormriders, 風雲 雄覇天下
감독: 유위강
출연: 곽부성, 정이건, 소니 치바,우영광, 서기, 윤양명, 장요양, 황추생
한국개봉: 1998/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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