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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리뷰

[흑협] 배트맨 이연걸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2.1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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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by 박재환 2003/2/6] <흑협>의 감독은 장국영이 나왔던 <성월동화>나 유덕화의 <파이터블루>의 이인항 감독이다. '멜로 더하기 액션' 혹은 원래는 액션물인데 멜로라는 외피만 걸친 작품을 잘 만드는 감독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확실히 서극 작품이란 걸 알 수 있다. 서극은 이 영화에서 제작과 각본을 맡았다. 액션감독은 <와호장룡>과 <매트릭스>의 우아한 쿵후 씬을 만들어 국제적인 스타가 된 원화평 할아버지가 맡았다.

북방의 어느 나라 혹은 어느 곳에서 '701부대'라는 특수부대가 있었다. 이 부대에서는 비밀리에 놀라운 인체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부대원을 상대로 뇌신경 조직의 통증세포를 축출시키는 수술을 진행한다. 그렇게 하면 이 사람은 외부에 의한 신체적 고통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초인적인 전사가 되는 것이다. 물론 슈퍼맨 양성 프로그램이었지만 중단되고 만다. 여러 가지 후유증이 생겼기 때문. 701부대원에 대한 제거명령이 떨어지고 탈출을 시도한다. 이연걸도 그 중 한 명. 그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도서관 사서로 조용하게 살아간다. 그의 유일한 친구는 강력계 형사 유청운. 그를 유일하게 짝사랑하는 사람은 도서관 직장동료 막문위. 이들이 보기에는 이연걸은 바보멍청이순둥이이다. 남들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준다. 길을 가다가 강도가 나타나서 "돈 내놔!"하면 "아, 돈이 필요한가 보죠?"하며 지갑에게 다 꺼내준다. "너 손목시계 풀어!"하면, "시계가 필요하군요."하고 내놓는다. (바보 이연걸!) 어느 누구도 이연걸이 살인병기 701부대의 훈련교관이었다는 사실을 짐작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홍콩에서 잔인한 살인사건이 연속으로 일어난다. 마약조직들이 몰살을 당하는 것이다. 알고 보니, 누군가가 전 세계 마약공급-조직을 천하 통일하려는 음모를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알고 보니 이들 악당무리는 이연걸과 같은 701부대 탈주생존자들. 이연걸은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블랙마스크를 쓰고 '배트맨+슈퍼맨'처럼 대활약을 펼친다.

영화는 때로는 굉장히-하드보일드하게, 고어스럽게- 폭력적이다. 그래서 뒤늦게 미국에서 소개되어 이연걸 팬이나 홍콩액션팬을 열광시켰다.

이 영화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사람은 아마도 황추생. 마약에 찌든 조직 보스 황추생은 'SM'연기까지 징그럽게, 능숙하게 해낸다. 그리고, 이연걸을 짝사랑한 701부대 여자대원 역의 배우는 엽방화(葉芳華)이다. 캐나다 벤쿠버에서 중국인 아버지와 프랑스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 여자의 영어 이름은 프랜시스 입(Francoise Yip)이다. 성룡의 <홍번구>에 등장하며 홍콩영화팬에게 알려졌다. 이연걸의 <로미오 머스트 다이>에도 출연한다.

<흑협>은 서극과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동방불패>나 <영웅본색> 등의 불세출의 영화에서 서극의 향기를 맡기는 쉽다. 그가 감독을 직접 하지는 않았을지라도 제작(각본은 물론)에 참여하면서 그는 홍콩영화를 서구의 기술적 수준까지 끌어올리는데 일조를 했었다. 그런 서극은 오랫동안 온갖 아류작, 방향성을 잃은 위태로운 작품들만 양산하다가 지난 연말 안지걸(安志杰)이라는 신인을 기용하여 <흑협2>를 내놓았다. 직접 감독까지 맡으면서 말이다. 그의 와이프가 제작한 <무간도>가 홍콩 극장가를 휩쓸 동안 <흑협2>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마스크를 쓴 주인공이 정의를 위해 싸운다는 것은 물론 미국 코믹 북에서 나온 수많은 '-맨'이야기이다. 기계적 조작이나, 유전자 변형이 아니라 단지 고통을 못 느끼게 한다는 점만이 다른 초능력'맨'과의 차이라고나 할까. 서극은 동방과 서방의 위태로운 줄타기에서 전혀 아시아적 신비감이나 특성을 못 살리며 이런저런 작품을 남발하며 자신의 재능을 썩히는 셈이다. 액션물로서는 화끈할 정도로 재밌다. 그런데, 그게 서극 작품이라면 좀더 많은 기대를 할 수 밖에 없는데 말이다. 언젠가는 서극이 또 세상을 놀라게 할 작품을 내놓겠지.....

黑俠 (1996) Black Mask
감독: 이인항(李仁港)
제작: 서극
무술감독:원화평(袁和平)
출연: 이연걸,유청운,막문위,엽방화,웅흔흔,황추생
홍콩개봉: 1996/11/9
홍콩B.O. HK$13,286,788
미국개봉: 1999/5/14
http://www.mtime.com/movie/10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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