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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제국] 프랑스식 테러분쇄법 본문

유럽+3세계영화리뷰

[늑대의 제국] 프랑스식 테러분쇄법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08.04.04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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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6-6-16 ** 이 영화는 KBS 2006 KBS프리미어 영화제 상영작입니다**]    할리우드에 대항하는 프랑스식 영화 만들기는 두 가지 방향으로 진보했다. 예술적 취향의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 내거나 자신들만의 블록버스터를 개발해내는 것이다. 때로는 역사물로, 때로는 전쟁 드라마로, 때로는 참신한 스타일의 SF로 할리우드에 대적할만한 흥행작품을 내놓았다. 그 대열에는 프랑스의 존 그리샴이라고 종종 비교되는 베스트셀러 작가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도 포함되어 있다. 그랑제는 독특한 소재와 스타일의 소설을 잇달아 써내어 프랑스 영화판의 훌륭한 콘텐츠 제공자가 되었다. 그의 베스트셀러 소설 <크림슨 리버>와 <늑대의 제국>이 잇달아 영화화되었고 프랑스에서 큰 흥행성공을 거두었다.

  그랑제의 원작소설 <크림슨 리버>는 알프스 산자락에서 발견된 시체의 특이성을 쫓는 두 경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생학'을 다룬다. 역시 베스트셀러가 된 <늑대의 제국>도 시체를 모티브로 하고 배경이 다른 두 경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생학만큼이나 흥미로운 과학적 설정이 독자와 관객의 기대를 모은다.

  영화는 처음에는 두 개의 별개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안나'(알리 조버)는 특수한 방식의 정신과 감정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이 여자는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 지금 남편이 자신의 남편이 아닌 것 같다는 망상에 빠지기도 한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불완전한 기억상태에 대해 혼란에 빠진 그녀는 어느 날 거울을 보다가 자신의 얼굴에 성형자국이 있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그녀의 기억은 어떻게 되었단 말인가.

  영화의 또 한 축은 프랑스 경찰 '폴'(조셀린 퀴브린)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터키인 거주지역에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불법체류 터키 여자 세 명이 잇달아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다. 이들 시체의 공통점은 잔인하게 난도질되었고 얼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폴은 부패경찰로 몰려 경찰을 떠난 왕년의 터키범죄 수사통 시페르(장 르노)를 찾아간다. 터키 범죄조직과 적당한 타협과 뒷거래를 했을 것으로 보여지는 비리 형사 시페르의 도움으로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은 점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소설 <늑대의 제국> 원작자는 소설가가 되기 전에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다수의 매체에 다양한 기사를 제공했었다. 그는 세계오지 탐험과 새로운 과학분야에 대한 다큐멘타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 때 경험이 이 영화에 투영되었다고 한다. 바로 '인간의 기억'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다. 어떤 화학물질을 주입하여 뇌 속 기억을 조절시킨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옥시전 15'라는 방사능 물질을 이용하여 사람의 기억을 완전히 통제하는 생체실험을 한다. 바로 '안나'가 그 대상이다. 그녀는 자신이 누군지 모른 채 얼굴이 완전히 이식수술 당한 뒤 기억을 조절 당하여 프랑스경찰의 아내로 존재한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안나'일까? 왜 경찰은 그녀를 이용하려고 할까.

  올해 초 프랑스에서는 인종 갈등이 부글부글 끓더니 결국 폭발하였다. 프랑스에는 많은 종족이 모여있다. 그들의 문화적, 종교적 차이가 사회적 통합을 저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외부의 범죄조직이 프랑스에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프랑스에서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터키의 범죄조직이 등장한다. 납치, 살인, 마약밀매, 인신매매 등을 일삼는 이들 뒤에는 터키의 우익 테러집단인 '보즈쿠르트'가 있다. 터키 말로 '회색 늑대'를 뜻한다. 영화제목 '늑대의 제국'은 바로 프랑스의 사회불안요소가 되는 극중 터키의 범죄집단을 가리킨다.

  이 영화에서 프랑스 경찰이 개인의 인권이나 첨단과학의 도덕성논란을 떠나 무리수를 드는 이유를 미국의 '911'테러'로 돌리고 있다. 그들은 그들 내부의 범죄(테러 포함) 집단을 제거하기 위해 미국 CIA도 깜짝 놀랄만한 테러진압 방식을 생각해낸다는 것이 이 영화의 기본 플롯이다.

  프랑스 형사 드라마, 혹은 범죄영화의 계보는 오래되었다. <늑대의 제국>도 고참과 신참의 콤비플레이라는 기본적인 전통을 따른다. 고참경찰은 충분히 타락한 부패형사이지만 범죄의 요체를 이해하고 있고, 무슨 사건이든지 정의심에 달려드는 애송이 신참의 막판 대활약이 전형적인 형사드라마의 한계를 벗어나지는 못한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특이하게도 터키계 범죄조직원이 '람보'같은 과장된 테러리스트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이것도 최근 프랑스 액션영화의 한 특징이다.  (박재환   2006/6/16)

L'Empire Des Loups / Empire of the Wolves
감독: 크리스 나흔
출연: 장 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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